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집 안을 왔다갔다, 컴퓨터를 켜 놓고 이곳 저곳 세상을 기웃거린다.
이런 저런 개인 운영 방송국과 유튜브 속을 헤매고 돌아다니고 있다.
글을 써야하는데 도통 집중이 안된다.
일제시대을 살면서 현실에 전혀 무관심한 채 창작활동을 해 온 피천득씨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문인들은 모두 시대를 비관하며 항거하는 작품을 발표하여 금지 당하거나 투옥되고 출판사가 폐간되기도 하는수모를 겪는데 그는 오직 시대를 초월한 건지 무관심한 건지 그저 감정놀음(?)에 충실한 작품만을 써오지 않았던가.
작품성의 가치를 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간혹 그의 조국에 대한 무심함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리 조국애를 부르짖거나 조국을 위해 한 일은 없으면서도 요즘의 우리나라를 보면 마음이 너무나 뒤숭숭하고 안정이 되지 않는다. 이런 불안한 시국에 사소하고 안이한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죄스럽다는 생각이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혼자만의 혼란 속에 갇혀있어야 할지 모르겠다
멀리 나와있는 나도 이런데 한국에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말도 안되는 기사로 국민을 선동하는 언론의 한심한 작태, 근거도 없고 팩트도 없는 이슈를 가지고 거들먹거리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자질을 부끄럼도 없이 보여주는 국회의원들, 국민이야 어떻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동분서주 우왕좌왕, 치매환자처럼 자기 한 말을 잊어먹은 듯 얼굴색도 바꾸지 않고 말바꿈을 하는 정치지도자들. 실망과 허탈과 분노의 파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국민들이 측은하다. 그 혼돈과 거짓의 격랑 속에 나도 함께 떠내려가는 느낌으로 도무지 집중이 안되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