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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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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58
95 가난한 벽 / 전미란
정조앤
Jul 12, 2024 53
가난한 벽 / 전미란 벽은 소리를 막아내지 못했다. 섬마을 학교사택은 여러 개의 방이 나란히 연결되어 있었다. 슬래브 지붕에 구멍 숭숭 뚫린 벽돌로 칸만 쳐져있었는데 칸칸이 나누어진 허름한 벽은 많은 말을 해주었다. ​소리는 밤이 깊을수록 커졌고 나는...  
94 발롱 / 조미정
정조앤
Jul 02, 2024 53
발롱 / 조미정 발레리나가 춤춘다. 긴 팔을 둥글게 말았다 펴며 발끝으로 사뿐거린다. 한쪽 다리를 던졌다가는 제자리에서 빙글 돌고, 회전하는가 싶으면 풀쩍 뛰어오른다.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른다. 가오리연 같다. 실낱을 달고 펄럭거리다가 허공에 그대...  
93 바게트 / 황진숙
정조앤
Jun 11, 2024 53
바게트 / 황진숙 터질 대로 터져라. 쿠프가 벌어지고 속살이 차오른다. 칼금을 그은 껍질 사이로 속결이 뚫고 나올 기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맘껏 팽창한다. 노릇하게 제 색을 갖추자 오븐 밖으로 나온다. 안과 밖의 온도 차로 바삭거리는 소리가 생동한다...  
92 갈치는 죄가 없다 / 홍정현
정조앤
May 22, 2024 53
갈치는 죄가 없다 / 홍정현 이 나이에 반성이라니 서글프다. 부끄럽다. 갈치에 관한 이야기다. 본질적으로는 그러하다. 주인공인 갈치는 지금 우리 집 김치냉장고 안에 조용히 누워있다. 그리고 잠시 후 버려질 것이다. 아파트 주차장 구석 음식물 수거함. 나...  
91 새싹 틀 무렵 / 고임순
정조앤
Mar 14, 2024 53
새싹 틀 무렵 / 고임순 얼어붙었던 겨울을 밀어내고 살며시 다가선 입춘, 우수도 지나 어느덧 경칩이다. 아직 쌀쌀한 꽃샘바람이 목 언저리를 파고들지만 햇빛은 완연한 봄기운으로 어깨를 포근히 감싸 안는다.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이다. '입학을 ...  
90 그 문장은 붉은 방점으로 시작했다 / 라환희
정조앤
Dec 10, 2023 53
그 문장은 붉은 방점으로 시작했다 / 라환희 비는 도솔천을 따라 구부러지며 이어졌다. 장우산 안으로 몸을 사려도 스미는 눅눅함을 피할 수 없다. 무심결에 힘이 들어갔는지 어깨가 결려온다. 힘을 빼며 일주문을 지난다.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고 비까지...  
89 구릉지대 / 김선화
정조앤
Dec 01, 2022 53
구릉지대 / 김선화 비행기 떼가 날아왔다. 배경은 부엌에서 안방에 이르려면 흙으로 된 단 네 칸을 올라야 하는 초가이다. 부엌엔 부모님이 밥을 짓고 계셨던가. 빗장 열린 부엌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리고 토방으로 통하는 샛문도 열려있다. 그런데 한미 훈련...  
88 모란꽃과 팔려온 신부 / 손광성
정조앤
Apr 30, 2024 53
모란꽃과 팔려온 신부 / 손광성 모란을 일러 부귀화富貴花라고도 하고, 화중왕花中王이라고도 한다. 크고 소담스러우며 여유와 품위를 지녀서이리라. "앉으면 작약, 서면 모란"이란 말도 있다. 이리 봐도 예쁘고 저리 봐도 예쁘다는 뜻이다. 화려하고 풍만한, ...  
87 빨래 널기 / 이신애
정조앤
May 04, 2024 53
빨래 널기 / 이신애 까마귀는 아무 때나 울지 않는다. 그런데 "악-"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물에 빠진 것 같아서 사방을 둘러보니 내 방이었다. 야트막한 산을 거의 수직으로 깎고 고층아파트를 지은 탓으로 도로가 운하처럼 깊어졌다. ​ 차는 지나가 버리지...  
