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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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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53
1475 비상 / 류영택
정조앤
Oct 01, 2023 82
비상 / 류영택 새끼뿔논병아리가 앙탈을 부린다. 어미는 자신의 주위를 빙빙 맴도는 새끼가 귀찮다는 듯 날개를 편다. 깃털을 부풀려 겁을 주지만 새끼는 쉬이 물러나지 않는다. 어미는 새끼를 향해 부리를 곧추세운다. 손가락으로 항문에 똥침을 가하듯 어미...  
1474 꼬집힌 풋사랑 / 서영화
정조앤
Oct 01, 2023 75
꼬집힌 풋사랑 / 서영화 옛 노래가 지지직거리며 흘러나온다. 오래된 엘피판에서 가끔 듣는 남인수의 ‘꼬집힌 풋사랑’이다. 즐겨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옛날 장안의 기생 중에는 ‘꼬집힌 풋사랑’을 듣고서 자신의 신세에 빗대어 자...  
1473 배경, 타인의 취향 / 고경서
정조앤
Oct 01, 2023 63
배경, 타인의 취향 / 고경서 꽃이 만발한 들녘이다. 다갈색 어둠이 한 쌍의 남녀를 껴안는다. 상기된 여자의 맨발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근육질 몸매의 남자가 긴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진 여자의 풍만한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눈을 지...  
1472 시간에 대하여 / 정태헌
정조앤
Sep 26, 2023 127
시간에 대하여 / 정태헌 뒤엉켜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순간마다 흘러가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되짚으면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머뭇거리며 지나가며, 과거는 영원히 정지한 채 침묵 속에 맴돌 뿐이다. 그 시간의 ...  
1471 은둔 / 배귀선
정조앤
Sep 26, 2023 84
은둔 / 배귀선 망초 한 촉, 어디서 떠돌다 왔는지 측백나무 울타리에 터를 잡았다. 초라한 행색이 볼품없어 뽑으려다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그냥 두었다. 햇살에 잎맥 짙어지고 정강이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점점 실해져 가는 유월. 이파리가 바람의 ...  
1470 향수(香水) / 허정진
정조앤
Sep 26, 2023 65
향수(香水) / 허정진 탁자 위에 향수병이 서너 개 있었다. 선물을 받았거나, 그 향기가 좋아 구입했던 것들이다. 은퇴한 이후로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굳이 버리지 않았다. 아깝기도 하고, 또 언젠가 다시 뿌릴 일이 생길 것만 같아서였다. ‘...  
1469 둥지 / 김희자
이현숙
Sep 25, 2023 74
둥지 / 김희자 평소보다 곱절이나 걸려 당도한 고향이다. 고향은 내 살과 뼈가 여문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층계를 이룬 다랑논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향 특유의 흙냄새는 예나 지금이나 오감을 자극한다. 옛 둥지를 찾는 ...  
1468 아버지의 그물 / 김은숙 - 2023년 등대문학상 우수상
이현숙
Sep 22, 2023 212
아버지의 그물 / 김은숙 - 2023년 등대문학상 우수상 오랜만에 아버지의 억센 팔이 촘촘한 그물을 밤바다에 던져요. 그물이 펴지며 흐르는 소리가 상쾌한 바람을 일으키죠. 밤이 잠깐 환하게 밝아오는 순간이에요. 그러면 은빛 뱃가죽을 뒤집으며 팔딱팔딱 살...  
1467 그녀의 발자국에서는 언어의 숨소리가 났다 / 송마나
정조앤
Sep 20, 2023 74
그녀의 발자국에서는 언어의 숨소리가 났다 / 송마나 그 여자가 책 속으로 들어왔다.* 그 여자는 집시처럼 떠돌다가 버려진 고향 집에 들어서 듯, 책의 페이지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책의 주위를 배회한지는 여러 해가 되었다.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를 ...  
