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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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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60
1175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정조앤
Nov 07, 2022 152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토산못에 대한 이야기- 토산못에 노을이 내려앉는다. 못둑 너머로 보이는 서녘 하늘에 한 무리의 새 떼들이 날아간다. 흑백으로 떠오르는 토산못의 풍경은 내 무의식과 육체에 깃들어 있다가 미명 속에서...  
1174 목걸이 / 박찬정
정조앤
Nov 07, 2022 83
목걸이 / 박찬정 도쿄 메트로 긴자선(銀座線)의 좁고 어둑시근한 계단을 오른다. 밖으로 나와 마주친 긴자의 낯선 거리를 들어선다. 정이월 넘긴 햇살이라 찬 기운이 가신 듯해도 긴자의 빌딩 골바람은 앞섶을 파고든다. 찾아갈 곳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  
1173 국민 시 / 공순해 1
정조앤
Nov 07, 2022 101
국민 시 / 공순해 이제 시간은 곧 옷을 벗을 것이다. 산봉우리 안개 풀어지듯, 밤송이 아람 벌어지듯, 그러면 속절없이 속살을 드러내게 되겠지, 대지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무장 해제 당하듯 나신을 드러내겠지. 그때 우리는 다시 그의 맨살을 만져 보게 될...  
1172 침묵의 소리 / 윤재천
정조앤
Nov 07, 2022 116
침묵의 소리 / 윤재천 겨울은 여백의 계절이다. 현란한 색채가 머물다 간 자리에 겨울은 우울한 색으로 대지를 지키고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서 교만을 앞세우던 세상은 다소곳이 고개 숙여 제 자리를 돌아본다. 그 겸허한 모습마저 눈송이가 포근히 감싸 안...  
1171 퇴짜 / 배귀선
정조앤
Nov 07, 2022 101
퇴짜 / 배귀선 바람이 이는지 비가 기울어진다. 간절한 그리움인 듯 새 한 마리 비 맞으며 허공에 편지를 쓰고 있다. 이내 어디선가 나타난 파랑새를 따라 회색 하늘에 스미듯 사라진다. 사라진 것들이 남긴 허공은 더 휑하다. 허전함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1170 초록의 도道 / 장미숙
정조앤
Nov 07, 2022 144
초록의 도道 / 장미숙 ​ 색이 터졌다. 이른 아침, 갈색 화분에서 잎 하나가 고개를 뾰족 내밀었다. 새끼손톱만큼이나 자그마한 싹이다. 날 때부터 초록 옷을 입은 싹은 흙 속에서 단연 돌올하다. 흙의 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눈치채지 못하게 생명을 ...  
1169 자씨전 / 제은숙
정조앤
Nov 02, 2022 98
자씨전 / 제은숙 그러니까,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 애물단지 자씨가 우리 집에 당당하게 굴러왔다. 처음에는 그보다 맵시가 조금 못한 이가 합당한 이유를 앞세우며 들어왔으나 이내 천덕꾸러기가 되어 밀려나고 지금의 그 꼴불견 상전이 납시게 ...  
1168 구새통 / 하종혁
정조앤
Nov 02, 2022 61
구새통 / 하종혁 이제는 나만을 위한 집을 지어 들어앉고 싶다. 이순이 눈앞이다. 어느 시인은 육십을 ‘쓴소리마저 까탈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나이’라고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문밖에 나서기를 주저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미 가진 ...  
1167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정조앤
Nov 02, 2022 103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11월을 닮은 남자를 기억하고 있다. 11월을 닮은 남자는 얼굴선이 가늘고 어딘가 아픈 듯 창백했다. 인디언들이 11월을 가리켜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꽁꽁...  
1166 더늠 / 김순경
정조앤
Nov 02, 2022 77
더늠 / 김순경 다시 CD를 굽는다. 휴대전화기에 녹음된 소리 파일이다. 몇 달 전에도 배우고 있던 판소리를 편집한 적이 있다. 출퇴근 시간에 듣다 보면 아무리 극심한 교통체증도 답답하지 않고 조급함도 사라졌다. 여러 번 접하다 보니 사설과 장단이 낯설...  
