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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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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60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771
442 소통의 언어학 / 허정진
정조앤
Apr 12, 2023 83
소통의 언어학 / 허정진 패스트푸드점에 가끔 간다. 나이가 들어선지 아무래도 낯설고 불편한 장소인 것이 사실이다. 무인주문기 사용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주문받는 젊은 친구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가 힘들다. 웅얼웅얼 낮은 목소리로 빠르게, 입도 벌리...  
441 등잔 / 유현주
정조앤
Jan 23, 2023 83
등잔 / 유현주 시골집에 들렀다가 허드레 것을 쌓아 둔 창고에서 등잔과 부러진 등잔대를 발견했다. 석유 냄새는 사라진 지 오래고 심지는 죽은 뿌리처럼 부서져 있었다. 골동품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레 챙겨와 깨끗하게 닦았다. 명주실로 새 심지도 만들어 ...  
440 목걸이 / 박찬정
정조앤
Nov 07, 2022 83
목걸이 / 박찬정 도쿄 메트로 긴자선(銀座線)의 좁고 어둑시근한 계단을 오른다. 밖으로 나와 마주친 긴자의 낯선 거리를 들어선다. 정이월 넘긴 햇살이라 찬 기운이 가신 듯해도 긴자의 빌딩 골바람은 앞섶을 파고든다. 찾아갈 곳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  
439 외가 생각/김열규
이현숙
Aug 19, 2022 83
외가 생각/김열규 땅거미가 질 무렵, 먼 시골길을 가노라면 언제나 저만큼 외가(外家)가 보인다. 산모퉁이에 비껴앉은 그 후덕스런 집 앞에 외할머니가 서 계신다. 손짓을 하신다. 얇은 소맷자락이 바람에 흔들린다. 환각(幻覺)이라기엔 너무나 아릿한 이 영상...  
438 돌아오지 않는 여우와 하현달/ 김애자
이현숙
Aug 18, 2022 83
돌아오지 않는 여우와 하현달/ 김애자 닭 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문이 환하여 머리맡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니 네 시다. 동이 트려면 아직 멀었을 시간인데도 사물의 윤곽이 정확하게 드러난다. 날짜를 꼽아 보니 동짓달 스무이틀이다. ‘아, 하현달...  
437 꽃 진다, 꽃이 진다 / 김상립
정조앤
Mar 07, 2022 83
꽃 진다, 꽃이 진다 / 김상립 지금 벚꽃으로 유명한 경주 보문호 둘레길이 꽃 잔치로 한창이다. 모두가 벚꽃으로 만든 세상 같아서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마저 꽃처럼 보이는 그런 날이다. 쏴-아 하고 부는 바람에 고운 꽃잎이 분분히 떨어진다. 구경 나온 사...  
436 새로운 방정식을 도출하다 / 전성옥
정조앤
Oct 01, 2021 83
새로운 방정식을 도출하다 / 전성옥 철학을 방해하는 것은 삼겹살과 알코올이다. 놀라운 발견이다. E=mc² 혹은 E=hv에 필적하는 원리를 탐구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이론이 모든 물리법칙보다 우선되는 가치를 지닌 점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특수...  
435 입원단상(결벽증) / 안병태
정조앤
Feb 07, 2024 82
입원단상(결벽증) / 안병태 별로 자랑할 만한 감투는 아니지만 이 병실에 오래 머물다보니 환자들이 나를 ‘실장님’이라고 부른다. 오늘 우리 병실에 새 환자가 들어왔다. 그동안 환자가 수없이 갈마들었지만 저런 별종은 처음이다. 입실하자마자 ...  
434 은둔 / 배귀선
정조앤
Sep 26, 2023 82
은둔 / 배귀선 망초 한 촉, 어디서 떠돌다 왔는지 측백나무 울타리에 터를 잡았다. 초라한 행색이 볼품없어 뽑으려다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워 그냥 두었다. 햇살에 잎맥 짙어지고 정강이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점점 실해져 가는 유월. 이파리가 바람의 ...  
433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정조앤
Dec 16, 2022 82
아파트 현관문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큰 숨 한번 뱉어내고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나온다. 막내 얼굴에 그리움이 묻어있었고, 아이들의 눈을 보니 마음이 시렸...  
