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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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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60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71
1182 몸시詩 / 이은희
정조앤
Sep 16, 2022 82
몸시詩 / 이은희 아이들이 후미에서 와글거렸다. 달려가 보니 말라죽은 나무 앞이다. 뭉툭하게 잘린 표면에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한 아이가 다가가 손가락으로 왼쪽 구멍을 후벼댄다. 마치 자신의 콧구멍을 후비는 양 얼굴을 찌푸린다. 지켜보던 애들이 ...  
1181 목탄화 속으로 / 이상수
정조앤
Sep 12, 2022 106
목탄화 속으로 / 이상수 가로등이 하나둘 목련처럼 피어난다. 어스름이 발묵하는 시간, 먼 산이 먹빛에 잠기고 들녘은 천천히 지워진다. 사각의 창문마다 둥근 불빛이 내걸리면 저녁의 품속으로 사람들이 귀가한다. 해가 넘어가는 이맘때쯤이면 영문을 알 수 ...  
1180 그 밖의 사람들 / 조이섭
정조앤
Sep 12, 2022 85
그 밖의 사람들 / 조이섭 지인의 작품 전시 개막식이다. 예사 전시회와 달리, 정장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가득하고 화환이 즐비하다. 웬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뜻밖에 작은 문화단체장 선거 출정식을 겸하는 자리라고 한다. 내로라하는 인사들의 ...  
1179 서촌의 시간은 느리다 / 최장순
정조앤
Sep 12, 2022 75
서촌의 시간은 느리다 / 최장순 거품 물고 달려오던 파도가 모래사장을 만나 스스로 힘을 풀듯, 가속도가 붙은 차량의 흐름이 광화문 앞에 이르러 완만해진다. 쫒기 듯 서두르던 내 발걸음도 서촌으로 방향을 틀면서 속도를 늦춘다. 서촌은 청운동, 효자동, ...  
1178 품개 / 이은희
정조앤
Sep 12, 2022 100
품개 / 이은희 어르신을 뵈러 가는 중이다. 아파트에서 꽃집으로 옮겨간 지 두어 달이 되어간다. 그동안에 품은 늘었는지, 벼슬은 올랐는지 궁금하다. 동생이 보내온 사진과 문자에는 약동감이 없어 아쉽다. 그래서 주말마다 알현하러 간다고 하니 ‘어르...  
1177 애달픔에 대하여 / 정희승
정조앤
Sep 07, 2022 121
애달픔에 대하여 / 정희승 글을 쓰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에 끌리는 단어들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스무 개쯤 되는 것 같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라면 '애달프다'를 들겠다. 왠지 이 단어에는 진짜 삶이 담겨 있는 느낌이 든다. 삶의 ...  
1176 그 자리 / 장미숙
정조앤
Sep 07, 2022 77
RM그 자리 / 장미숙 그날은 장맛비가 세차게 내렸다. 빗소리가 간이용 천막을 북채로 두들기듯 난타했다. 퇴원 수속과 서류를 발급받으며 남편이 병실에서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비는 그칠 줄 몰랐다. 출입문 앞에 서서 차가 들어오는 입구 쪽을 바라...  
1175 포구 / 박양근 1
정조앤
Aug 29, 2022 108
포구 / 박양근 여름은 물과 물이 만나는 계절이다. 물이 에두르고 감돌고 몰려 있다가 다시 흘러내리는 곳이 바다의 포구이다. 그곳은 마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조그만 사회처럼 쉬지 않고 볼락 거린다. 비라도 며칠 동안 흠씬 내리면 포구의 바닷물은 푸른빛...  
1174 내 식의 귀향 / 박완서
정조앤
Aug 29, 2022 128
내 식의 귀향 / 박완서 친정 쪽은 휴전선 이북이고, 시댁 쪽은 대대로 서울에서도 사대문 안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걸 은근히 으스대는 서울 토박이라 명절이 돼도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다. 금년엔 좀 덜했지만 추석 때마다 전국의 도로란 도로가 ...  
1173 굴뚝새 / 강돈묵
정조앤
Aug 29, 2022 77
굴뚝새 / 강돈묵 떨기나무의 키를 넘지 않는다. 바위의 옆구리를 스치듯 질주해도 허리쯤을 가로지른다.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그 이상 높이 나는 법이 없다. 이런 낮은 자세는 제어된 삶 탓인지, 스스로 겸손의 길로 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전생의 죄 때...  
