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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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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10072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26921
1911 이 빠진 귀신이면 족하지 / 김경순
정조앤
Jan 31, 2025 66
이 빠진 귀신이면 족하지 / 김경순 마당에 나가 보면 저절로 쪼그리게 된다. 풀처럼 강인한 생명이 또 있을까. 땅은 바싹 말랐는데도 바랭이와 땅빈대 쇠비름은 언제 저리도 많은 식솔을 꾸렸는지 마당 곳곳이 푸릇푸릇하다. 쇠비름으로 손을 뻗는데 그때 개...  
1910 놓아라 / 윤영
정조앤
Jan 31, 2025 66
놓아라 / 윤영 안성에 있는 미리내성지를 둘러보고 대구로 오던 길이었다. 어디쯤이었나. 잔설이 다문다문 덮인 산중턱에 흰 건물의 요양원 한 채가 보인다. 꼭대기에 적힌 큼지막한 세 글자를 보는 순간 멈추어 설 곳을 뻔히 알면서도 심하게 요동치는 나침...  
1909 나의 멸치 존경법 / 손광성
정조앤
Jan 31, 2025 58
나의 멸치 존경법 / 손광성 가끔 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멸치를 깐다. 멸치볶음을 좋아하다 보니 그리된 것이다. 목마른 짐승 샘물 찾는 격이라고나 할까. 멸치를 까는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한 마리당 세 단계로 작업은 종료된다. 먼저 대가리를 딴 다음 엄...  
1908 흙을 밟고 싶다 / 문정희
정조앤
Jan 31, 2025 96
흙을 밟고 싶다 / 문정희 동네 꼬마들이 흙장난을 하고 있다. 그것도 흙냄새가 향기로운 아파트 정원에 앉아서. "출입금지"라는 팻말에도 아랑곳없이 흙 위에 풀석 주저앉아 노는 모습이 좋은 놀이터라도 발견한 듯 신이 나 있는 표정이다. 화단 내에 들어가지...  
1907 꿀쩍 / 김희숙
정조앤
Jan 26, 2025 88
꿀쩍 / 김희숙 “요새는 돌팍에서 꿀 까는 사람이 있간디요? 어쩌다 굴을 찾는 손님이 있응께 동네 아짐이 가져오는 것을 받아두었다가 몇 상 내놓지라. 근디 칼칼이 시쳤는디도 째깐흔 꿀쩍이 씹힐수도 있응께 놀라지마쇼잉.” 식당 주인장이 전라...  
1906 옛정 / 장상일
정조앤
Jan 26, 2025 78
옛정 / 장상일 집집마다 긴 세월을 함께 해온 물건들을 한두 개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여전히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며 가족들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 물건도 있을 테고, 아니면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신세가 되어 그...  
1905 까막까치는 어느 쪽이 길조일까 / 강돈묵
정조앤
Jan 26, 2025 60
까막까치는 어느 쪽이 길조일까 / 강돈묵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야 니. 까치가 어찌 우는지 아나?” 뜬금없는 질문에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까악 까악….” “그럼 까마귀는…?” 잘못 대답했음을 알아차렸...  
1904 돈 세다 잠드소서 / 이주옥
정조앤
Jan 26, 2025 58
오랫동안 잠겨 있던 문이 드디어 열렸다. 멀쩡한 건물이 오랫동안 폐허처럼 버려진 것 같아 자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참이었다. 오랫동안 문이 닫혔다는 건 경제 불황이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고 그 파장은 의외로 넓은 것이기 때문이다. 불법 주차를 막기...  
1903 그리고 싶은 그림 / 최민자
정조앤
Jan 26, 2025 60
그리고 싶은 그림 / 최민자 빗살무늬토기를 바라볼 때마다 떠오르는 의문 하나가 있다. 누가 이 질박한 흙 그릇에 처음으로 무늬 넣을 생각을 했을까. 왜 꽃이나 새, 하늘과 구름을 그리지 않고 어슷한 줄무늬를 아로새겼을까? 누군가 날카로운 뼈바늘 같은 걸...  
1902 무늬가 되는 시간 / 김주선
정조앤
Jan 19, 2025 95
무늬가 되는 시간 / 김주선 통나무를 켜는 기계톱 소리가 요란하다. 남편과 함께 지인이 운영하는 목재소에 갔다. 사무실에 앉아 커피 한잔을 얻어먹으면서 톱 가루가 날리는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때 트럭 한 대가 목재소 정문으로 들어서자, 어디...  
