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찾아 가는 길
김윤희
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대학 입시를 바라보며 초연하려 해도 마음 한편이 조급해진다. 교육이란 본래 나라의 백년을 책임질 일이라 했지만, 요즘은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로 변질된 듯하다. 일류 대학을 졸업하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력과 출신 학교가 고용과 임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회이기에,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더 좋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때론 과열되어, 과도한 사교육과 무한 경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명문대학 입시를 준비하려면 기본 학업 성적은 물론, 운동, 악기, 리더십, 봉사활동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스펙을 갖춰야 한다고 한다. 클럽 활동이나 사회참여 경험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니, 부모와 아이 모두 쉴 틈 없이 달려갈 수밖에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인성교육을 통해 분별력 있고 건전한 가치관이 형성 되어야 할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이다. 오직 입시만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인간관계의 소중함이나 삶의 기본 가치들을 놓쳐버릴까 두렵다. 집에서는 부모의 기대를 짊어지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경쟁하며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얼마 전 A 커뮤니티 봉사단체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다. 회의 중, 8학년 자녀를 둔 두 학부모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신규로 팀에 가입하려던 학생이 경제적 이유로 거부당했다는 것이 발단이었다. 학부모 중 한 분은 “봉사활동이 가정 형편과 무슨 상관이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이 봉사팀은 대학 지원서에 유리한 이력을 만들기 위해 회비를 거둬 특정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할당금이 부담스러우면 상대적으로 다른 회원들이 더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동 내역도 외부에 철저히 비밀로 하는 규칙까지 있었다니 마음이 씁쓸했다. 봉사조차 스펙이 되어버린 현실. 이것이 요즘 아이들이 마주하는 경쟁 사회의 민낯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여질까. 어쩌면, 진정한 나눔이나 우정보다 스펙과 비교를 먼저 배우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버드보다 열정』책에서는 학창 시절 내내 평범한 성적을 유지했던 한 학생이, 자신만의 관심사를 깊이 탐구하며 결국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한 이야기가 나온다. 대학 이름이나 학벌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를 스스로 찾아나가는 힘이 결국 삶을 결정짓는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스펙과 점수에 몰두하는 대신,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 아닐까.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일류'라는 간판보다, 건강한 자존감과 인간다운 마음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업도 중요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 부모로서의 역할은, 아이가 꿈꿀 수 있도록 곁에서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 아닐까.
명품 인생은 결코 일류 간판을 달았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사랑하고, 세상에 산한 영향력을 남길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명품 인생'이라고 믿는다. 가끔은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대학교 졸업과 좋은 직장이 인생의 끝이 아닌, 그것을 넘어서는 진정한 행복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하는 것은 단지 시험 성적을 넘어서는, 삶을 사랑하고, 사람들과 어울려가며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길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 내 아이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만들어가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것. 그것이 진짜 명품 인생의 시작이라 믿는다.

"... 단지 시험 성적을 넘어서는, 삶을 사랑하고, 사람들과 어울려가며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길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에 동의합니다.
미국이 좋은 것은 출신 대학보다 실력과 인간성을 우선으로 치는거죠.
아이들의 선택을 중요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