86 단비와 우산 / 안경덕
정조앤
Jun 17, 2024 52
단비와 우산 / 안경덕 벚꽃은 아직 입을 다문 게 많다. 비우듬한 언덕에 드문드문 군락을 이룬 노란 개나리꽃과 중턱 길에 새하얀 목련꽃은 만개 시기가 살짝 지났다. 탐스러운 꽃을 때맞춰 보는 것도 행운이겠다. 대개의 사람이 꿈꾸던 일도 때를 놓치는 게 ...  
85 그림자 / 노혜숙
정조앤
May 17, 2024 52
그림자 / 노혜숙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거실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지나간다. 길가의 벚나무가 베란다 유리창을 뚫고 벽에 부딪치면서 허리가 꺽인다. 잔가지들이 태풍에 휩쓸리듯 한쪽으로 누웠다가 서서히 일어난다. 밤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사물들이 ...  
84 블랙 / 최장순
정조앤
Nov 23, 2023 52
블랙 / 최장순 배수터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른들이 양동이 가득 물고기를 들고 나온 장면을 목격한 터라 호기심은 그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과 저수지 수로를 따라 들어갔다. 빛을 모두 잠근 배수갑문은 두려움만 흘려보내고 무릎까지 무서움이...  
83 청산도에서 / 박기옥
이현숙
Aug 30, 2023 52
청산도에서 / 박기옥 ​ 여행에도 운이 작용하는 모양이다. 나는 청산도행을 두 번이나 실패했다. 날씨 때문에 완도항에서 배가 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새벽 일찍 출발해서 무려 5시간을 달려갔던 곳이었다. 일행은 여객 터미널 주변을 뭉그적거리다가 돌아왔...  
82 그림자 / 노혜숙
정조앤
May 22, 2024 51
그림자 / 노혜숙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거실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지나간다. 길가의 벚나무가 베란다 유리창을 뚫고 벽에 부딪치면서 허리가 꺽인다. 잔가지들이 태풍에 휩쓸리듯 한쪽으로 누웠다가 서서히 일어난다. 밤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사물들이 ...  
81 수필이 나를 쓴다 / 권예자
정조앤
Mar 20, 2024 51
수필이 나를 쓴다 / 권예자 사람들은 나를 보고 시와 수필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틀리는 말 같기도 하다. 냉정히 말하자면 시는 내가 쓰는 것 같은데, 수필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내 안에 스며있는 나의 사상과 이야기를...  
80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정조앤
Feb 16, 2024 51
지네와 비수리 / 강천 술 단지를 열었다. 알싸한 향기가 주당임을 자처하는 내 코끝을 간질인다. 우연히도 베란다 한쪽 구석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는 술 항아리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비수리로 담근 술이 몸에 좋다기에 지난가을 앞뒤 가릴 것 ...  
79 미얀마의 세 손가락 / 김인기
정조앤
Jan 11, 2024 51
미얀마의 세 손가락 / 김인기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피눈물이 땅을 적셨을까. 요즘 미얀마에서는 세 손가락 높이 드는 행위도 크나큰 죄가 된다. 나도 그만 아득해진다. 저런 것들도 군인이라고! 탄식이 절로 나온다. 공공의 안녕을 수호해야 할 자들이 공공...  
78 담쟁이, 담장이 되다 / 김원순
정조앤
Dec 10, 2023 51
담쟁이, 담장이 되다 / 김원순 수백의 덩굴 바늘이 일제히 초록실을 꿰었다. 검버섯 핀 담벼락을 수틀 삼아 밤낮으로 수를 놓는다. 웅크렸던 담벼락이 그제야 가슴을 편다. 가붓하다. 땀땀마다 곡진히 수놓은 ‘공생, 우정’이란 꽃말의 잎들. 미풍...  
77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정조앤
Jun 11, 2024 50
소처럼 느린 당숙 / 김 용 택 여름엔 점심밥을 먹으면 모든 동네 사람들이 강가 정자나무 아래로 모여든다.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고 누가 부르지도 않고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밥숟갈을 놓기가 바쁘게 정자나무 아래로 끄덕끄덕 ...  
76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정조앤
Nov 20, 2023 50
언니의 자전거 / 이승애 나는 아직도 중년의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볼 때면 언니가 생각나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언니는 자전거 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자동차를 살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껏 자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