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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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2688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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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8068 |
1675 |
졸 / 박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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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05, 2023 |
55 |
졸 / 박양근 없는 듯 있는 것. 변변한 행세를 못하여도 제 몫을 지켜내려는 마음 하나로 판 위에 놓여 있다. 손에 닿은 감촉은 무명전사의 표지보다 가볍지만 홑 글자 이름은 암각화처럼 뚜렷이 박혔다. 졸卒. 전장은 천하를 거머쥐려는 두 패가 싸움을 벌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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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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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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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20, 2023 |
55 |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경찰서 앞 횡단보도 도색은 늘 새것처럼 선명하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초록색이고 내 차는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정지선 앞에 서 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건너갔는데, 검정비닐 봉지를 든 할머니가, 애 터지게 느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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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3 |
분홍 꽃 이불/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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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5,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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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꽃 이불/ 김미옥 이불장을 정리하다가 또 손길이 멈췄다. 아른아른 속이 비칠 듯 낡은 차렵이불 절대로 버리지 말라던 막내의 부탁이 매번 손길을 붙들었다. 아이에게 그건 단순히 낡은 이불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그리운 소꿉동무처럼 알록달록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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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2 |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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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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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대지가 온통 꽃향기로 부풀어 오르는 어린이날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을 비상하는 새들이며 연초록빛 벌판을 달려가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온 누리에 넘치는 생명의 찬가에 일상사로 각다분해졌던 마음이 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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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 |
옛 생각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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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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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생각 /곽흥렬 산골의 여름은 뻐꾸기 소리로 온다.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할 무렵, 세상의 풍경이 나른해지는 오후가 되면 저 멀리 산등성이 쪽에서 남편 잃은 청상靑孀의 피울음처럼 뻐꾸기가 "뻐꾹~ 뻐꾹~" 처량하게 목청을 뽑는다. 무연히 턱을 괴고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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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 |
상추쌈 /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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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1, 2024 |
55 |
상추쌈 / 김남희 썰렁한 적색 등만이 가득한 삼겹살집이다. 식당 안은 미안할 정도로 조용하다. 늦은 퇴근에 배가 고프니 시야까지 흐릿하다.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이 간절하다. 삼겹살 3인분과 된장찌개 그리고 공깃밥을 주문하자 고기보다 반찬들이 먼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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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9 |
바다/ 손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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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1,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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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손광성 바다는 물들지 않는다. 바다는 굳지도 않으며 풍화되지도 않는다. 전신주를 세우지 않으며 철로가 지나가게 하지 않으며, 나무가 뿌리를 내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품 안에 진주조개를 품고 식인 상어를 키우더라도 채송화 한 송이도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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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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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바다 / 김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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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6,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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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바다 / 김백윤 바다에 해바라기꽃이 활짝 피었다. 해녀의 노란 테왁이 해바라기처럼 햇빛 아래 눈부시다. 바다는 한순간 꽃밭이 된다. 점점이 피어난 해바라기가 물결 따라 일렁인다. 해바라기가 움직일 때마다 여인의 깊은숨이 메아리친다. 바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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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7 |
주검을 묻다 / 강돈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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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1, 2022 |
56 |
주검을 묻다 / 강돈묵 상수리나무 밑에 도착했을 때 전쟁은 이미 끝나 있었다. 어디에서도 폭연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나무 밑에서 헬기들은 쉬는 듯이 보였다. 그들은 기쁨에 싸여 승전고를 울리는 일도 없었다. 모두가 피곤에 겨워 잠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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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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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29, 2023 |
56 |
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양가죽이라 하였다. 부드러운 것이 흡사 아기의 살갗 같았다. 다정한 친구의 손처럼 친근감마저 드는 것이다. 가만히 바라보는 나를 은근히 유혹하는 저 고혹적인 흑장미 빛깔이라니! 우아한 그의 모습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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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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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 미싱 / 김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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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2, 2024 |
56 |
싱가 미싱 / 김도우 앉은뱅이 미싱을 샀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불현듯 무엇이 만들고 싶을 때, 미싱 앞에 앉는다. 새로 산 바짓단을 올리거나 손수건에 레이스를 단다. 마음이 내키는 날엔 방석이나 쪽문 커튼을 만들기도 한다. 세련된 작품은 아니지만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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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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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돌 / 이승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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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1, 2024 |
56 |
불돌 / 이승숙 작은아이의 방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 투명 인간처럼 지낸 게 달포가 다 됐지 싶다. 문을 열었다는 건 마음을 풀고 싶다는 신호다. 묵언으로 시위하는 아이나 엄마인 나도 힘든 시간이다. 시시때때로 버럭 대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적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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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3 |
빗소리 / 정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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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7, 2024 |
56 |
빗소리 / 정목일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섬돌 앞의 땅이 젖는다. 나무들이 젖고 산이 젖는다.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지가 20년쯤이나 돼 비의 음향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양철 지붕에 토닥토닥 부딪치는 소리 속엔 잊어버렸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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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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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리/ 장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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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8, 2024 |
56 |
생명의 소리/ 장미숙 산길로 들어서자 고양이 한 마리가 후다닥 달아난다. 길에 웅크려 있다가 인기척에 놀란 모양이다. 초여름 오후, 강하던 햇빛이 약간 누그러진 시간이다. 조붓한 길 양쪽으로 나무의 그림자가 길다. 그런데 난장 끝 정적처럼 조용한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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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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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 박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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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05, 2023 |
57 |
지팡이 / 박갑순 노부부가 걸어간다. 남편의 팔을 꼭 붙들고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걷는 부인의 뒤를 간들바람이 따라간다.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애잔하면서 다정하다. 물기 마른 노거수가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 모퉁이에 내려앉은 봄도 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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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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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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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Dec 22, 2023 |
57 |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된장 밑에서 오래 묵었다가 방금 꺼낸 무장아찌처럼 검고 찌글찌글한 그런 느낌의 사내였다. 변변찮은 산골 오지에서 그저 손바닥 만 한 땅뙈기나 일구다가 어느 날 불쑥 도심 한 복판에 출현한 무지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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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 |
똥바가지 쌀바가지 / 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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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r 27, 2024 |
57 |
똥바가지 쌀바가지 / 강천 "흥보가 지붕으로 올라가서 박을 톡톡 튕겨 본 즉, 팔구월 찬 이슬에 박이 꽉꽉 여물었구나. 박을 따다 놓고 흥보 내외 자식들 데리고 톱을 걸고 박을 타는듸. 시르렁 실근, 톱질이로구나, 에이 여루 당그어 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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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8 |
일곱 번째 성좌 / 박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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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Apr 15, 2024 |
57 |
일곱 번째 성좌 / 박양근 나는 수필이 "노마드의 혼"이라고 여긴다. 노마드의 혼이므로 제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 그냥 손품과 눈품과 발품을 팔며 달빛 비치는 철야의 원고지 위에서, 상상의 풍차를 찾아 바람의 길을 떠날 수밖에 없다. 바람을 참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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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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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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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2, 2024 |
57 |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내 인생을 깊이 생각하고 싶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태백으로 떠났다. 짧은 발걸음 끝에 삶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갑자기 생길리야 없겠지만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삼십 년 동안 가전회사를 다녔다. 주로 영업 관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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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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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 맹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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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8, 2024 |
57 |
작가란 무엇인가 / 맹난자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다. 누에가 뽕잎을 먹어야 비단실을 뽑아낼 수 있듯이 읽지 않은 작가는 병든 누에처럼 튼실한 고치 집을 지을 수 없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서문에서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밝혔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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