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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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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55
555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정조앤
Nov 02, 2022 103
11월을 닮은 남자와 니체 / 문윤정 11월을 닮은 남자를 기억하고 있다. 11월을 닮은 남자는 얼굴선이 가늘고 어딘가 아픈 듯 창백했다. 인디언들이 11월을 가리켜 ‘기러기 날아가는 달’,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꽁꽁...  
554 구새통 / 하종혁
정조앤
Nov 02, 2022 61
구새통 / 하종혁 이제는 나만을 위한 집을 지어 들어앉고 싶다. 이순이 눈앞이다. 어느 시인은 육십을 ‘쓴소리마저 까탈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나이’라고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문밖에 나서기를 주저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미 가진 ...  
553 자씨전 / 제은숙
정조앤
Nov 02, 2022 98
자씨전 / 제은숙 그러니까,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 애물단지 자씨가 우리 집에 당당하게 굴러왔다. 처음에는 그보다 맵시가 조금 못한 이가 합당한 이유를 앞세우며 들어왔으나 이내 천덕꾸러기가 되어 밀려나고 지금의 그 꼴불견 상전이 납시게 ...  
552 걱정도 팔자 / 김상영
정조앤
Nov 12, 2022 78
걱정도 팔자 / 김상영 가을빛 고운 시월이다. 벼가 출렁이던 들녘이 온통 마늘 논으로 변해간다. 갈 길 먼 나그네처럼 조급해진 농부들이 가을일을 서두른다. 콤바인이 벼를 베 넘기는가 싶더니 떡시루처럼 논이 갈리고 마늘이 심어지는 게 순식간이다. 들판 ...  
551 간시궐(幹屍厥) / 맹난자
정조앤
Nov 12, 2022 83
간시궐(幹屍厥) / 맹난자 수세식 변기를 쓰면서부터 물을 내리기 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있다. 자기가 내놓은 배설물이다. 사십여 년 동안 무의식적으로 지속된 이러한 행동,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기껏해야 똥 싸는 기계가 아닌가' 하는 회의가...  
550 가을이 왔습니다 / 장석주
정조앤
Nov 12, 2022 111
가을이 왔습니다 / 장석주 눈雪과 죄로 음습한 계절을 지나 산벚꽃 진 뒤 태풍처럼 밀려온 여름이 있었다. 그 여름의 날들엔 쌀독이 비는 것, 시작하는 일과 실패 따위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제도와 족보, 도덕과 관습에 반항하고, 새벽 풀숲에서 떨어...  
549 옥수숫대 / 강돈묵
정조앤
Nov 12, 2022 84
옥수숫대 / 강돈묵 한 바람이 아직 맵다. 코끝과 귀에만 와 닿는다. 밭으로 나갔다. 씨앗을 뿌릴 시기는 아니지만, 밭이 궁금했다. 긴 겨울 동안 둘러보지 않은 밭은 을씨년스럽다. 여기 저기 작물의 시체가 뒹군다. 호박 덩굴이 드러난 갈비뼈처럼 돌담에 누...  
548 초록 등대 / 김태헌
정조앤
Nov 12, 2022 141
초록 등대 / 김태헌 빛은 지문이고 서사시다. 등대는 땅의 끝과 바다가 시작되는 경계에서 뱃길을 인도한다. 뱃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나침판이며 길라잡이다. 어둠 속에서 깜박이는 불빛은 지루하고 긴 항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어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  
547 초록의 도道 / 장미숙
정조앤
Nov 07, 2022 144
초록의 도道 / 장미숙 ​ 색이 터졌다. 이른 아침, 갈색 화분에서 잎 하나가 고개를 뾰족 내밀었다. 새끼손톱만큼이나 자그마한 싹이다. 날 때부터 초록 옷을 입은 싹은 흙 속에서 단연 돌올하다. 흙의 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눈치채지 못하게 생명을 ...  