1172 풀벌레 소리 / 안재진
정조앤
Aug 29, 2022 116
풀벌레 소리 / 안재진 두어 달 만에 고향 집을 찾았다. 오래 비워둔 집이라 무언가 서먹서먹하다.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잠을 청하지만, 눈이 감기질 않는다. 되레 정신만 말똥말똥하여 온갖 상념이 강물처럼 이어진다. 이미 오래전에 쓰레기 더미 속에 처...  
1171 나무와 채송화 / 류인혜
LenaLee
Aug 26, 2022 95
나무와 채송화 / 류인혜      동설란 화분 귀퉁이에 풀 한 줄기가 올라왔다. 집 안에 식물이 적어 푸른 잎이 귀하기에 내버려두었다. 그 가느다란 줄기 끝에 꽃이 한 송이 피었다. 가시 같은 잎이 눈에 익다 했더니 노랑색 채송화다.   며칠 동안 집을 비운 후...  
1170 시간은 어떻게 껍질을 벗는가 / 최민자
이현숙
Aug 23, 2022 146
시간은 어떻게 껍질을 벗는가 / 최민자 비닐하우스 위로 운석이 떨어졌다. 장갑을 낀 지질학자 몇이 수상한 돌덩이를 조심스레 거둬 갔다. 극지연구소의 분석 결과 그날 진주에 떨어진 두 개의 암석은 별에서 온 게 확실하다 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1169 오이지를 먹으며 - 김훈
LenaLee
Aug 21, 2022 166
  오이지를 먹으며 – 김훈      여름 점심때 잘 익은 오이지를 반찬으로 해서 찬밥을 막르면 입안은 청량하고 더위는 가볍다. 오이지는 새콤하고 아삭아삭하다. 오이지의 맛은 두 가지 모순된 국면을 통합한다. 그 두 개의 모순은 맛의 깊이와 맛의 경쾌함이다...  
1168 흐린 날과 맑은 날 / 맹난자
이현숙
Aug 20, 2022 105
흐린 날과 맑은 날 / 맹난자 쾌청하게 맑은 날은 맑아서 좋고, 우울하게 흐린 날은 흐려서 좋다. 비 오는 날, 비에 갇혀 하릴없이 흐려진 창 앞에 우두커니 서면 안개비와도 같은 음악의 선율이 내 마음속에서 피어오른다. 대체로 이런 날은 첼로의 음반을 걸...  
1167 외가 생각/김열규
이현숙
Aug 19, 2022 83
외가 생각/김열규 땅거미가 질 무렵, 먼 시골길을 가노라면 언제나 저만큼 외가(外家)가 보인다. 산모퉁이에 비껴앉은 그 후덕스런 집 앞에 외할머니가 서 계신다. 손짓을 하신다. 얇은 소맷자락이 바람에 흔들린다. 환각(幻覺)이라기엔 너무나 아릿한 이 영상...  
1166 돌아오지 않는 여우와 하현달/ 김애자
이현숙
Aug 18, 2022 83
돌아오지 않는 여우와 하현달/ 김애자 닭 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문이 환하여 머리맡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니 네 시다. 동이 트려면 아직 멀었을 시간인데도 사물의 윤곽이 정확하게 드러난다. 날짜를 꼽아 보니 동짓달 스무이틀이다. ‘아, 하현달...  
1165 빗속을 거닐며 / 원종린
이현숙
Aug 18, 2022 106
빗속을 거닐며 / 원종린 '검은 비'라는 작품이 전후 일본의 베스트셀러의 으뜸으로 꼽히고 그다음은 '들불(野火)'이라고 한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마치 일본 서적의 선전문 같아서 겸연쩍은 생각이 없지도 않은데, 실은 일본에 파견교사...  
1164 책 : 이태준
LenaLee
Aug 16, 2022 142
    책 : 이태준     책(冊)만은 '책'보다 '冊'으로 쓰고 싶다. '책'보다 '冊'이 더 아름답고 더 책답다. 책은 읽는 것인가? 보는 것인가? 어루만지는 것인가? 하면 다 되는 것이 책이다. 책은 읽기만 하는 것이라면 그건 책에게 너무 가혹하고 원시적인 평가...  
1163 문의에서 무늬를 읽다 / 고경숙
이현숙
Aug 15, 2022 69
문의에서 무늬를 읽다 / 고경숙 대청호 앞에 서 있다. 두서없이 끌고 온 길들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지도에서 영원히 삭제된 옛 문의 마을을 휩쓸고 가는 바람살이 맵다. 넓디넓은 호수를 돌려가면서 본다. 파리한 하늘을 담아낸 호수가 청동거울이다. 빛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