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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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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1657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1642
157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정조앤
Jan 28, 2021 252
담에 빗자루 기대며―신현정(1948∼2009) 이 빗자루 손에 잡아보는 거 얼마만이냐/여기 땅집으로 이사와 마당을 쓸고 또 쓸고 한다/얼마만이냐/땅에 숨은 분홍 쓸어보는 거 얼마만이냐/마당에 물 한 대야 확 뿌려보는 거 얼마만이냐/땅 놀래켜보는 거 얼마만이...  
156 새해를 맞이하는 시 모음 24편 file
정조앤
Jan 01, 2021 2798
 
155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정조앤
Dec 31, 2020 228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154 12월 ―홍윤숙(1925∼2015)
정조앤
Dec 27, 2020 232
12월 ―홍윤숙(1925∼2015) 한 시대 지나간 계절은/모두 안개와 바람/한 발의 총성처럼 사라져간/생애의 다리 건너/지금은 일년 중 가장 어두운 저녁/추억과 북풍으로 빗장 찌르고/안으로 못을 박는 결별의 시간/이따금 하늘엔/성자의 유언 같은 눈발 날리고/늦...  
153 우주인 ―김기택(1957∼ )
정조앤
Dec 27, 2020 598
우주인 ―김기택(1957∼ ) 허공 속에 발이 푹푹 빠진다/허공에서 허우적 발을 빼며 걷지만/얼마나 힘드는 일인가/기댈 무게가 없다는 것은/걸어온 만큼의 거리가 없다는 것은/그동안 나는 여러 번 넘어졌는지 모른다/지금은 쓰러져 있는지도 모른다/끊임없이 제...  
152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9∼ )
정조앤
Dec 27, 2020 246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1949∼ ) 나 하나 꽃 피어/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151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정조앤
Dec 16, 2020 303
작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말에서 내려 그대에게 술을 권하며 어디로 가려냐고 물었더니 뜻을 못 이루어 남산 기슭으로 돌아간다는 그대의 대답. 더 이상 묻지 않으리니 그냥 떠나시오. 그곳엔 흰 ...  
150 그저 웃을 뿐[이준식의 한시 한 수]
정조앤
Dec 16, 2020 386
그저 웃을 뿐[이준식의 한시 한 수]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뉴스듣기프린트 글씨작게글씨크게 왜 청산에 사느냐 내게 묻기에, 그저 웃을 뿐 대답 않으니 마음 절로 느긋하다.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 곳,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이 아니라네. (問...  
149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정조앤
Dec 06, 2020 241
꼬부랑 할머니 ―남재만(1937∼ ) 삶이 뭔지, 난 묻지 않으리. 저어기 저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구십을 넘게 살았어도. 삶이 뭔지 그게 도대체가 뭔지 아직도 알 수가 없어. 저렇게 의문표가 되어 온몸으로 묻고 있는데, 난 묻지 않으리. 삶이 뭔지 뭐가 삶인지...  
148 연 ―김현승(1913∼1975)
정조앤
Dec 06, 2020 316
연 ―김현승(1913∼1975) 나는 내가 항상 무겁다, 나같이 무거운 무게도 내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거워/나를 등에 지고 다닌다,/나는 나의 짐이다. 맑고 고요한 내 눈물을/밤이슬처럼 맺혀보아도, 눈물은 나를 떼어낸 조그만 납덩이가 되고 만다. 가장 ...  
147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정조앤
Dec 06, 2020 174
추운 사랑 ―김승희(1952∼ ) 아비는 산에 묻고 내 아기 맘에 묻네, 묻어서 세상은 재가 되었네, 태양의 전설은 사라져가고 전설이 사라져갈 때 재의 영(靈)이 이윽고 입을 열었네 아아 추워-라고, 아아 추워서 아무래도 우리는 달려야 하나, 만물이 태어나기 ...  
146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정조앤
Dec 06, 2020 313
그 겨울의 시 ―박노해(1957∼)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145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정조앤
Nov 12, 2020 334
이별하는 새 ―마종기(1939∼ ) 그럼 잘 가요. 가다가 길 잃지 말고 여린 영혼은 조심히 안고 가야 할 곳 잊지 말고 조심해 가요. (중략) 어느 인연 아래서건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우선 영혼끼리 인사를 나누고 내 숨소리가 편하게 당신께 가는지, 당신의 체온...  
144 행복론 ―조지훈(1920∼1968)
정조앤
Nov 12, 2020 445
행복론 ―조지훈(1920∼1968) 멀리서 보면 / 보석인 듯 주워서 보면 / 돌멩이 같은 것 울면서 찾아갔던 / 산 너머 저쪽. 아무 데도 없다 / 행복이란 스스로 만드는 것 / 마음속에 만들어 놓고 혼자서 들여다보며 / 가만히 웃음짓는 것. (후략) 1967년 10월 27일...  
143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
정조앤
Oct 29, 2020 274
뼈아픈 후회 / 황지우(1952∼)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가을’ 하면 추수...  
142 품위 없이 다정한 시대에서 ―김소형(1984∼ )
정조앤
Oct 16, 2020 226
품위 없이 다정한 시대에서 ―김소형(1984∼ ) (…)/인간의 품위가 뭐냐고 묻는/너에게/그러니까 우리가 사람이라는/환상에 대해/어떤/구원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그럴 때면 너는 자꾸만 고개를 숙이고/왜 내게는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품위가 우리 ...  
141 발열 ―정지용(1902∼1950)
정조앤
Oct 16, 2020 336
발열 ―정지용(1902∼1950)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라 포도순이 기어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쓰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  
140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정조앤
Oct 16, 2020 171
남산 가는 길 ―민병도(1953∼) 구름을 타고 가네, 걸어서는 가지 못하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저 산에서 짐작하리라 산새도 슬픔이 있어 돌아앉아 운다는 것을 바람은 제 입 속으로 마른 댓잎을 던져 넣고 연꽃을 든 문수보살 돌 밖으로 나투시면 첫눈이 절 가...  
139 아침 식탁 ―이우걸(1946∼ )
정조앤
Oct 16, 2020 227
아침 식탁 ―이우걸(1946∼ ) 오늘도 불안은 우리들의 주식이다 / 눈치껏 숨기고 편안한 척 앉아보지만 / 잘 차린 식탁 앞에서 식구들은 말이 없다 싱긋 웃으며 아내가 농을 걸어도 / 때 놓친 유머란 식상한 조미료일 뿐 / 바빠요 눈으로 외치며 식구들은 종종...  
138 힘의 동경 ―오상순(1894∼1963)
정조앤
Oct 16, 2020 161
힘의 동경 ―오상순(1894∼1963) 태양계에 축이 있어 한 번 붙들고 흔들면 폭풍에 사쿠라 꽃같이 별들이 우슈슈 떨어질 듯한 힘을 이 몸에 흠뻑 느껴보고 싶은 청신한 가을 아침― 이 시는 공초 오상순의 것이다. 공초 선생은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