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In

today:
272
yesterday:
819
Total:
1,385,808


추천 수필

Articles 1,742
No.
Subject
Author
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60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70
1442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이현숙
Sep 01, 2023 66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새벽 미사에 남편을 봉헌하고 오는 길이었다. 산길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들꽃이 축가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찔레 넝쿨 옆을 지날 때였다. 구절초 한 송이가 가시덤불을 헤치고 꽃잎을 올리는 모습이 남편의 생애 같...  
1441 몸무게와 마음무게 / 곽흥렬
정조앤
Jul 24, 2023 123
몸무게와 마음무게 / 곽흥렬 몸무게 이야기만 나오면 나는 괜스레 주눅이 든다. 야위었다는 게 분명 잘못은 아닐진대, 꼭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그만 기가 꺾이고 만다. 이따금 날씬해서 좋겠다는 소리를 건네 오는 이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어쩐지 듣기 ...  
1440 설록을 찾으러 / 박양근
정조앤
Jul 24, 2023 73
설록을 찾으러 / 박양근 비가 내리는 날에 겨울을 생각한다. 벚꽃이 난분분하게 떨어지고 아까시 향이 휘돌리는 길에 서서 설원을 상상한다. 먹장구름 아래로 빗줄기가 내리꽂히는 여름날에는 뺨을 갈기던 눈보라를 기억한다. 계절은 눈과 비로 나누어지는 것...  
1439 일흔, 나 / 허창옥
정조앤
Jul 24, 2023 95
일흔, 나 / 허창옥 연수교육 중이다. 오디토리움이라는 대형 공간에서 천팔백여 명의 회원이 강의를 듣는다. 오전 아홉 시에 길게 줄을 서서 등록을 하고, 열 시에 시작해서 오우 다섯 시쯤에 끝난다. 여기 모여 앉은 사람들 중에서 나는 거의 꼭대기라 할 수 ...  
1438 하루살이 / 최현숙
정조앤
Jul 24, 2023 86
하루살이 / 최현숙 하루살이 떼가 극성이다. 더위를 달래고자 나선 걸음이 강변에 가 닿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 몰려든다. 날벌레들 등쌀에 문밖 나서기가 무서운 계절이다. 무얼 바라보고 저렇게 열심히 날고 있는 것일까. 팔을 휘저으며 날것들을 쫓다가 그...  
1437 돈 / 최민자
정조앤
Jul 24, 2023 104
돈 / 최민자 사내가 사정없이 내 몸을 주무른다. 어깨며 목이며 등줄기 요소요소에 숨어 있는 경혈을 침을 놓듯 콕콕 잘도 찾아 누른다. 절묘하게 파고드는 찌릿찌릿한 통각. 아악, 소리를 속으로 삼킨다. "아프세요?" "갠차나요?" 사내가 짧은 우리말로 묻는...  
1436 너물 비짐밥 / 염정임
정조앤
Jul 19, 2023 85
너물 비짐밥 / 염정임 통영이 제 이름을 찾았다. 수십 년 동안 충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통영이라는 본래의 이름으로 다시 불리게 된 것이다. 부모님의 고향인 그곳은 내 기억의 우물 같은 곳. 어린시절, 방학이 되면 마산에서 배를 타고 외갓집이 있는 통...  
1435 모란이여! / 신노우
정조앤
Jul 19, 2023 63
제9회 한국문학인상 (수필부문) 수상 모란이여! / 신노우 누가 향기 없는 꽃이라고 했던가. 새벽 운동을 마치고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나를 와락 안아버린다. 황홀하다. 톡 쏘지도,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다. 그저 넌짓 하고 쌉쌀하면서...  
1434 글꼬를 트다 / 문경희
정조앤
Jul 19, 2023 100
글꼬를 트다 문 경 희 빗줄기가 시원스럽다. 오랜 가뭄 끝에 대지를 두드리는 단비다. 파피루스 위를 기는 상형문자처럼 난해한 균열을 제 가슴팍에 새겨 놓고 끊임없이 물을 호소하던 땅이 아닌가. 버석해진 갈급의 시간을 목젖 아래로 눌러 삼키며 땅은 고요...  
1433 길을 줍다 / 박양근
정조앤
Jul 19, 2023 81
길을 줍다 / 박양근 내 서재에 서서 그림 한 점을 바라본다. 5호 크기의 사각형 액자 안에 온통 녹색의 풍경이 넘친다. 짙푸른 수림 사이로 뻗어 있는 길은 연둣빛이다. 길의 끝 즈음에 녹색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 점 엽록소가 되어...  
1432 쌀독 / 류영택
정조앤
