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과 “귀엣말"

"귓속말을 하지 마십시오."

남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야기할 때, 그 얘기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소외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얘기를 나누는 사람끼리는 왠지 모르게 더 깊은 친밀감을 느끼게 되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할 때는 단어 속에 담긴 뜻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손짓이나 자세, 행동도 느낌을 전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남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얘기하는 것. 이제는 마주 앉아서 직접얘기를 나눌 때만이 아니라 PC통신에서도 가능합니다.

PC통신을 통해 대화를 나눌 때, 모니터를 한 사람만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화면에 '귀엣말'이란 글이 올라옵니다.

처음 그 표현을 보는 사람들은 '귀엣말'이 아니라 '귓속말'이 아닐까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귓속말'이 아니라'귀엣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귓속말'이 아니라 '귀엣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귓속말'이 아니라 '귀엣말'이 바른 표현이라면,'귓속말하다'가 아니라 '귀엣말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습니다.

남의 귀에 입을 대고 소곤거리면서 얘기하는 것. '귓속말'이 아니라 '귀엣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찌개"와 “찌게"

음식점에 있는 차림표를 보면 맞춤법에 맞지 않게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 이름의 올바른 표기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맞춤법이 틀린 음식 이름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찌개 종류인데, '김치찌개'니 '된장찌개'니 할 때, 끝에 오는 '개'자를 '거+ㅣ(게)'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가+ㅣ(개)'라고 써야 맞습니다.

또 다른 음식 중에 소고기를 삶아 알맞게 뜯어서 갖은 양념을 하고 얼큰하게 끓인 '육개장'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이것은 소고기를 개장 끓이듯이 끓여 낸 장국이라는 뜻이고, 개장국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끓여냈던 장국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한자의 '닭 계(鷄)'자로 생각해서 '육계장'이라고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육계장'이 아니라 '육개장'이 맞습니다.

그리고 분식점에서 파는 음식 중에 흰떡을 토막내서 고추장과 여러 양념을 섞어 볶아 놓은 '떡볶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이것을 '떡볶기'라고 표기해 놓은 것을 가끔 보게 되는데, 이것은 '보' 밑에 'ㄲ'받침이 들어가고 그 다음에 '이'자가 붙어서 된 '떡볶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기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를 모나게 썰어서 담근 김치인 '깍두기'는 깍둑이가 아니라 깍두기가 맞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먹게 되는 음식 이름 정도는 정확하게쓸 줄 알아야겠습니다.

 

 

 

◈“떨다"와 “털다"

우리 속담에 "재떨이와 부자는 모일수록 더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재떨이에 담뱃재와 담배꽁초가 많이 모일수록 더러워지듯이, 재물이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욕심만 늘어날 뿐, 마음씨는 인색하고 교만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재떨이'를 가리켜서 '재털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이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원래 '떨다'와 '털다'는 같은 뜻을 가지기도 하고, 또 서로 별개의 뜻을 가지기도 하는 단어들입니다. 같은 뜻으로는 '어떤 것에 달리거나 붙은 것을 떨어지게 한다'고 할 때 쓰게 되는 말로, 이 둘 중에서는 '떨다'가 원말이고 '털다'는 '떨다'의 거센 말입니다.

그래서 '먼지를 떨다', '곡식의 낟알을 떨다' 또는 '담뱃재를 떨다'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먼지를 털다', '곡식의 낟알을 털다' 또는 '담뱃재를 털다'와 같이 '떨다' 대신 '털다'로 바꿔서 쓸 수도 있습니다.

'담뱃재를 떨다'와 '털다'는 모두 맞는 표현이지만 '담뱃재를 받는 그릇'을 가리킬 때는 '재털이'라고는 하지 않고 '재떨이'라고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재털이'와 '재떨이', 둘 중에서는 '재떨이'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둔치"와 “고수부지"☜처음으로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는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말 가운데는 이미 우리말 속에 녹아들어 굳이 다른 말로 바꿀 필요가 없는 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생소한 일본식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큰물이 날 때에만 물에 잠기는 강가의 터를 가리키는 말인데, 우리말 가운데 '둔치'라는 좋은 말이 있습니다.

요즈음 이 '둔치'라는 말이 어느 정도 알려져서 쓰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고수부지'를 무의식적으로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속도로에서 '노견'이라는 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본식 한자어 '노견'도 아름다운 우리말 '갓길'로 바꾸어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완전히 자리바꿈이 돼 가고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를 하나하나 순수한 우리말로 바꾸어 쓰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한강 고수부지' 이제는 '한강 둔치'가 바른 말입니다

 

 

 

◈“머리말"과 “머릿말"

책을 읽을 때 보면, 제일 앞 부분에 책 내용의 '차례'가 나와 있고, 그 다음에는 그 책 내용의 대강이나 그에 관계된 사항을 간단히 적은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떤 책에는 '머리말'이라고 쓰여 있고, 또 어떤 책에는 '머리'밑에 'ㅅ'이 들어가서 ‘머릿말'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활자로 표기된 것 중에는 '사이 시옷'이 들어가야 할 곳에 안 들어간 것이 있는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사이 시옷'이 안 들어가야 할 곳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나온 '머리말'의 경우는 '사이 시옷'이 안 들어간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따라서 '머릿말'이 아니라 '머리말'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어떤 모임을 시작하면서 참석한 사람들에게 인사로 말을 할 때도 '사이 시옷'이 들어간 '인삿말'이 아니라, '사이 시옷'이 없는'인사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귀 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가리켜서 '구렛나룻'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것도 '구렛나룻'이 아니라 '구레나룻'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또 이와는 반대로 '횟집'이나 '전셋집'의 경우, '사이 시옷'을 안 쓰고 그냥 '회집', '전세집'이라고 쓴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때는 모두 '사이 시옷'을 써야 하고, [회찝], [전세찝]과 같이 발음해야 정확한 발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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