1901 슬픔의 속도 / 이혜경
정조앤
Jan 19, 2025 107
슬픔의 속도 / 이혜경, 에세이문학 2024년 가을호 신인상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린 어느 해 여름이었다. 북한산을 등반하다가 벼락에 맞아 네 사람이 사망했고, 또 몇 사람이 다쳤다는 긴급뉴스가 티브이 방송마다 신문마다 시끄러웠다. 연이어 벼락을 피하는 ...  
1900 등의 자서전/장미숙
정조앤
Jan 19, 2025 110
등의 자서전/장미숙 메마른 대지를 손으로 쓸어내리자 까슬하게 뭉친 세월이 잡힌다. 물기가 말라버린 딱딱한 표면, 탄력도 윤기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고난이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유적처럼 자리 잡은 대지 위로 90년 날들이 유구하다. 중심을 가로지르...  
1899 모과와 꼴뚜기 / 정진권
정조앤
Jan 19, 2025 84
모과와 꼴뚜기 / 정진권 ​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키고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한다. 어쩌면 두 놈이 다 그리도 못생겼을까? 하지만 나는 모과가 정답고 꼴뚜기가 정답다. 이것은 꼭 내가 모과나 꼴뚜기처럼 그렇게 못생겨서만은 아니다.​ 나는 지...  
1898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 / 김 태 길
정조앤
Jan 19, 2025 92
멋없는 세상, 멋있는 사람 / 김 태 길 버스 안은 붐비지 않았다. 손님들은 모두 앉을 자리를 얻었고, 안내양만이 홀로 서서 반은 졸고 있었다. 차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자 어린이 하나가 그 앞으로 확 달려들었다. 버스...  
1897 위풍당당 저주사건 / 홍정현
정조앤
Jan 12, 2025 202
위풍당당 저주사건 / 홍정현 나는 모범생은 아니었다. 이렇게 말을 뱉고 보니, ‘모범’의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사람마다 모범의 기준이 다르지 않을까. ‘모범생은 아니었다’라는 단순한 문장이 내 속에서 여러 파장을 ...  
1896 곁 / 김혜주
정조앤
Jan 12, 2025 192
곁 / 김혜주 되돌릴 수도, 늦출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시간은 항상 나를 애태우게 한다. 들숨과 날숨 사이에도 가뭇없이 휘발되는 그것은 나의 얕은 기억 속에만 쌓인다. 스치듯 빠져나가 버리는 무언가를 잡으려고 애쓸 때마다 나는 ‘곁’이라는 ...  
1895 무 맛을 안다는 것 / 윤혜주
정조앤
Jan 12, 2025 195
무 맛을 안다는 것 / 윤혜주 무 맛을 알았다. 아무 맛 없다고 타박했던 그 맛을 이순에야 알았다. 땅심 먹고 자란 식물 중 가장 자연적인 그 맛을 내 입이 알기까지는 참으로 오래 걸렸다. 편안하게 입안 가득 수분을 채워주다 천천히 제 몸을 우려내 주재료...  
1894 R / 노정옥
정조앤
Jan 12, 2025 175
R / 노정옥 이월 개펄이다. 썰물이 쑥 빠져나간 뻘밭에는 온갖 산 것들이 꿈틀거린다. 늘그막의 아낙 두엇이 암석 군데군데 엉겨 붙은 석화를 허리 굽혀 따고 있다. 탁·탁·탁, 둔탁한 연장소리가 섣부른 봄을 서둘러 일깨운다. 남해안의 굴 가...  
1893 땅거미 / 허세욱
정조앤
Jan 12, 2025 192
땅거미 / 허세욱 지난겨울, 상하이 어느 대학에서 강연 요청이 있었다. 덥석 오케이를 했다. 속내는 따로 있었다. 그 김에 노‧장(老‧莊)의 고향엘 들리고파서였다. 그런데 그 길이 만만치 않았다. 상하이에서 노자의 고향 루이까지 8백여 킬로 길인데다 설날이...  
1892 공짜는 없다 / 정성화​
정조앤
Jan 12, 2025 190
공짜는 없다 / 정성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한우를 파는 식육식당이 소개되었다. 그런데 한우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그 가게의 벽에 적혀있는 글귀였다. "한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한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