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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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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시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1~#4 / 고재종
정조앤
Apr 25, 2026 12025
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22219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20818
640 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김안녕(1976∼ ) new
김윤희
Oct 29, 2026 7
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김안녕(1976∼ ) 악수는 예의를 갖추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 어떤 코끼리는 시체 옆에 있다가 따라 죽기도 해요 꺾인 꽃대 썩은 식물의 심장 세상 모든 집들에 귀신이 앉아 있어 몸에 알을 슬고 태어납니다 새로운 눈물이 ...  
639 칠보-―박판식(1973∼ ) new
김윤희
Oct 29, 2026 7
    칠보-―박판식(1973∼ ) 나는 156쪽짜리 책을 쓴다 비와 숲처럼 나는 전망 좋은 벽에 관해 쓴다 계획들이 톱질되고 쏟아진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세상은 광고 속에만 있다 행복은 이미지로만 전송된다 복사꽃이 눈 속에 점점이 붉으면 나는 딴 세상 사람처럼 ...  
638 의자 ―이정록(1964∼ )
김윤희
Oct 22, 2026 66
  의자 ―이정록(1964∼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  
637 대추 한 알 ― 장석주(1955∼ )
김윤희
Oct 22, 2026 51
  대추 한 알 ― 장석주(1955∼ )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636 소스라치다 ― 함민복(1962∼ )
김윤희
Oct 15, 2026 150
  소스라치다 ― 함민복(1962∼ )   뱀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란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람들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랐을 뱀, 바위, 나무, 하늘   지상 모든 생명들 무생명들     도시에 살면, 살아 움직이는 것은 오직 사람들인 것만 같다. 물론 살...  
635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조지훈(1920∼1968)
김윤희
Oct 15, 2026 162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면 나는 아직도 작은 짐승이로다. 인생은 항시 멀리 구름 뒤로 숨고 꿈결에도 아련한 피와 고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괴로운 짐승이로다. (중략) 어두운 무덤을 헤매는 망령인 듯 가련한 거위와 같이 언젠가 한번은 들고 몰려오는 물결...  
634 정든 병 ― 허수경(1964∼ )
김윤희
Oct 09, 2026 133
  정든 병 ― 허수경(1964∼ ) 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 가엾은 등불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려 나 그 살을 세상의 접면에 대고 몸이 상합니다 몸이 상할 때 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버려진 마음이 너무 많아 이 세상 모든 길들은 위독합니다 위독...  
633 커튼에 대한 명상 ―엄원태(1955∼ )
김윤희
Oct 08, 2026 132
    커튼에 대한 명상 ―엄원태(1955∼ ) 침대 건너편에 커튼들이 가만히 몸을 늘어뜨리고 있다. 그들은 매달린 채, 밥을 먹을 거다. 물구나무선 채로, 잠을 잘 거다. 울울한 침엽수림의 기억이 몸에 밴 경건한 자세. 그게 비굴이 아님을 이해한다. 커튼들을 아...  
632 어머니의 휴가 ― 정채봉(1946∼2001)
김윤희
Oct 01, 2026 182
어머니의 휴가 ― 정채봉(1946∼2001)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만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  
631 서울에서 살아남기 ― 최금진(1970∼ )
김윤희
Oct 01, 2026 197
서울에서 살아남기 ― 최금진(1970∼ )   가게에서 물건을 사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통성명을 할 때 돌아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무조건 거만해야 한다 엔젤이라고 발음하는 너의 콩글리시에는 천사가 살지 않는다 (…) 젊어 고생은 사서 하는 것인가,...  
630 ​​​​​​그랬다지요 ― 김용택(1948∼ )
김윤희
Sep 24, 2026 242
​​​​​​그랬다지요 ― 김용택(1948∼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봄은 ...  
629 사람의 밥―이준관(1949∼ )
김윤희
Sep 24, 2026 193
          사람의 밥―이준관(1949∼ )   사람이 남긴 밥을 개가 먹는다 꼬리를 내리고 발톱을 오므리고 아주 평화롭게 밥을 먹는다 밥을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던 사람의 밥 어디에 저렇게 천연스런 평화가 깃들어 있었을까 콧등에 밥풀을 잔뜩 묻히고 참새랑 병...  
628 그가 부르시면 ― 권지숙(1949∼ )
김윤희
Sep 18, 2026 334
    그가 부르시면 ― 권지숙(1949∼ ) 골목에서 아이들 옹기종기 땅따먹기하고 있다 배고픈 것도 잊고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영수야, 부르는 소리에 한 아이 흙 묻은 손 털며 일어난다 애써 따놓은 많은 땅 아쉬워 뒤돌아보며 아이는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 다시...  
627 특급 인생―조은(1960∼)
김윤희
Sep 17, 2026 304
   특급인생         내 인생은 특급 슬픔도 특급 고통도 특급   초특급이었을 행복 한 입도 맛보지 못하고 묘혈 속에 누워본다 나 일찍부터 두 다리를 여기 넣고 살았나 여기서 움트고 꽃을 피웠나 수없이 기웠던 희망 달큰한 열매인 줄 알았나 ​​​​​​가물가...  
626 길 ―김기림(1908∼?)
김윤희
Sep 10, 2026 383
길 ―김기림(1908∼?)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  
625 나비 ―송찬호(1959∼ )
김윤희
Sep 10, 2026 314
나비 ―송찬호(1959∼ )   나비는 순식간에                                                                 째크나이프처럼                                                              날개를 접었다 펼쳤다                                         ...  
624 아내 ― 김광섭(1905∼1977)
김윤희
Sep 03, 2026 364
    아내 ― 김광섭(1905∼1977) 손이 제일 더럽다면서 씻고 들어가 방 한 구석을 지키며 한 집을 세워 나가던 사람 늦이삭이지만 막 주우려는데 인술의 칼끝에 숨통이 찔렸던가 눈 뜨고 마지막 한 마디 없이 가니 보이는 데마다 비고 눈물이 고여 이 봄 다하도...  
623 비좁은 초원 한가운데 서 있는​​​​​​―이기리(1994∼)
김윤희
Sep 03, 2026 324
    비좁은 초원 한가운데 서 있는​​​​​​―이기리(1994∼) 단 한 그루의 보호수 단 한 사람의 손길 단 한 마리의 추격 단 한 가지의 진실 단 한 마디의 거리 단 한 계절의 온기 단 한 시절의 패배 단 한 소절의 의미 단 한 자리의 물길 단 한 가닥의 변명 단 한...  
622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1901∼1989)
김윤희
Aug 27, 2026 994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1901∼1989)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621 나무가 나에게 ― 이해인(1945∼ )
김윤희
Aug 27, 2026 375
나무가 나에게 ― 이해인(1945∼ ) 아파도 아프다고 소리치지 않고 슬퍼도 슬프다고 눈물 흘리지 않고 그렇게 그렇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견디는 그만큼 내가 서 있는 세월이 행복했습니다 내가 힘들면 힘들수록 사람들은 나더러 더 멋지다고 더 아름답다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