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추마 레이크를 다녀오며 / 이정호
이번에 재미수필문학가협회, 미주문인협회, 재미시인협회 3 개의 단체가 모여 카추마 레이크를 다녀왔다. <봄 문학세미나>다. 엘에이에 있는 문인단체들이 함께 여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같이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엘에이 문인들과 단합도 할 수 있고 연대감도 더 느낄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카추마 레이크는 엘에이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산타바바라 근처에 위치해 있다. 1940년대 지역 인구 증가로 인해 야기된 지하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추마 댐과 함께 만들어진 인공호수라고 한다. 아침 일찍 JJ Grand Hotel을 도착하니 50인 넘게 탈 수 있는 대형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우리만이 아니고 다른 곳으로 일일관광을 하는 사람들도 나와 있었고 이 같은 장소에서 버스들이 출발한다. 같은 교회에 나가는 장로님과 권사님도 만났는데 그분들은 다른 곳을 여행하기 위해 나와있었다.
여행은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미지의 장소를 가보게 된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어 더 안목이 넓어지고 새로운 장소를 가게 되니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해 준다. 가는 도중에 버스안에서 각자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마이크가 닿지 않고 또 움직여서 앞으로 나가 말하는 것이 불편하여 도중에 중단이 되었다. 대부분은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내 옆에 앉은 사람도 잘 아는 사람이었지만 2시간 이상을 단 둘이 이야기할 기회는 예전에 없었다. 그녀와 이야기하며 그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또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나는 그녀가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배경이 문학으로 연결되고 좋은 시를 쓰게 되었나 보다.
꼬불꼬불한 산을 오랫동안 올라가서 도착하니 잔잔한 호수가 보였다. 넓은 캠핑장이 있고 RV사이트가 보였다. 렌트 할 수 있는 원추형 텐트도 멋졌다. 호수가를 걸어 내려가니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쳐놓고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혹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자유시간은 1시간 정도 주어졌다. 단체로 여행하니 곳곳을 다닐 수는 없었다. 매점도 있고 식당도 있고 보트타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넓기 때문에 그곳을 가려면 오래 걸려서 갈 수는 없었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오면 이곳에서 자기도 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많은 별들은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도착하자 마자 점식을 먹었고 도시락은 보통 도시락의 1.5배 정도 크기인 가짓수가 많고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과자와 과일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점심을 끝낸 후에 자유시간을 가졌다. 수필가 협회 회원들과 잠시 걸으면서 사진도 찍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여흥의 달인인 미주문인협회 부회장이 우리를 인도했다. 댄스 음악을 틀어서 회원들이 앞으로 나와 춤을 추도록 유도했다. 간단한 게임도 하고 넌센스 퀴즈, 아재개그등을 하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다시 춤을 췄는데 보통솜씨가 아닌 그 부회장의 랩에 맞춰 더욱 더 흥이 돋구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콜로라도에서 온 문인이 내 옆에 앉았다. 뇌출혈로 쓸어져서 일주일 만에 의식이 돌아와서 살아났다고 한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겉에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회복은 진행형이라며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글을 써서 용돈 벌이는 하고 있고 가족들의 도움으로 뇌출혈 이후부터는 은퇴를 했다고 한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알차게 다녀온 일정이었다. 멋지고 잔잔한 호수를 보고 마음과 영혼을 달래고 그리고 그곳을 연결하는 거리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느끼고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그래서 여행은 새롭고 신선하고 좋은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