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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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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60
1675 옛 생각 /곽흥렬
정조앤
May 22, 2024 54
옛 생각 /곽흥렬 산골의 여름은 뻐꾸기 소리로 온다.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할 무렵, 세상의 풍경이 나른해지는 오후가 되면 저 멀리 산등성이 쪽에서 남편 잃은 청상靑孀의 피울음처럼 뻐꾸기가 "뻐꾹~ 뻐꾹~" 처량하게 목청을 뽑는다. 무연히 턱을 괴고 앉아...  
1674 책섶 / 배영주
정조앤
Jun 22, 2024 54
책섶 / 배영주 몇 해 전 길을 가다 식물 파는 가게에서 관상용 머루 포도나무를 들여왔다. 알갱이가 앙증맞아 덥석 안고 왔는데, 넝쿨이 자라면서 옆에 있는 식물을 휘감아 자꾸 귀찮게 한다. 매번 줄기를 싹둑 잘라내어서인지 몸통에 이파리만 무성하고 열매...  
1673 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정조앤
Jul 29, 2023 55
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양가죽이라 하였다. 부드러운 것이 흡사 아기의 살갗 같았다. 다정한 친구의 손처럼 친근감마저 드는 것이다. 가만히 바라보는 나를 은근히 유혹하는 저 고혹적인 흑장미 빛깔이라니! 우아한 그의 모습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던...  
1672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정조앤
Sep 20, 2023 55
경찰서 앞 횡단보도 / 심선경 경찰서 앞 횡단보도 도색은 늘 새것처럼 선명하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초록색이고 내 차는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정지선 앞에 서 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건너갔는데, 검정비닐 봉지를 든 할머니가, 애 터지게 느린 걸음...  
1671 분홍 꽃 이불/ 김미옥
정조앤
Nov 15, 2023 55
분홍 꽃 이불/ 김미옥 ​ ​ 이불장을 정리하다가 또 손길이 멈췄다. 아른아른 속이 비칠 듯 낡은 차렵이불 절대로 버리지 말라던 막내의 부탁이 매번 손길을 붙들었다. 아이에게 그건 단순히 낡은 이불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그리운 소꿉동무처럼 알록달록한 ...  
1670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정조앤
Jun 22, 2024 55
기도를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 곽흥렬 대지가 온통 꽃향기로 부풀어 오르는 어린이날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을 비상하는 새들이며 연초록빛 벌판을 달려가는 시냇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온 누리에 넘치는 생명의 찬가에 일상사로 각다분해졌던 마음이 절로 ...  
1669 상추쌈 / 김남희
정조앤
Jun 01, 2024 55
상추쌈 / 김남희 썰렁한 적색 등만이 가득한 삼겹살집이다. 식당 안은 미안할 정도로 조용하다. 늦은 퇴근에 배가 고프니 시야까지 흐릿하다.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이 간절하다. 삼겹살 3인분과 된장찌개 그리고 공깃밥을 주문하자 고기보다 반찬들이 먼저 나...  
1668 바다/ 손광성
정조앤
Jun 11, 2024 55
바다/ 손광성 ​ ​ 바다는 물들지 않는다. 바다는 굳지도 않으며 풍화되지도 않는다. 전신주를 세우지 않으며 철로가 지나가게 하지 않으며, 나무가 뿌리를 내리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품 안에 진주조개를 품고 식인 상어를 키우더라도 채송화 한 송이도 그 ...  
1667 아내의 바다 / 김백윤
정조앤
Jul 16, 2024 55
아내의 바다 / 김백윤 바다에 해바라기꽃이 활짝 피었다. 해녀의 노란 테왁이 해바라기처럼 햇빛 아래 눈부시다. 바다는 한순간 꽃밭이 된다. 점점이 피어난 해바라기가 물결 따라 일렁인다. 해바라기가 움직일 때마다 여인의 깊은숨이 메아리친다. 바다는 거...  
1666 주검을 묻다 / 강돈묵
정조앤
May 11, 2022 56
주검을 묻다 / 강돈묵 상수리나무 밑에 도착했을 때 전쟁은 이미 끝나 있었다. 어디에서도 폭연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나무 밑에서 헬기들은 쉬는 듯이 보였다. 그들은 기쁨에 싸여 승전고를 울리는 일도 없었다. 모두가 피곤에 겨워 잠자는 ...  
