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자의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읽고 / 이정호
양상훈의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사라진다’의 출판 기념회에 가서 정문자의 ‘마음이 통하는 대화’라는 책을 얻었다. 그녀는 타주에서 살고 있는 수필가이다.
‘마음이 통하는 대화’에서 작가는 마당에서 다람쥐와 놀고 있는 귀여운 꼬마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호기심과 관심에 공감하며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 덕분이라고 한다.
‘내 동행자, 너를 보내며’에서 그녀는 18년동안 동행해온 차를 처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허전하고 울적하였다고 한다. 차를 고치는 비용이 차를 팔아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많을 지 몰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차를 타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녀가 얼마나 잘 차를 관리해온 가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신기한 거울’에서 거울이란 겉모습을 보여주는 도구이지만 자기 내면의 세계도 알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거울이 보여주는 내 얼굴에 눈을 맞추고 조용히 대화하면 드러나지 않는 나의 속마음을 읽게 해 준다고 한다.
‘착각’에서는 굽은 허리만 보고 할머니라고 생각한 나는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 앉았던 자리를 양보했다. 그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본 후 자기들끼리 쑥덕인다. 자세히 쳐다보니 분명 나보다 젊어 보였다. 때로는 자기를 잊고 착각을 할 때가 있다고 한다.
‘거북이와 함께 걸으며’에서는 느리다고 게으른 것은 아니며, 어차피 세상 돌아가는 속도를 따라 갈 수는 없으니, 유연자적하게 천천히 주위를 살펴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노후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고 한다.
‘퍼즐 한 조각’에서는 인생은 다양한 희로애락에 삶의 조각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것인데 때로는 끼워 넣기 힘들었던 조각들이 그녀를 실망 속으로 빠뜨려 모두 흩트려버리고 싶기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쉽지만은 않았던 그녀의 삶에 퍼즐 판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조화롭게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깨닫지 못했던 감사’에서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명약은 감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오늘 내가 감사했던 일은 무엇이었나 하고 생각해본다. 그 감사가 이른 봄 아침에 얼음을 깨고 피어난 수선화 같은 자연이거나, 오랜만에 걸려 온 전화에 옛 친구의 깔깔대는 웃음 소리든지, 또는 저녁 식사 때에 맛있다고 말해주는 남편의 배려등으로 정말로 감사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의사로 활동해 왔었는데 그녀가 내린 마지막 결론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명약은 감사라고 하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가고 다시금 감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다양한 생활과 경험에 의해 우러나오는 그녀의 수필은 잔잔하다. 그녀의 수필에는 스스로를 치유케 하는 명상이 내포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