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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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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595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7830
1647 졸 / 박양근
정조앤
Sep 05, 2023 53
졸 / 박양근 없는 듯 있는 것. 변변한 행세를 못하여도 제 몫을 지켜내려는 마음 하나로 판 위에 놓여 있다. 손에 닿은 감촉은 무명전사의 표지보다 가볍지만 홑 글자 이름은 암각화처럼 뚜렷이 박혔다. 졸卒. 전장은 천하를 거머쥐려는 두 패가 싸움을 벌이는...  
1646 거머리 / 강돈묵
이현숙
Oct 30, 2023 53
거머리 / 강돈묵 어린 날의 추억은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문득 되살아난 어린 시절의 기억은 한없는 늪으로 나를 끌고 간다. 그곳에는 젊은 내 부모님이 계시고, 바짓가랑이 터서 입고 논바닥을 뒤지던 내 어린 시절이 남아...  
1645 그 문장은 붉은 방점으로 시작했다 / 라환희
정조앤
Dec 10, 2023 53
그 문장은 붉은 방점으로 시작했다 / 라환희 비는 도솔천을 따라 구부러지며 이어졌다. 장우산 안으로 몸을 사려도 스미는 눅눅함을 피할 수 없다. 무심결에 힘이 들어갔는지 어깨가 결려온다. 힘을 빼며 일주문을 지난다.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고 비까지...  
1644 헤밍웨이 모히또와 다이끼리 /구활
정조앤
Mar 27, 2024 53
헤밍웨이 모히또와 다이끼리 /구활 럼(Rum)은 해적들만 마시는 술인 줄 알았다. 대학생이 되어 막걸리를 마셔 본 게 술의 시작이었다. 독한 소주를 어쩌다 한 모금 마셔보면 맛이 없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수습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딛고 보니 그곳은 술판이...  
1643 모탕의 시간 / 김철희
정조앤
May 27, 2024 53
모탕의 시간 / 김철희 ​무거운 쇳덩이가 하늘로 치솟다가 아래로 곤두박질 치자 쩍 하고 나무토막이 쪼개진다. 치켜든 팔과 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낙차를 이용해 굵직한 토막을 여러 개로 쪼갤 때마다 온전히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 찬바람에 온몸을 내...  
1642 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정조앤
Jul 29, 2023 54
양가죽 지갑을 데리고 / 김원순 양가죽이라 하였다. 부드러운 것이 흡사 아기의 살갗 같았다. 다정한 친구의 손처럼 친근감마저 드는 것이다. 가만히 바라보는 나를 은근히 유혹하는 저 고혹적인 흑장미 빛깔이라니! 우아한 그의 모습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던...  
1641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정조앤
Dec 22, 2023 54
옴팡눈의 사내 / 김진진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된장 밑에서 오래 묵었다가 방금 꺼낸 무장아찌처럼 검고 찌글찌글한 그런 느낌의 사내였다. 변변찮은 산골 오지에서 그저 손바닥 만 한 땅뙈기나 일구다가 어느 날 불쑥 도심 한 복판에 출현한 무지렁이 ...  
1640 탁설, 공空을 깨우다 / 윤미영
정조앤
Apr 22, 2024 55
탁설, 공空을 깨우다 / 윤미영 - 제14회 천강문학상 대상 바람을 기다린다.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 발밑을 살핀다. 제자리에서 돌아서지도 벗어나지도 않는다. 하안거 동안거가 끝나고 수행 스님이 돌아와도 하늘 언저리에 고요히 빗금만 긋는다. 바람이 ...  
1639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정조앤
Feb 21, 2024 55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서늘한 바람이 핏빛을 몰고 온다. 짙은 초록의 두꺼운 감나무 이파리도 진홍으로 얼룩진다. 뜨거운 햇볕과 거친 비바람을 막아주던 잎사귀가 하나둘 떠나자 빨간 감이 파란 하늘에 박힌다. 속살을 훤히 드러낸 홍시가 더는 무게를 견디...  
