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의 인생과 예술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기록과 책, 영화 등이 그 내용을 다루고 있어 마치 오늘날에도 그녀의 삶이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막달레나 카르멘 프리다 칼로 칼데온이라는 긴 이름 대신 ‘프리다’라는 애칭으로 불려지는 프리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시티 교외의 쿄요아칸에서 태어났다.

 


집 외벽이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어 ‘쿄요아칸의 푸른집’이라고 표현되곤 하는 이 집에서 프리다 칼로는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그녀의 영원한 연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75)와의 결혼과 이별을 거듭했고 종국에는 이 곳에서 사망했다. 이 집은 리베라에 의해 1958년 국가에 헌정되었다. 멕시코 사람들은 그녀의 작품을 그들의 진정한 국보로서 여기고 그녀를 멕시코 그 자체로서 추앙하고 있다.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처지, 인생관, 세계관을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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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았기 때문에 오른쪽 다리가 휘고 바싹 여위는 장애를 갖고 있었던 프리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영민했던 듯 처음에는 의학도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8살 때의 치명적 전차 사고는 그녀를 평생 신체적 고통에 가둬두었으면서 동시에 화가로서의 자유와 영광을 가져다 준 운명적 계기가 되었다.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 있는 딸을 위해 프리다의 아버지는 자신이 쓰던 유화도구를 빌려 주었고 어머니는 그녀의 침대를 개조하여 전면 거울을 부착한 캐노피 지붕을 달아주었다. 병상에 누워 프리다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평생에 걸쳐 자화상에 대해 깊은 천착을 보여주었다.
 
“나는 너무나 자주 혼자이기에, 또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에 나를 그린다.” 때로는 멕시코풍이나 인디오풍의 전통복장 어떤 경우에는 유럽풍 귀부인 복장의 전신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원숭이나 고양이, 앵무새 등 자신이 직접 기르는 애완동물들이나 멕시코 특유의 식물과 곤충들이 함께 하는 반신상 혹은 흉상으로 나타나는 자화상을 통해 프리다는 그때마다의 자신의 처지, 인생관, 세계관을 표현했다. 위에서 인용한 프리다의 언급은 무척이나 솔직하면서도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태도와 역할을 성찰한 화두로서 그녀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다. 프리다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였고 여성의 신체와 이를 둘러싼 성적 금기의 경계를 진보적으로 타파했으며, 나아가 멕시코 혁명 이후 대두된 멕시코주의의 성립에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프리다의 강박적 사랑

멕시코 여성이 입는 전통 복장의 한가지인 테우아나를 입고 있는 이 자화상은 리베라에 대한 프리다의 강박적인 사랑을 표현한 그림이다. 테우아나는 멕시코 남서쪽의 모계 전통이 강한 지역에서 유래한 의상이다. 백색의 꽃잎 문양으로 뒤덮인 크고 화려한 머리 장식물이 프리다의 얼굴과 어깨 거의 대부분을 감싸고 있어 안면 부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이 그림에서 우리는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운명적 사랑을 감지할 수 있다. 15살이던 1922년 프리다는 당시 자신이 다니던 에스쿠엘라 국립예비학교에서 벽화 작업을 하던 리베라를 처음 만났고 1928년 재회하여 격정적 사랑에 빠졌으며 1929년 결혼했다. 거듭된 유산과 리베라의 바람기 때문에 둘은 1939년 이혼했으나 1940년 재결합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리베라의 자유로운 생활방식은 계속되었고 프리다는 날로 악화되는 건강 때문에 더욱 더 깊은 고통과 고독에 빠져 들어갔다.

이 그림은 두 번째 결혼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인 1943년에 그려졌다. 프리다는 자신의 얼굴에서 서양인들이 지혜의 눈이 자리한다고 생각하는 이마 한 복판에 리베라의 얼굴을 그려 넣음으로써 결국은 프리다와 리베라 두 존재가 하나라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 프리다가 머리에 얹고 있는 화관에서는 식물의 뿌리가 뻗어나가고 있는데 이는 언제 어디서라도 리베라를 소유하고 싶은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 보인다. 무엇보다 테우아나 머리장식과 의상의 순백색은 두 존재의 서로에 대한 정신적 순결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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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Frida Kahlo (1907.7.6 ~ 19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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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화가로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7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절었고 18세 때는 교통사고로 척추, 다리, 자궁을 크게 다쳐 평생 30여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이 고통스런 경험이 그녀의 삶과 예술을 관통한다. 사고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3번의 유산과 연인 디에고와의 이혼 등 자신의 절망적 현실을 초현실주의 스타일의 강렬한 화풍으로 승화시켰다. 1984년 그녀의 작품은 멕시코의 국보로 지정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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