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도 거짓말이 슬쩍슬쩍 나를 지나갔습니다

동방은 어디인가?

추운 동방으로부터 왔다고 들었습니다

곧 허물어질 바람 위에 지어졌습니다

힘이 아니라

점이 아니라

선이 아니라

장미꽃 장면으로

팬스를 넘고

꽃잎을 접고

나에겐

거처가 없어요 라고 말합니다

​

거짓말에게서 동방의 가루약이 밝혀진대도

내 혀끝은 서쪽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아주 잠깐 믿었습니다

​

거짓말은 오렌지색

나직한 뱃고동 소리로 구슬프게 부릅니다

흐린 연필 끝으로

꽃을 그리며

나에겐

망치가 없어요

톱날이 없어요

위험이 없어요 라고 말합니다

​

한 여름 밤

여름 마지막 부분에서

뭉게뭉게 지나가는 거짓말

누군가는 거짓 시를 쓰고

누군가는 거짓 잠에서 깨고

누군가는 서쪽으로 거짓 바람을 보냅니다

​

여름에는

동방으로 난 창문으로

마음 놓고 거짓말이 드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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