Jul 10, 2023 97
쌀독 / 류영택 자명종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빨리 일어나 밥을 지어야지 마음을 먹어보지만 마음같이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눈까풀이 따갑고 몸도 천근만근이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어떻게 가게를 꾸려가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잠들지 못...  
1431 저항하는 꿈 앞에서 / 김영수
정조앤
Jul 10, 2023 107
저항하는 꿈 앞에서 / 김영수 한탸와 만날 시간이다. 나는 지하실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내가 만나고 싶어 하는 한탸라는 남자가 그곳에서 일한다. 그는 35년째 폐지를 압축하는 공장 노동자다. 희미한 전구 불빛 사이로 분쇄기와 압축기가 보이고 ...  
1430 지금이 좋을 때 / 정성화
정조앤
Jul 10, 2023 143
지금이 좋을 때 / 정성화 왼쪽 눈에 황반변성이 생겨 주기적으로 동네 안과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진료를 마친 원장님이 말했다. 의학 전문지에 올라온 통계를 보니 노년의 건강이 잘 유지되는 시기는 대개 75세까지더라며, 눈에 이상이 있다 해도 지금이 ...  
1429 민들레처럼 / 김민숙
정조앤
Jul 10, 2023 102
민들레처럼 / 김민숙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에 발을 올리려던 참이다. 문안하듯 일렬횡대로 늘어선 꽃 무리에 끌려 멈춰 섰다.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곳, 사거리 커피숍 이디야의 건물 벽 아랫단과 보도블록이 만나는 틈에 꽃밭이 생겼다. 탄성과 환호가 동시...  
1428 자리의 가치 / 김재희
정조앤
Jul 05, 2023 118
자리의 가치 / 김재희 산을 오르다 보면 듣기 좋은 소리가 있다. 살랑대는 바람 따라 나뭇잎이 사사삭 거리는 속에서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다. 오붓한 흙길을 걷고 있을 때 내 발 앞으로 떼구루루 굴러오는 도토리. 금방 떨어진 도토리는 윤기가 자르르하...  
1427 숟가락 이야기 / 류미월
정조앤
Jul 05, 2023 104
숟가락 이야기 / 류미월 몸이 지쳐 힘들 때 뜨거운 죽이나 국물을 휘휘 훌훌 떠먹다 보면 힘이 솟는다. 기운을 북돋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도구가 숟가락이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노숙자든, 연예인이 든, 기업 총수든, 아니면 최고위...  
1426 한여름 밤의 꿈 / 김정례
정조앤
Jul 05, 2023 122
한여름 밤의 꿈 / 김정례 손바닥에 희디희게 묻어난다. 부드러우면서도 무게가 느껴지는 뼛가루는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모아 쥔 주먹을 차마 펼 수가 없다. 마음을 다잡고 허공을 향하여 뼛가루를 뿌린다. 바람에 날려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내...  
1425 붉은 잠망의 시간 / 김옥한
정조앤
Jul 05, 2023 71
붉은 잠망의 시간 / 김옥한 붉은 털실 매단 잠망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리본 묶은 갈래머리 계집애 같다. 구멍 숭숭 뚫린 망 사이로 켜켜이 먼지가 쌓여 있다.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놓은 듯 거미줄이 어지럽다. 잠망은 왜 이제야 왔냐고 슬쩍 나무라는 듯하...  
1424 술병 / 유강희
정조앤
Jun 30, 2023 85
술병 / 유강희 내가 예닐곱 살 무렵일 것이다. 아버지의 술심부름으로 나는 대두병을 들고 버스가 다니는 큰길가 점방으로 술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시골에서는 술을 사러 간다고 하지 않고 받으러 간다고 말한다. 이 말은 항상 술 앞에서 옷섶을 여미게 한...  
1423 두루미 / 안병태
정조앤
Jun 30, 2023 101
두루미 / 안병태 나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좋아한다. 목직하고 도톰하여 돈다운 맛도 맛이려니와, 그보다는 동전의 뒷면에 나를 닮은 두루미 한 마리가 창공을 날고 있기 때문이다. 푸른 숲 노송 위에 한 다리를 접고 서서 사색에 잠긴 두루미, 그 고고한 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