1638 지팡이 / 박갑순
정조앤
Dec 05, 2023 55
지팡이 / 박갑순 노부부가 걸어간다. 남편의 팔을 꼭 붙들고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걷는 부인의 뒤를 간들바람이 따라간다.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애잔하면서 다정하다. 물기 마른 노거수가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 모퉁이에 내려앉은 봄도 걷...  
1637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정조앤
Jan 06, 2024 55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ldqu...  
1636 해바라기 / 신서영
정조앤
Jun 01, 2024 55
해바라기 / 신서영 딸내미가 그림 한 점을 들고 왔다. 로또복권도 당첨될 만한 행운의 부적이라며 목소리가 활기차다. 액자 속에는 해바라기꽃 한 송이가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활짝 핀 꽃이 강렬하다 못해 눈이 부...  
1635 꼬리칸의 시간 / 최민자
정조앤
Feb 26, 2024 56
꼬리칸의 시간 / 최민자 -저쪽 끝이 314호실이에요. 안내인이 복도 끝 방을 가리켰다. 처음 와보는 요양병원, 가슴이 우당탕, 방망이질했다. 고관절이 무너져 앉지도 서지도 못하게 된 노모가 이곳으로 옮겨온 게 일주일 남짓, 좁고 지저분한 복개천을 돌아 ...  
1634 좁쌀영감에서 상남자로 / 정임표
정조앤
Feb 21, 2024 56
좁쌀영감에서 상남자로 / 정임표 나이가 들어가니까 자식들과 후배들의 일에 시시콜콜 잔소리가 늘었다. 허리에 힘이 떨어지니 기운이 입으로 올라와서 말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남의 실수를 보고 내가 아무리 바른 가르침을 했다 해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 ...  
1633 병풍 앞에서 / 유혜자
정조앤
Feb 12, 2024 56
병풍 앞에서 / 유혜자 그림에 대한 식견도 없으면서 가끔 친구들과 함께 그림 전시회를 기웃거려 본다. 국민학교 5학년 겨울 피난 시절, 노환으로 누워 계시던 외종조부께 자주 놀러 갔다. 문 밖에선 겨울나무가 마구 몸부림치고 쌓인 눈을 털어 내리는 바람 ...  
1632 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정조앤
May 13, 2024 56
나목으로 서다 / 김응숙 동구 밖 아카시아에 잎이 무성했다. 한 소년이 잎사귀 하나를 땄다. 소년은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나씩 잎을 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소년은 ...  
1631 상실의 계절 / 박영자
정조앤
Apr 30, 2024 57
상실의 계절 / 박영자 초록을 넉넉히 풀어 붓질하던 5월은 싱그러운 소년의 모습으로 찬란하고 향기로워 사랑스런 달이었다.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던 5월의 끝자락에서 나는 이별의 말 한 마디 해볼 새도 없이 졸지에 남편을 놓치고 말았다. 그 날부터 세상...  
1630 취약지구 / 송복련
정조앤
Jan 10, 2023 57
취약지구 / 송복련 어떤 말은 광속으로 귓속에 와 박힌다. 우리들이 교정을 막 끝내고 뭉그적거릴 때 그녀가 뱉은 말이 급소를 건드렸다. 붉은 입술이 ‘뱅쇼’라고 말하는 순간 머릿속으로 어디선가 앵무새 한 마리가 날아온 듯 낯선 이미지들이 ...  
1629 반거충이가 되고 싶다 / 정근식
이현숙
Aug 24, 2023 57
반거충이가 되고 싶다 / 정근식 농사일을 50년쯤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농사일을 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국민학교를 다니기 전부터 일을 했다. 마을에 사는 가까운 형의 말에 의하면 내가 7살 때부터 소를 먹이러 다녔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농사일...  
1628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정조앤
Sep 15, 2023 57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가을 하늘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서너 알 대롱거리는 산수유 열매는 파란 물속에 잠긴 새빨간 보석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계가 하늘 속에 땅을 담는다. 빨강과 파랑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곱다. 저토록 파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