1665 싱가 미싱 / 김도우
정조앤
May 22, 2024 56
싱가 미싱 / 김도우 앉은뱅이 미싱을 샀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불현듯 무엇이 만들고 싶을 때, 미싱 앞에 앉는다. 새로 산 바짓단을 올리거나 손수건에 레이스를 단다. 마음이 내키는 날엔 방석이나 쪽문 커튼을 만들기도 한다. 세련된 작품은 아니지만 세상...  
1664 불돌 / 이승숙
정조앤
Jun 01, 2024 56
불돌 / 이승숙 작은아이의 방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 투명 인간처럼 지낸 게 달포가 다 됐지 싶다. 문을 열었다는 건 마음을 풀고 싶다는 신호다. 묵언으로 시위하는 아이나 엄마인 나도 힘든 시간이다. 시시때때로 버럭 대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적이 당...  
1663 빗소리 / 정목일
정조앤
Jun 17, 2024 56
빗소리 / 정목일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섬돌 앞의 땅이 젖는다. 나무들이 젖고 산이 젖는다.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지가 20년쯤이나 돼 비의 음향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양철 지붕에 토닥토닥 부딪치는 소리 속엔 잊어버렸던 말...  
1662 생명의 소리/ 장미숙
정조앤
Jun 28, 2024 56
생명의 소리/ 장미숙 산길로 들어서자 고양이 한 마리가 후다닥 달아난다. 길에 웅크려 있다가 인기척에 놀란 모양이다. 초여름 오후, 강하던 햇빛이 약간 누그러진 시간이다. 조붓한 길 양쪽으로 나무의 그림자가 길다. 그런데 난장 끝 정적처럼 조용한 게 ...  
1661 작가란 무엇인가 / 맹난자
정조앤
Jul 08, 2024 56
작가란 무엇인가 / 맹난자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다. 누에가 뽕잎을 먹어야 비단실을 뽑아낼 수 있듯이 읽지 않은 작가는 병든 누에처럼 튼실한 고치 집을 지을 수 없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서문에서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밝혔다. 《우...  
1660 지팡이 / 박갑순
정조앤
Dec 05, 2023 57
지팡이 / 박갑순 노부부가 걸어간다. 남편의 팔을 꼭 붙들고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걷는 부인의 뒤를 간들바람이 따라간다.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애잔하면서 다정하다. 물기 마른 노거수가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 모퉁이에 내려앉은 봄도 걷...  
1659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정조앤
Dec 22, 2023 57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된장 밑에서 오래 묵었다가 방금 꺼낸 무장아찌처럼 검고 찌글찌글한 그런 느낌의 사내였다. 변변찮은 산골 오지에서 그저 손바닥 만 한 땅뙈기나 일구다가 어느 날 불쑥 도심 한 복판에 출현한 무지렁이 ...  
1658 똥바가지 쌀바가지 / 강천
정조앤
Mar 27, 2024 57
똥바가지 쌀바가지 / 강천 "흥보가 지붕으로 올라가서 박을 톡톡 튕겨 본 즉, 팔구월 찬 이슬에 박이 꽉꽉 여물었구나. 박을 따다 놓고 흥보 내외 자식들 데리고 톱을 걸고 박을 타는듸. 시르렁 실근, 톱질이로구나, 에이 여루 당그어 주소. 이 박을 타거들랑 ...  
1657 일곱 번째 성좌 / 박양근
정조앤
Apr 15, 2024 57
일곱 번째 성좌 / 박양근 나는 수필이 "노마드의 혼"이라고 여긴다. 노마드의 혼이므로 제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 그냥 손품과 눈품과 발품을 팔며 달빛 비치는 철야의 원고지 위에서, 상상의 풍차를 찾아 바람의 길을 떠날 수밖에 없다. 바람을 참지 못하는 ...  
1656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정조앤
Jun 22, 2024 57
세 번째 물줄기 / 이래춘 내 인생을 깊이 생각하고 싶었다. 한적한 곳을 찾아 태백으로 떠났다. 짧은 발걸음 끝에 삶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갑자기 생길리야 없겠지만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삼십 년 동안 가전회사를 다녔다. 주로 영업 관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