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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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10072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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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26921 |
1851 |
철의 인문학 /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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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5, 2024 |
291 |
철의 인문학 / 김경아 아들이 손을 흔들었다. 얼마 전 직장을 따라 타 지역으로 나간 아들을 보며 나도 따라 손을 흔들었다. 열차가 플랫폼을 떠나 소실점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서서 바라보았다. 열차가 밟고 지나간 평행 레일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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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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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 튄다 / 임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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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0, 2024 |
302 |
물방울이 튄다 / 임병미 그가 뛰어들자 물이 크게 일렁인다. 이어서 그녀가 조용히 들어온다. 주변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가만히 서 있는 그에게 다가가 등을 다독이며 속삭인다. 그러자 용기가 나는지 수영을 시작하고, 그녀는 곁에서 따라가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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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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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것들이 뾰족해지는 시간 / 남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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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0, 2024 |
363 |
부드러운 것들이 뾰족해지는 시간 / 남태희 바싹 마른 미역이 손가락을 찔렀다. 뾰족한 검은 미역 조각을 빼내자 핏물이 몽글 맺힌다. 손가락을 입속으로 가져가 핏물을 빨아 뱉는다. 무슨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는 것인지 상상도 못한 일에 신경이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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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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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 공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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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0, 2024 |
268 |
은방울꽃 / 공순해 걷기 알맞은 날씨다. 천연하게 자란 꽃들이 숲속 길섶에 얼굴을 드러내고 환한 미소로 반긴다. 같이 미소로 응답하며 풀꽃 앞에 무심코 주저앉았다. 살짝 풍겨 오는 향기가 머리를 청신하게 한다. 무슨 꽃이지? 깨닫고 보니 은방울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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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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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는 동안 / 장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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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0, 2024 |
251 |
밥상을 차리는 동안 / 장미숙 아침 8시에 온다던 혁이 7시 반에 도착했다. 고등어를 굽고 소고기미역국을 데웠다. 밥을 차리는 손이 자꾸 허둥댔다.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했는데 밥상은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찬 한가지라도 더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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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 |
오늘에 충실한 삶을 위하여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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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20, 2024 |
250 |
오늘에 충실한 삶을 위하여 / 곽흥렬 또다시 그 우편물이 도착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보낸 통지서이다. 지금까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나이 사십 줄에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날아들기 시작하더니,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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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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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지킴이 / 박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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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285 |
변방 지킴이 / 박순태 인간사人間事 실록實錄 일면을 복사한 대밭이다. 안팎이 극과 극이다. 멀리서 볼 땐 잎 물결 출렁대어 활기차고 평온했건만, 가까이서 안쪽을 들여다보니 꺾이어 넘어진 녀석들이 즐비하다. 몇 년 전 태풍잔해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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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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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 최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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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947 |
종소리 / 최원현 “대앵, 대애애앵.” 종소리는 신기하게도 십 리가 넘을 우리 집까지도 들려왔다. 교회와 우리 집이 모두 조금 높은 곳에 있다 하더라도 사이에 동산도 두 개나 있건만 수요일 저녁만 되면 어김없이 들려왔다. 할머니는 먼 어두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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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 |
메모 광(狂) / 이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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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571 |
메모 광(狂) / 이하윤 어느 때부터인지 나는 메모에 집착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와서는 잠시라도 이 메모를 버리고는 살 수 없는, 실로 한 메모광(狂)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버릇이 차차 심해 감에 따라, 나는 내 기억력까지를 의심할 만큼 뇌수 일부분을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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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 |
아들과 떠난 여행 / 조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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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443 |
