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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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06, 2021 |
2687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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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Mar 16, 2016 |
18058 |
1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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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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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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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날의 비망록 / 조명래 타향 객지를 떠돌다가 늙고 지친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페르귄트를 맞은 건 백발이 된 솔베이지였다. 페르귄트는 그날 밤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눈을 감았다. 꿈에도 그리던 연인을 안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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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4 |
보석과 무기 / 정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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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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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과 무기 / 정목일 터키 여행 중에 톱카프 궁전의 보물관을 관람하였다.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제국 25명이 술탄(황제)이 생활하던 곳이다. 흑해를 넘어 아라비아반도, 아프리카 대륙까지 영향력을 미쳤던 오스만 왕국의 심장이다. 이 곳의 보물관은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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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3 |
무던한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 신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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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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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한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 신 재 기 코로나로 문을 닫았던 동네 목욕탕이 2년 반 만에 개장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헬스와 이발을 해왔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목욕탕 안에 있는 이발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여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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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2 |
두 남자 /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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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6,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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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 / 김남희 우리 집에는 두 남자가 있습니다. 나와 전혀 닮지 않은 한 남자와 나를 무척이나 빼다 박은 한 남자입니다. 나를 전혀 닮지 않은 남자는 결혼을 하게 되어 한 침대를 사용하는 사이가 되었고, 나를 닮은 남자는 7월의 어느 여름날 그와 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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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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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색을 더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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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26,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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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색을 더하는 시간 아파트 광장놀이터에 그녀들이 보인다. 팔에 가방 하나씩을 들고 손을 흔든다. 저 가방 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활짝 핀 꽃 사이에서 환히 웃는 그녀들이 아름답다.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지만, 중년의 여인들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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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 |
공짜, 그 뒷맛 / 김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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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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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그 뒷맛 / 김상립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사람 누구나 공짜라면 몹시 좋아한다는 것을 빗댄 말일 터이다. 또 공짜를 좋아하면 머리가 벗겨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고, 공짜라면 신발을 거꾸로 신고 뛴다는 과장된 표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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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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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새 / 조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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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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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새 / 조미순 고동색이 바림된다. 머리에서부터 꼬리에 이르자 밀색으로 고인다. 몸에 물결 무늬가 어룽진 검지손가락만 한 녀석을 보고 있다. 마치 책꽂이에 붙어버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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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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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숭고 / 김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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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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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숭고 / 김종희 콘크리트에 닿은 비가 부러지고 있습니다. 부러진 비는 물이 됩니다. 그러나 물이 된 비는 누워도 서 있습니다. 비로 서야할 물... 등뼈를 꼿꼿이 세운 비는 곧 죽어도 서서 걸어갑니다. 거친 균열을 일으키는 생생한 감각, 비의 순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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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7 |
키위 하우스 / 최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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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an 29,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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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하우스 / 최종희 숨을 쉬기도 눈치가 보일 지경이다. 지금 이 순간에 기침이라도 하면 공중질서를 어지럽히는 예의 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유리 벽 안의 움직이는 물체를 찾느라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드디어 검은 적막 속에서 긴 부리에 병아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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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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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타라 /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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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7, 2024 |
42 |
내 마음의 타라 / 김미옥 7살 때 떠나왔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린 추억이 어제인 듯 그리움으로 번지는 고향, 지금은 석탄박물관과 드라마 세트장으로 유명해진 경북 문경군 가은읍 왕능리를 찾아갔다. 가은읍에 들어서자 자동차는 본능처럼 은성광업소 사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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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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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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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07,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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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박음질하며 / 최봉숙 인연의 붉은 실은 얄궂게도 산골 청년과 도시 처녀를 하나로 묶었다. 신혼부부가 된 우리는 우줄우줄한 산이 고집스레 박혀있는 산촌에서 신접살이를 시작했다. 도시에서 수돗물을 마시며 살던 도시내기가 부엉이 울음소리를 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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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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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레이 김옹 / 김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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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Sep 10,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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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레이 김옹 / 김삼진 어쩌다가 불쑥 떠오르는 어렸을 때의 별명이 있다. ‘느레이’다. 이 단어가 사전에 는 함경도지방에서 잠꾸러기를 일컫는 방언이라고 나오지만 즉흥적인 어감만으로는 ‘느린 놈’이란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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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3 |
외딴집 / 조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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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22,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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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집 / 조현미 호박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그 집이 있던 자리에, 노을이 짙게 비낀 꽃은 붉다. 꼭 조등弔燈 같다. 천생이 직립과는 먼 넝쿨에게 콘크리트 담벼락은 숙주가 되기엔 여러모로 옹색해 보인다. 어쩌다 수라修羅같은 콘크리트 틈새에 뿌리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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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2 |
지렁이가 품은 우주 / 이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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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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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가 품은 우주 / 이방주 새벽 산책길에서 딱한 중생을 만났다. 젓가락으로 입에 올리다 흘린 자장면사리 같다. 꿈틀꿈틀 힘겹게 기어간다. 지난 밤 폭우에 땅속 지렁이 은신처에 빗물이 괸 모양이다. 물구덩이에서 살만한 곳을 찾아 지상으로 나오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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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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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다 / 김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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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16,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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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놓다 / 김애자 지난여름, 제주도와 남녘을 거쳐 올라온 장마전선의 기압골은 산마을을 포진하기 시작했다. 검은 구름이 돌진하면서 비바람이 뒤엉키며 퍼붓는 물줄기에 골짜기 하나가 떨어지며 개울을 덮치자 성난 물살은 논과 밭을 휩쓸었다. 거대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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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 |
현장現場 / 맹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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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May 17, 2024 |
44 |
현장現場 / 맹난자 퇴근 후 무거운 걸음으로 아파트 마당에 들어섰다. 비온 뒤라서인지 화단의 나무 냄새도 좋고 나무 잎들은 한결 푸르다. 꽃 진 라일락나무의 잎 새도 전보다 넓어졌고, 어느새 화무십일홍이 된 작약은 제 몸에 씨방을 한껏 부풀려 임산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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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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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 유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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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1, 2024 |
44 |
산길 / 유병근 숲속에서 새가 운다. 새소리를 따라 나뭇잎을 흔들고 가는 즐거운 바람 소리도 있다. 마침 계곡 물소리가 도란도란 건반을 치는 것 같다. 삼중주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산이 갑자기 울리는 소리를 한다. 묵직한 테너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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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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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 고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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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17, 2024 |
44 |
명품 / 고유진 복제품은 앤디 워홀 작품의 보증서까지 치밀하게 제작했다. 미스치프가 이렇게 대담하게 베껴도 작품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건,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선득하도록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원작을 구별하기 힘들어진 세태의 반영과 기발함이 빛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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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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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와 놀다 / 허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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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l 08, 2024 |
44 |
가위와 놀다 / 허정진 봄 햇살 좋은 날 묘목 가지치기 작업에 나섰다. 사람 키 정도 되는 어린나무였다. 방법은 간단했다. 곧고 굵은 한줄기만 남겨두고 곁가지들을 잘라내는 거였다. 작업반장의 말이 재미있다. “크게 될 놈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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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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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법 / 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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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앤 |
Jun 28,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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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법 / 강천 심악한 바람이 북극 한파를 데려와 온 세상을 다시 꽁꽁 얼려놓았다. 입춘 후 나흘간이었다. 큰 추위는 지났을 거라고 은근히 방심하던 터라 더욱 모질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는 내리 사흘을 또 봄인 듯 포근하다. 동백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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