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계절을 간다
하늘은 더 없이 쾌청하다. 바람이 꽃을 깨우고 지나간다. 왼지 나는 몸이 둔해지고 있다는 감이 든다.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옳은 것 같다. 때마침 데저트 핫 스프링스(Desert Hot Springs)의 안내가 답답한 가슴을 흔든다. 미러클 무색무취의 천연 유황온천이 손짓한다. 삐거덕 육신을 온천물에 풀어 녹이고 싶어졌다. 오랜 망설임 끝에 쉼과 경건,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유황온천 진입 일정에 가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버스 투어는 그런대로 상쾌했다. 집을 떠나 낯선 사막에 어두움이 깔리며 밤은 서서히 깊어갔다. 나는 걱정을 벗고 거추장스런 옷을 벗으며 자신을 내 놓았다. 팜 트리 사이로 수 없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빛은 압권이었다. 지상의 우리와 눈을 맞추는 별 낭만의 시간, 어둠과 친해지면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따끈한 대형 온천장에다 몸을 담구는 일은 특혜였다. 밤하늘은 더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별빛으로 반짝이며 하나님의 은총 인양 우리 머리위에 쏟아지고 있었다. 공기가 맑아 별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 너무도 크고 영롱한 별들이었다. 가슴에 행복한 마음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푸른 계절이 내 삶에도 있었다. 늘 추구하며 도전하며 열정을 쏟으며 몰두한 시간들이 너풀너풀 춤추며 기억 속을 날아다닌다. 따라 나선 봄철 여행길은 우선 건강을 세우는 길이었다. 길 위에서의 느낌이 시간마다 달랐다. 시니어 교우들에게 제공하는 1박 2일의 야외 경건회 여행은 속 깊이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는 건강투어였다. 여러 지역 교회 소속 은퇴 성도 장로 부부들도 참석했다. 양일간에 걸쳐 실시된 짧은 여행이긴 했지만 무척 재미있고 유익했다.
언어가 다른 이민광야에서 몸과 마음이 답답하고 지치기가 일수였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을 떨쳐 버릴 수 있어 좋았다. 관절염 요통 및 만성 혈액 질환들 성인병에 좋은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 물리치료로 몸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이 온천 투숙은 금상첨화였다. 미국 전역 및 카나다, 구라파에서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는 홍보만 보아도 효험이 과장이 아니 것 같았다. 밖에는 환한 햇살, 신선한 공기와 푸른 나무들 등 천연적 조건이 연로한 시니어들을 자연치료에 다가가도록 배려한 안성맞춤의 요양지였다.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는 바로 그 천연온천 여행은 그래서 더 특혜 같았다.
우리를 태운 <소망 버스>, 이름도 성경적이다. 승차한 승객 모두가 저마다 소망과 기대를 품고 아침 일찍 LA를 출발하였다. 취영루 만두공장을 견학한 후 ‘버터필드 스테이지 파크’(Butterfield Stage Park)에 도착,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드린 첫 예배는 마음속에 있는 우물에서 감사란 우물물을 길어올렸다. 둘러봐도 감사뿐이었다. 이어서 게임 오락 순서와 보물찾기는 참가자 모두를 동심의 세계를 넘나들게 해주었고 골고루 받은 상품에 참가자 전원이 박수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 보노라니 어느새 나도 행복한 어린 아이가 되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한 시니어 참가자는 일기도 화창한 공원에서도, 신선한 공기 둘러 친 유황온천에서도, 또 야외 식탁에서도 모두 모두 즐거워했다. 안내며 프로그램 진행 등 알찬 순서들을 잘 따라가 주는 몸 컨디션이 고마웠다. 자연은 늘 좋은 친구임을 모두가 확인하였다.
‘워너 스프링스 랜치’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더러는 피곤하지 않은듯 짧은 바지를 갈아입고 산책하러 나서는 일행도 보였다. 심호흡을 되풀이 하며 건강증진을 위해 웰빙 천연온천장에서 무리없이 나름대로 물 안에서 물 옆에서 휴식을 즐기는 이 모습, 저 모습이 보기에 너무 멋져보였다. 참가자들은 많이 친해져 웃음과 대화를 나누며 교분을 쌓는 것이었다. 노화방지에, 기분전환에 적격인 이런 장소가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워하며 반가워했다.
다음 날 각자 침실에서 새벽기도로 새날을 열었다. 아침 6시부터 호흡법, 간단한 근육 이완 기본체조, 및 자세 교정 등 특별 웰빙시간이 마련되었다. 신나는 찬송가를 힘차게 부르며 힐링으로 가는 기본 운동시간이 있었다.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온천욕, 온천물에 또 들어가 근육을 펴고 땀이 날정도로 물이주는 약리효과에 편히 몸을 맡겼다. 아침 경건회 후, 아침 운동 후, 건강식 아침식사는 꿀맛이었다. 과일이며 후식도 풍성했다. 더 효과가 있다는 오전 온천욕 후에는 모두 머리를 말리고 옷을 가볍게 갈아입고 무공해 블루베리 농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꽉 찬 하루가 퍽 즐거웠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벌써 저녁 식사 때인가, 어느틈에, 교회마당에 무사히 돌아왔다. 따끈한 식사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저녁 식탁을 대하니 맛있는 '감사' 반찬 뿐이었다. 참가자 모두 천국 문턱에 다녀 온 듯 행복한 가슴으로 식사를 하고 '안녕히 가세요' 로 헤어졌다. 취영루 부추 물만두 한 자루씩 안고 귀가 길에 나서는 늘 푸른 대학 노치원 학생들의 발걸음이 훨씬 생기 넘쳐보였다. 즐거운 하루, 휴식의 하루를 또 선물받아 안전하게 다녀 온 여행, 이 모든 프로그램 그 뒤에 숨은 봉사와 수고의 손길이 더 없이 아름다웠다. 서로가 사랑 안에서 감사하고 행복해지는 상생의 공동체 의식을 경헙했다.
무겁고 답답한 가슴이 뻥 뚫려 집에 돌아왔다. 건강을 위해 이토록 가까운 곳에 저렴한 경비로 최상의 효과를 내는 탈 LA 투어는 대박이었다. 창조주의 임재를 느끼게 하는 자연으로 들어가 마음 주고, 시선주고 호흡한 웰리빙의 천년온천 경험! 이 프로그램을 후원해준 늘 푸른 대학에 감사박수를 보내며 이렇게 늘 푸른 계절에 산다, 나는.
6-24-2016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