아들과 떠난 여행 / 조정래 나는 자식이라고는 아들 하나밖에 없다. 옛말로 손이 귀해서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하나만 두기로 했던 것이다. 그건 국가에서 많은 돈 들여 벌여온 산아제한 정책에 호응해서가 아니었다. 문학이란 것을 하면서 많은 자식을 키워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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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1 |
그리움에 익다 / 이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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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903 |
그리움에 익다 / 이문자 태풍에 얹혀온 가을이 상처투성이로 보채다가, 어느새 순환의 섭리에 맞춰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촌부들이 내놓은 좌판을 훑어 애호박 한 아름을 안아다 창가에 썰어냈더니, 조금씩 들어앉는 볕 덕분에 오글오글 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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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 |
마음이 허해 올 때면 / 곽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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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14, 2024 |
907 |
마음이 허해 올 때면 / 곽흥렬 가을이 깊어간다. 계절성인가,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무언가 말로는 풀어낼 수 없는 상실감으로 마음에 허기가 진다. 이럴 땐 무작정 발길 닿는 데로 내맡겨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이다. 산길을 오르고 강변을 거닌다.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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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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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그린 추상화 / 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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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8, 2024 |
688 |
바다가 그린 추상화 / 려원 눈앞에 거대한 마크 로스코의 추상화가 펼쳐져 있다. 레드와 오렌지가 뒤섞인 무제 無題다. 하루 종일 달궈진 해가 서서히 바닷물 속으로 몸을 담근다. 뜨거운 조각들이 산산이 흩어지면 바다는 열기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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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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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곤충기 / 배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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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8, 2024 |
280 |
그 여자의 곤충기 / 배혜숙 '반짝'하고 빛이 났다. 그녀가 떨어진 볼펜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구부렸다. 블라우스가 쏠리면서 드러난 어깨에 벌레 한 마리가 보였다. 그것도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것이었다. "반딧불이 아닌가요"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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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7 |
비우고 싶지 않은 것들 / 이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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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8, 2024 |
298 |
비우고 싶지 않은 것들 / 이정림 엊저녁부터 오늘 저녁까지 만 24시간 동안, 내 몸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평소에도 삼시 세끼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는 몸이 만 하루를 밥알 하나 구경하지 못했을 테니, 소화기관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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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6 |
글은 이렇게 썩어야 하느니라 / 유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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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8, 2024 |
300 |
글은 이렇게 썩어야 하느니라 / 유병근 옆자리의 노인에게서는 퀴퀴한 썩는 냄새가 난다. 냄새에 한 방 얻어맞은 듯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다. 냄새로 자리를 독차지한 노인은 스컹크였는지도 모른다.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지하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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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 |
등背 / 정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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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8, 2024 |
274 |
등背 / 정태헌 담벼락을 낀 길로 접어든다. 산길로 통하는 골목이다. 오늘따라 한적한 길보다는 수척한 등에 더 눈길이 쏠린다. 늦가을, 담쟁이 줄기들이 담벼락에 앙상하게 말라붙어 있다. 한철 무성하던 담쟁이 잎들은 가뭇없이 자취를 감추고 담벼락의 등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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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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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신접살이 / 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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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3, 2024 |
252 |
그들의 신접살이 / 강천 기나긴 기다림이었다. 분주하던 까치집에 이제야 고요가 깃들었다. 드디어 알 품기에 들어간 모양이다. 까치 부부가 둥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새해가 막 시작된 무렵부터였다. 이 나무 저 나무를 오가며 물색하더니 마침내 공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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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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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멋진 밤에 / 장석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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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3, 2024 |
292 |
시월의 어느 멋진 밤에 / 장석창 시월 마지막 밤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지 창밖에는 낙엽이 즐비하다. 문득 노래 하나가 떠오른다. 기타를 들고 <고엽(Les Feuilles Mortes)>을 연주한다. 애잔한 선율에 마음을 실어 명상에 잠긴다. 살아오는 동안 시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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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 |
어느 책도둑의 진술서 / 김응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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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Nov 03, 2024 |
302 |
어느 책도둑의 진술서 / 김응숙 배심원 여러분, 제가 책을 훔친 것은 사실입니다. 계획적인 것이 아니었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우발적이었습니다. 우발적이었다는 정황증거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우선 그날은 가을의 끝자락이었고, 가는 비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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