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거리에서 / 이정호
콩고드 광장을 걸어갔다. 목이 잘려 나간 루이 16세가 뭐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나는 이곳에서 죽지만 영원히 이곳을 지켜볼 것이다.’ 그의 영혼이 이 콩고드 광장을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오고 간다. 이제 2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떠다니는 그의 영혼과 함께 안주하고 있다. 올림픽 경기때문에 콩고드 광장의 많은 부분이 행사를 위해 설치되어 있다. 더 깊숙히는 들어가지 못했다.
콩고드 광장을 벗어나니 샹젤리제 거리가 시작되었다. 저 멀리 샹젤리제 거리 끝에는 에투알 개선문이 보였다. 이곳이 완성된 것을 보지 못하고 나폴레옹의 유해는 이곳을 통과하였다. 마치 그가 ‘어서 와, 어서 와’ 하고 외치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개선문을 향해서 샹젤리제 거리를 걷기 시작하였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중의 하나인 이 거리는 왕비 미리드 메디시스가 여왕의 산책길인 튈트리 정원에서 센 강을 따라 걷는 산책길을 조성하면서 샹젤리제 거리가 시작됐다고 한다. 그녀는 자기가 거닐었던 길이 이렇게 화려한 길로 만들어 질 거란 것을 알았을까. 눈부시고 세련되게 보이는 삼성 올림픽 체험관이 눈에 띄었다. 많은 종류의 휴대폰이 안에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의 위상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이 거리는 패티오 문화가 발달되었다. 상점 앞에 큰 도보 거리가 있고 넓은 패티오가 차도와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당 안 보다는 거리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다. 그들은 평화롭고 즐겁고 생기가 넘쳐 흐르며 낭만적으로 보였다. 그들은 이 거리에 온 것을 과시라도 하는 것처럼 맥주잔을 높이 쳐들며 삶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슬픔과 우울이 보이지 않았으며 적어도 이 순간만은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그들 만의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것 같았다.
동생은 쉬어 가자고 했고 큰 식당 앞 거리에 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유난히 이곳은 사람들이 많았다.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조금 기다려 겨우 3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났다. 메뉴를 보니 새로운 음료수를 마시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보니 매끈하게 생긴 병에 노란색으로 들어 있는 음료수가 시원하게 보였다. 그것을 시켰다. 똑 쏘는 맛이 갈증을 시원하게 날려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 다녔다.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이 이 거리의 풍경과 정취를 만끽하는 것 같았다.
희잡을 쓴 여자들이 지나갔다. 몸 전체를 가리지는 않았다. 얼굴을 가렸다. 미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오니 그 나라의 풍속을 지니며 이 거리를 지난다. 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비싼 명품을 산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디올등의 브랜드를 파는 상점들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명품에 관심이 없다. 실용적인 것이 더 좋다.
루이비통 건물 앞을 지나갔다. 건물은 리모델링을 해서 건물 전체를 덮어 놓았다. 얼핏 보기에는 리모델링하는 건물로 보이지 않았다. 예술적으로 건물을 덮어 놔서 하나의 독특한 형체로 보였다.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이기에 리모델링도 특이하게 예술적으로 선보이는 것 같았다.
이 거리는 활기로 차있다. 다음 번에는 이곳에 와서 식사를 하고 싶다. 그리고 맥주도 곁들여서. 그래서 이곳의 분위기를 맘껏 누리고 싶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넘쳐나는 이곳의 활력을 가지고 싶다. 그리고 개선문으로 걸어 갈 것이다. 그곳에서 나폴레옹 시대를 회상하며 과거를 되돌아볼 것이다.
파리에서 루이 16세와 나폴레옹을 상상하셨다니 놀라워요.
그들에 대한 역사와 장소가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