546 퇴짜 / 배귀선
정조앤
Nov 07, 2022 101
퇴짜 / 배귀선 바람이 이는지 비가 기울어진다. 간절한 그리움인 듯 새 한 마리 비 맞으며 허공에 편지를 쓰고 있다. 이내 어디선가 나타난 파랑새를 따라 회색 하늘에 스미듯 사라진다. 사라진 것들이 남긴 허공은 더 휑하다. 허전함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545 침묵의 소리 / 윤재천
정조앤
Nov 07, 2022 116
침묵의 소리 / 윤재천 겨울은 여백의 계절이다. 현란한 색채가 머물다 간 자리에 겨울은 우울한 색으로 대지를 지키고 있다. 눈부신 태양 아래서 교만을 앞세우던 세상은 다소곳이 고개 숙여 제 자리를 돌아본다. 그 겸허한 모습마저 눈송이가 포근히 감싸 안...  
544 국민 시 / 공순해 1
정조앤
Nov 07, 2022 101
국민 시 / 공순해 이제 시간은 곧 옷을 벗을 것이다. 산봉우리 안개 풀어지듯, 밤송이 아람 벌어지듯, 그러면 속절없이 속살을 드러내게 되겠지, 대지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무장 해제 당하듯 나신을 드러내겠지. 그때 우리는 다시 그의 맨살을 만져 보게 될...  
543 목걸이 / 박찬정
정조앤
Nov 07, 2022 83
목걸이 / 박찬정 도쿄 메트로 긴자선(銀座線)의 좁고 어둑시근한 계단을 오른다. 밖으로 나와 마주친 긴자의 낯선 거리를 들어선다. 정이월 넘긴 햇살이라 찬 기운이 가신 듯해도 긴자의 빌딩 골바람은 앞섶을 파고든다. 찾아갈 곳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  
542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정조앤
Nov 07, 2022 152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자꾸 오는 것이었다* / 이운경 -토산못에 대한 이야기- 토산못에 노을이 내려앉는다. 못둑 너머로 보이는 서녘 하늘에 한 무리의 새 떼들이 날아간다. 흑백으로 떠오르는 토산못의 풍경은 내 무의식과 육체에 깃들어 있다가 미명 속에서...  
541 호박꽃 / 정목일
정조앤
Dec 06, 2022 111
호박꽃 / 정목일 농촌의 여름은 수십 가지로 어우러진 녹색으로 전개된다. 수십 가지가 아니다. 수백 가지의 녹색인지도 모른다. 녹색은 녹색이지만, 백훼白卉의 녹색이 모두 다르다. 감나무와 밤나무, 콩, 고구마, 호박잎의 녹색이 엇비슷하지만 서로 다 다르...  
540 겨울 이야기 / 김애자
정조앤
Dec 06, 2022 141
겨울 이야기 / 김애자 산촌의 겨울은 길고 지루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은 적막하고, 들은 허허로우며 거멀장처럼 성근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햇살조차 궁핍하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춥고 쓸쓸지 않은 게 없다. 이래서 눈 내리는 날을 기다리게 ...  
539 정다운 맛 / 장미숙
정조앤
Dec 06, 2022 82
정다운 맛 / 장미숙 며칠 전, 가까이 사는 친구가 커다란 봉지 하나를 건네주고 갔다. 무라고 하기에 처음에는 약간 귀찮은 생각이 들었다. 식생활이 워낙 단출하다 보니 음식 만드는 일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봉지 안을 들여다본 순간 눈...  
538 실향민失鄕民 / 류영택
정조앤
Dec 06, 2022 67
실향민失鄕民 / 류영택 암실에 들어선 기분이다. 머릿속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좀처럼 기억을 끄집어 낼 수가 없다. 그저 멍할 뿐이다. 까만 필름에 한 방울의 현상액을 떨어뜨린다. 희미했던 기억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흑과 백이 또렷이 나타난다. ...  
537 오그락지 / 정재순
정조앤
Nov 26, 2022 77
오그락지 / 정재순 열 살 쯤으로 기억된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와 처음 만난 외숙모는 키가 나직하고 야위었다. 어딘지 모르게 귀티가 흘렀으나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 쌀쌀맞게 보였다. 밥상 위에 차린 반찬들은 먹음직스러웠지만 앉은자리가 불편했...  
536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정조앤
Nov 26, 2022 133
기다림을 여는 시간 / 송귀연 영하의 날씨에 세상이 얼어붙었다.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나무엔 주홍색 감들이 꽃등처럼 매달려 있다. 탱글탱글하던 풋감이 노랗게 익어가다 점차 쪼그라들더니 풍찬노숙에 내몰려 이제 갈색으로 변해간다. 요즘은 곶감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