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신문에 눈에 띄는 기사가 있다. '이혼한 부부의 특별한 가족 사진'이라는 제목이다.
네 살 난 아들을 가진 빅토리아와 애덤은 2년 전에 이혼을 했다. 아이를 가운데 두고 만날 때마다 서로를 비난하며 싸우던 것이 어느 날 사이좋은 가족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혼 한 부모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가족사진 한 장 없는 자신의 상처를 되돌아 본 아내의 제안을 남편이 수용한 것이다. 일 년에 한 번씩 자라는 아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 주는 것은 큰 추억의 선물로 될 것이라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았다. 매년 사진을 담을 액자를 고르고 약속 시간을 잡으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혼 전에는 두 살 난 아들을 가운데 두고 두 사람이 마주보며 앉았는데 네 살이 된 지금은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앉고 그들 앞, 가운데쯤에 아들이 앉아있었다. 임신, 두 살, 세 살, 네 살의 사진 속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본다.
신문을 덮으며 이 부부가 언젠가는 부부만이 만들 수 있는 ‘사랑의 느낌’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인하여 재결합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에서 자식은 자신의 선택없이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가 20살이 될 때까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다. 즉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부모의 희생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참 딜레마다. 강물이 흘러가 버리듯 다시는 되돌릴 수 있는 단 한번의 인생을 모든 것 포기하고 오직 자녀의 인생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해야 하는건지,나라는 존재도 인간으로서 누리며 살아야 할 무엇이 있음을 존중해야 하는건지.
어찌되었든, 이들이 가족 사진을 보면서 처음 사랑을 회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4월 6일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