432 옥수숫대 / 강돈묵
정조앤
Nov 12, 2022 82
옥수숫대 / 강돈묵 한 바람이 아직 맵다. 코끝과 귀에만 와 닿는다. 밭으로 나갔다. 씨앗을 뿌릴 시기는 아니지만, 밭이 궁금했다. 긴 겨울 동안 둘러보지 않은 밭은 을씨년스럽다. 여기 저기 작물의 시체가 뒹군다. 호박 덩굴이 드러난 갈비뼈처럼 돌담에 누...  
431 몸시詩 / 이은희
정조앤
Sep 16, 2022 82
몸시詩 / 이은희 아이들이 후미에서 와글거렸다. 달려가 보니 말라죽은 나무 앞이다. 뭉툭하게 잘린 표면에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한 아이가 다가가 손가락으로 왼쪽 구멍을 후벼댄다. 마치 자신의 콧구멍을 후비는 양 얼굴을 찌푸린다. 지켜보던 애들이 ...  
430 푸른 보행을 그리다 / 장금식
정조앤
Jul 22, 2022 82
직립보행과 직각보행. '직립'과 '직각'의 앞 글자는 같으나 '립'이 '각'으로 변했다. 립과 각 사이엔 세월의 그림자가 두껍다. 꼿꼿이 서 있다가 조금씩 아래로 굽힌 것이 그만 기역 자, 낫 모양이 되었다. 어머니의 모습이...  
429 수필과 반죽 / 안경덕
정조앤
Apr 17, 2022 82
수필과 반죽 / 안경덕 수제비를 하려고 번거롭게 일을 벌려 놓고 있다. 내가 수필을 쓸 때 제목을 먼저 정하고, 소재와 주제를 설정해 구성 하는 것과도 같다. 반죽하는 것이 가탈을 부리는 애인처럼 까다롭다. 너무 물기가 많아도, 적어도 안 된다. 대충해서 ...  
428 꽃밭에는 꽃들이 / 조이섭
정조앤
Mar 10, 2022 82
꽃밭에는 꽃들이 / 조이섭 올 삼월에 도심에 자리한 오래된 개량 한옥 한 채를 빌렸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ㄱ자 집 안채 건너, 마당 맞은편에 두어 평 남짓한 꽃밭이 있다. 꽃밭의 남쪽은 담벼락에 막혔고, 담 너머 한 뼘 간격도 없이 옆집 건물이 서 있다....  
427 산수유 / 김남희
정조앤
Jan 31, 2022 82
산수유 / 김남희 돌담으로 둘러싸인 골목길로 접어든다. 회색 돌담을 병풍 삼아 산수유의 붉은 빛이 도드라져 보인다. 찬 서리 겨울바람에도 빨갛게 매달려 있다. 시어머니는 군불을 지핀 사랑방에서 산수유를 말리곤 했다. 철 지난 달력을 펼쳐놓고는 씨를 뺀...  
426 그녀의 선택 / 김경애
정조앤
Dec 25, 2021 82
그녀의 선택 / 김경애 E대병원 영안실이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지 얼추 40여 년은 지났지 싶다. 아장아장 걷는 꼬맹이 형제를 이끌고 내가 다니는 교회에 열심히 나오던 새댁이 어느새 60 중반의 여인이 되어 흰 국화 속에 파묻혀 있었다. 지난해 초가을...  
425 비상 / 류영택
정조앤
Oct 01, 2023 81
비상 / 류영택 새끼뿔논병아리가 앙탈을 부린다. 어미는 자신의 주위를 빙빙 맴도는 새끼가 귀찮다는 듯 날개를 편다. 깃털을 부풀려 겁을 주지만 새끼는 쉬이 물러나지 않는다. 어미는 새끼를 향해 부리를 곧추세운다. 손가락으로 항문에 똥침을 가하듯 어미...  
424 갇히다 / 김은주 ​
이현숙
Aug 26, 2023 81
갇히다 / 김은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밥그릇에 고봉으로 복사꽃을 그려 놓은 작가의 작품 앞에서 쌀도 아닌 꽃이 밥그릇에 담겨 저토록 풍성하고 그득할 수 있을까? 한참 생각해 보다가 막 돌아서 나오는 길이었다. 분홍의 꽃 밥에 취해 뱃속에 그득한 포만...  
423 길을 줍다 / 박양근
정조앤
Jul 19, 2023 81
길을 줍다 / 박양근 내 서재에 서서 그림 한 점을 바라본다. 5호 크기의 사각형 액자 안에 온통 녹색의 풍경이 넘친다. 짙푸른 수림 사이로 뻗어 있는 길은 연둣빛이다. 길의 끝 즈음에 녹색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 점 엽록소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