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수필문학가협회 2017년 7월 월례회가 7월 17일 목요일 저녁 6시 30분에 한국교육원 102호실에서 열렸습니다. 나태주 시인과 유성호 평론가의 특강으로 꾸며진 월례회에는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회원은 물론 타 문학단체 회원도 참석하여 강의실이 만석을 이루었습니다. 나흘 전 열린 재미시협 30주면 기념 행사차 엘에이를 방문하신 나태주 시인과 유성호 평론가는 귀국하는 일정을 하루 미루어서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월례회에서 특강을 해 주셨습니다.
다음은 두 분 강사님의 특강 내용의 일부입니다. (주의 : 기억과 기록에 의존하여 적은 것이므로,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며, 논리적 연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사오니 이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태주 시인)
- 한 쟝르에 일가를 이룬 뒤에 다른 쟝르를 도전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저도 수필이나 산문을 쓰고 책을 냈지만, 잘 팔리지 않습니다만, 3번째 책을 내고 서야 산문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 저는 몇 해전에 사경을 헤메었습니다. 병원에서의 힘든 기억을 글을 씀으로해서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아내는 저와는 달리 쉬이 병원에서의 기억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아마 글을 쓰는 것에는 힐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생각하기에 글에는 여러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작심-문심-독심입니다. 작심은 작가의 마음, 문심은 ??? (보고자 주: 이게 뭔지 생각이 안납니다.) 그리고 독심은 독자의 마음입니다.
- 까뮈는 말했습니다. " 글을 쉽게 쓰면 독자가 모이고, 어렵게 쓰면 평론가가 모인다."
- 헤밍웨이는 "글을 쉽게 쓰는 것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 글은 배워서 되는 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자서전을 쓰세요. 자기 얘기를 수필로 쓰세요.
- 자신의 아픔, 좌절, 절망을 써 보세요.
- 사람들은 왜 유자서(글로 된 책)는 읽고, 무자서(글로 되어 있지 않는 책)은 읽지 않는가? 무자서는 자연과 인생과 세상이지요.
- 많은 사람들이 글쓰는 팁을 달라고 합니다. 구양수의 '다독, 다작, 다상량'이 있지만, 저는 '다상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엄마 뱃속에서 10달을 기다려 아기가 나오 듯, 글을 묵히고 익힌 다음에 쓰도록 하세요.
(유성호 평론가)
- 삶은 우연이 필연으로 되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시인이난 소설가는 1인칭으로 강의하지만, 평론가는 3인칭으로 강의합니다.
- 창작과 비평의 차이는 창작이 1차 언어인데 비해서, 평론은 2차 언어, 파생언어, 메타언어를 씁니다.
- 하지만 요즘은 비평가들도 문장의 차이가 있어서, 이름을 가리고 읽어보고도 누구의 글인지 알 수 있습니다.
- 인터넷에서 제 이름을 검색하시면 글이 많이 나올텐데요, 그 중에 몇 개만 읽어보시면, 제 글에 편차가 그리 심하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는 수필이 닮은 문학 쟝르는 비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필은 인생에 대한 비평이랄까요?
- 저는 수필이 차지하는 문학상의 위치란 시,소설, 극을 종합하여 귀납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라는 입장에서 글을 본다면, 프로는 좋은 글을 읽으면 질투합니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아, 글 좋네'라고 감탄하는데서 끝납니다.
- 또한 프로는 좋은 글을 자신이 써 먹기 위해 줄을 긋고 하이라이트를 합니다.
- Underline은 기억의 욕망입니다. 기억의 욕망과 절망 사이에서 안타까운 한계를 느끼기에 밑줄을 긋는 것입니다.
- 좋은 문장이 있으면 통째로 외우세요. 대신 출처도 명확하게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며칠 뒤에 그 글을 자신이 썼다고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 기억은 믿을 수도 없고, 정확하지도 않습니다.
- 글을 갈고 닦으셔서, 경험에 문장이 얹혀지도록 하셔야 합니다.
- 이민자들의 강점은 변방성입니다. 경험이 풍요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글은 누구를 위해 쓰는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 글에는 감동을 끼워 넣고, 쟁여 놓고, 감동을 누적시켜야 합니다.
- 세상에는 보통 상대적 가치가 대부분이겠지만, 보편적 가치란게 분명 존재합니다.
-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로저 무어의 'Miracle'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글을 돋보이게 합니다.
- 죽음으로 내 육신은 사라지지만, 또한 '나란 존재에 대한 기억의 시작'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기억'에 승부를 겁시다.
- 설렘과 떨림이 점점 사라진다면, '성숙의 힘'으로 버텨갑시다.
- 순간 속에 영원이 있습니다.
-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은 대개 조금씩은 어렵습니다.
- Rival이란 말은 'River'에서 왔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던 사람들도, 강물이 마르면 다시 강물이 차 흐르도록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라이벌은 상생자입니다.
(보고자 후기)
두 분 강사님의 강의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니 참맛이 나는 듯 합니다.
문학 강의라기보다는 철학 강의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문신처럼 뇌리에 박힌 구절들이 떠나질 않습니다.
자신의 아픔, 좌절, 절망을 써 보세요
사람들은 왜 유자서(글로 된 책)는 읽고, 무자서(글로 되어 있지 않는 책)은 읽지 않는가? 무자서는 자연과 인생과 세상이지요.
죽음으로 내 육신은 사라지지만, 또한 '나란 존재에 대한 기억의 시작'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기억'에 승부를 겁시다.
설렘과 떨림이 점점 사라진다면, '성숙의 힘'으로 버텨갑시다.
소중한 가치와 팁을 주신 두 분 강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참고로, 유성호 평론가님의 이메일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critic@hanyang.ac.kr
여준영 선생님이 정리를 너무 잘 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문심"은 글의 마음이라고 제 노트에 적혀있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