1165 쇠물고기 / 홍윤선
정조앤
Nov 02, 2022 96
쇠물고기 / 홍윤선 화장실이 부뚜막 같다. 수선사 주지 스님의 뜻이라고 한다. 해우소나 뒷간이 주는 절집 인상이 여기서는 무너진다. 실내화가 얌전히 놓였는데도 맨발로 들어가는 이가 적지 않다. 옆으로 길게 뻗은 화장실 창은 거치적대는 바깥경치를 잘라...  
1164 동해구를 찾아가다 / 김현태
정조앤
Oct 29, 2022 80
동해구를 찾아가다 / 김현태 갈매기 떼 지어 내려앉아 한가로이 쉬고 있는 조용한 바닷가, 한 시대 나라의 수호신을 모시던 성지였고, 영토방위의 최전선이었다. 지금 동유럽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지역 마리우폴 니코폴처럼 강 하구 해안의 군사 요충지였던...  
1163 머리 지도 / 홍윤선
정조앤
Oct 29, 2022 77
머리 지도 / 홍윤선 나무들이 호수에 물구나무를 하고 섰다. 안동호에 물결이 일렁이면 반영은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 낮은 산성을 옆으로 끼고 양쪽 동네를 잇는 부교가 호수면 위에 표표히 늘어져 허청댄다. 안동선비순례길이 물 위에 떠 있는 선성수...  
1162 새벽 / 장미숙
정조앤
Oct 29, 2022 161
새 새벽/ 고양이 새벽은 고양이 발걸음처럼 조용히 온다. 한껏 발효된 공기가 어둠의 등을 들어 올리면 그 사이로 가만가만 스며든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새벽이 높은 빌딩까지 올라가려면 살아 있는 것들의 생생한 숨소리가 필요하다. 밤의 지친 육신을 벗...  
1161 맛있는 술잔 / 김만년
정조앤
Oct 29, 2022 108
맛있는 술잔 / 김만년 아마 고1 여름방학 때쯤으로 기억된다. 우리 네 명의 깨복쟁이 친구들은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방천 둑으로 내걸었다. 주머니에 딸랑거리는 몇 푼의 동전을 십시일반 모아서 인디안밥, 쥐포, 참외 몇 개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샴페인 두...  
1160 선풍기 / 목성균
정조앤
Oct 25, 2022 104
선풍기 / 목성균 처서가 지났다. 그늘에서는 더 이상 바람이 필요 없으니 올여름도 다 갔다. 언제부터인지 선풍기가 거실 구석으로 밀려나서 한가하게 쉬고 있다. 소임을 잃은 선풍기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바람개비를 감싸고 있는 안전망이 군데군데 ...  
1159 나무 / 엄현옥
정조앤
Oct 25, 2022 99
나무 / 엄현옥 무대는 은은함이 감돈다. 부드러운 조명 때문만은 아니다. 바닥과 벽면을 채운 질 좋은 나무 결이 한 몫을 한다. 목재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에 비해 질감이 좋다. 결코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주변과 잘 어울리는 조화로움을 지녔다. 요란...  
1158 단풍의 시간 / 진해자
정조앤
Oct 25, 2022 99
단풍의 시간 / 진해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어 보았다. 밤사이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초가을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공기가 싸늘하다. 가을의 이른 찬바람은 푸른 시간을 몰아내고 아쉬운 회색의 시간을 데려오고 있었다. 친구들과 단풍산행을 나섰...  
1157 은행나무 / 김잠복
정조앤
Oct 25, 2022 65
은행나무 / 김잠복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집채만 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그 앞을 오가지만, 오늘 아침에 바라본 나무는 달랐다. 회갈색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은행나무다. 봄부터 걸쳤던 옷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차가운 바람 앞에 선 ...  
1156 벼꽃, 밥꽃 하나 피었네 - 이방주
정조앤
Oct 21, 2022 93
벼꽃, 밥꽃 하나 피었네 - 이방주 주중리 들녘이 입추를 맞았다. 그래도 더위가 가려면 아직 멀었다. 낮에는 정수리에 화상을 입을 만큼 따갑지만 새벽에 농로를 달릴 때 가슴에 스치는 바람에는 서늘한 기운이 묻어난다. 볼때기에 서늘한 바람을 맞으니 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