1466 일탈을 꿈꾸며 / 한경희
정조앤
Sep 20, 2023 87
일탈을 꿈꾸며 / 한경희 지겹다. 어제는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와 빨래를 했고, 오늘은 순서만 바꿨을 뿐이다. 권태로운 일상과 일탈의 유혹은 샴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열흘만 낯선 곳에서 푹 쉬어봤으면. 느지막이 일어나 민박집 할머니의 정갈한 밥상을...  
1465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정조앤
Sep 20, 2023 55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경찰서 앞 횡단보도 도색은 늘 새것처럼 선명하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초록색이고 내 차는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정지선 앞에 서 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건너갔는데, 검정비닐 봉지를 든 할머니가, 애 터지게 느린 걸음...  
1464 아줌마 / 이미경
정조앤
Sep 20, 2023 90
아줌마 / 이미경 지하철에서의 일이었다. 퇴근하는 사람들로 지하철 안은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었다. 환승역을 지나자 좀 나아졌지만 앉을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여고 친구들을 만난다고 평소에 잘 신지 않는 굽 높은 구두를 신은 탓에 발이 아...  
1463 시김새 / 조일희
정조앤
Sep 20, 2023 78
시김새 / 조일희 클럭,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버스 한 대가 정류장으로 들어선다. 낡은 버스는 퍼런 칠이 벗겨진 자리에 더께처럼 벌겋게 녹이 슬어있었다. 여기저기 찌그러진 버스는 쉬지 않고 달려온 세월에 지쳐 대꾼해 보였다. 앞문과 뒷문으로 사람들이 ...  
1462 도다리의 친절 / 손광성
정조앤
Sep 20, 2023 95
도다리의 친절 / 손광성 도다리를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한쪽으로 몰려 있는 두 눈 때문에 그렇고, 냉소하고 있는 듯한 삐딱한 입 때문에 또 그렇다. 게다가 납작 엎드린 몸매는 무엇을 위한 겸손인지 모르겠다. 도다리를 보고 있으면 조금 답답하...  
1461 나를 담은 문장을 쓰세요 / 공광규 file
정조앤
Sep 19, 2023 102
 
1460 치아바타의 시간 / 최지안
정조앤
Sep 16, 2023 73
치아바타의 시간 /최지안 오늘 점심은 치아바타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시큼한 향은 즉석 빵이 넘볼 수 없는 발효 빵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속도 편안하다. 과정이 번거롭지만 좋은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어제 숙성 시켜놓은 반죽을 꺼낸다. ...  
1459 경계 본능 / 맹경숙
정조앤
Sep 15, 2023 83
경계 본능 / 맹경숙 발뒤꿈치까지 바싹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감히 돌아볼 수가 없었다. 돌아보면 바로 덤벼들 것 같았다. 등은 이미 축축이 젖어있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슴은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했고. 심장은 멎을 것 같...  
1458 내가 찾는 수필의 소재 / 오덕렬
정조앤
Sep 15, 2023 184
내가 찾는 수필의 소재 / 오덕렬 나는 때로 여인네의 김치 담그는 일에서 수필 창작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요새는 김치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기에 이르렀으나 그래도 집집마다 김치를 담그는 법은 알게 모르게 전수되고 있다. 집집마다 담그는 김치지만 그...  
1457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정조앤
Sep 15, 2023 58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가을 하늘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서너 알 대롱거리는 산수유 열매는 파란 물속에 잠긴 새빨간 보석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계가 하늘 속에 땅을 담는다. 빨강과 파랑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곱다. 저토록 파란 하...  
1456 소라껍데기 / 장미숙
정조앤
Sep 15, 2023 72
소라껍데기 / 장미숙 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노르스름한 색깔에 윤기가 돌고 냄새만으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한 숟가락 크게 떴으나 몹시 뜨거웠다. 숟가락을 입술 가까이 대고 호호 불었다. 냄새는 날숨에 밀려갔다가 급히 되돌아왔다. 들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