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의 판매사가 되었다. 그것도 내가 이 회사 회원이 된 후 6년 만에 늦깎이로. 처음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는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저 화장품 한번 써보고 싸고 좋아 계속 사용하다 보니 어느새 내가 세일즈 마스터가 되어 월급 2,000불 정도 소득이 생기게 되었다.
6년 전 나는 악건성 피부 때문에 고급 화장품을 써야 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한 처지가 아니라 늘어나는 신용 카드빚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던 어느 날, 한인 타운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좌를 들으러 간 적이 있다. 쉬는 시간에 동문과 함께 잠시 대화를 나누다 A 회사의 에센스 하나를 우연히 선물 받게 되었다. 집에 와서 생전 처음 보는 세련된 디자인의 하얀 병에 든 에센스를 아침저녁으로 바르기 시작하였다. 신선한 약초를 당일 채취해 만든 제품이라더니 과연 피부에 스며드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낙엽처럼 건조하던 얼굴이 촉촉해지며 피부가 땅기던 불편함도 사라졌다.
매일 열심히 쓰다 보니 한 달 후 에센스가 떨어져 버렸다. 고급화장품인 것 같아 조심스럽게 이 화장품이 얼마인지 어떻게 재구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회원 가입하여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17불이라 한다. 나는 즉석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6종 셋을 사서 언니와 동료들과 나누어 쓰기 시작하였다. 건강식품, 생필품 등도 하나씩 추가 주문하여 쓰기 시작하였는데 프로폴리스로 만든 투명한 빛깔의 감미로운 치약, 금가루를 뿌려 만든 부드러운 칫솔, 두피의 힐링이 바로 느껴지는 허블 샴푸 등 물건 하나하나 과히 환상적인 데다 너무 좋고 싸서 매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 회사에서 새로운 물건이 나올 때마다 무엇이든 바로 사서 내가 먼저 체험해 보는 것이 생활의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그 결과 이 회사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은 최고 품질, 최저 가격, 최신 기술로 개발된 데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제품인 건강식품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매일 피로해 하고 기력이 부족했던 내가 이제는 온종일 스태미나가 충만하여 지칠 줄 모르는 건강 체력으로 변해 있다. 약한 체질의 남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주위 사람들 얼굴이 피어나고 건강을 되찾는 기적이 생기기 시작하며 동시에 나에게 부수입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사람을 많이 알게 되었고 서로 온정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세상에 참 좋은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새삼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반면에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새로운 단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바로 '다단계'라는 용어이다. 나는 사실 이제껏 이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런데 내가 A 회사 제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다 보니 이것이 다단계 회사 제품이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다단계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선입견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대화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었다.
먼저 가장 가까운 친척과 친지들에게서까지 아주 부정적이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듣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들은 A 회사가 다단계회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가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처럼 말리며 나를 창피하게 여기며 점잖은 자리에는 초대하지 않고 따돌리기 시작하였다. A 회사는 다단계 형태이지만 서민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좋은 이념으로 창설된 유통회사로 앞으로 세계로 확장하여 무한단계로 발전할 수 있어서 많은 비전이 있는 회사라고 말하여도 '쇠기에 경 읽기'일 뿐이다.
나는 식구들이 이렇게 말리니 이 일을 그만둘까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제품들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회사 제품이 가장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이기 때문에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 이 회사 제품을 쓸 것이며 그러다 보면 커미션이 계속 생기게 되고 더더구나 장차 내 아이들이 이 모든 수입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될 것이니 도저히 이 회사와의 인연을 끊을 수 없을 것 아닌가.
반면 그동안 6년의 세월 나를 믿어주고 매일 쓰는 생필품을 공동구매하여 현명한 소비자가로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생각을 경영하며 믿음에 굳게 서서 겸손히 섬긴다"라는 A 회사 사훈대로 앞으로 전 세계로 나가서 아픈 사람들에게 고통을 덜어주며 더 보람 있고 윤택한 삶을 함께 창조해 나갈 야무진 꿈을 꾸는 사람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들에게 작지만, 수입이 생길 때, 마치 내 일처럼 기쁘고 흐뭇하다. 어차피 한 번 인생, 꿈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 함께 건강하고 아름답고 행복해질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에 무한한 축복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