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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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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55
255 기둥과 벽 / 유영희
정조앤
Jan 16, 2024 69
기둥과 벽 / 유영희 기둥은 한번 자리하면 웬만해선 자리를 옮기지 않는다. 그는 힘찬 근육과 굳센 의지와 튼실한 사명감으로 지붕을 받들면서 벽과 벽이 지탱할 수 있는 제 사명에 충실하려 한다. 굵거나 가는 체형에도 나름의 의무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  
254 달밤 / 최현숙
정조앤
Dec 05, 2023 69
달밤 / 최현숙 물속처럼 고요하다. 차 소리마저 끊긴 마을이다. 아침나절 가루로 내리다가 폭설이 되어 덮인 하얀 세상이 옛이야기에나 나올 듯 적막하다. 눈길을 걷고 싶어 달빛 잔잔한 뜰을 내려선다. 이런 풍경을 태고라 일컫는 것일까. 대문을 나서려다 ...  
253 자기만의 방./김정화
이현숙
Oct 10, 2023 69
자기만의 방 / 김정화 단. 칸. 방. 어릴 적 우리 집은 방이 하나밖에 없었다. 들판 한가운데 내려앉은 둥근 초가지붕 하나. 마당과 경계 없이 사방으로 탁 트인 논과 밭. 새들의 울음을 싣고 흐르던 낮고 긴 강. 둥글게 그어졌던 지평선 그림자. 그리고 네 식...  
252 택배 안테나 / 김상영
정조앤
Aug 15, 2023 69
택배 안테나 / 김상영 소싯적 우리 집에 금성 라디오가 있었다. 굵직한 건전지 여러 알로 작동하였는데 아껴 쓸 양이면 녹물이 번져 알통이 지저분하였다. 우리나라 전자 기술이 일천할 때였다. 박정희 시대의 혁명 뉴스, 재치문답, 법창야화 등에 귀를 세웠으...  
251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정조앤
Sep 05, 2023 69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 장미숙 할머니가 다시 나타난 건 거의 일 년이 지나서였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상자를 가득 실은 수레가 막 도로를 건너가던 중이었다. 건널목이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걸음이 빠...  
250 네 개의 꿈 / 조일희
정조앤
Aug 03, 2023 69
네 개의 꿈 / 조일희 단체 알림방에 여행 공지가 떴다. 아랫녘에 사는 선배를 만나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평소 댓글을 잘 달지 않던 내가 재빨리 답을 올린 까닭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 어둑새벽, 맵찬 바람을 가르...  
249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이현숙
Sep 01, 2023 69
음력 팔월 스무나흗날 아침에 / 박금아 새벽 미사에 남편을 봉헌하고 오는 길이었다. 산길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들꽃이 축가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찔레 넝쿨 옆을 지날 때였다. 구절초 한 송이가 가시덤불을 헤치고 꽃잎을 올리는 모습이 남편의 생애 같...  
248 빗장을 풀다 / 김순경
정조앤
May 04, 2023 69
빗장을 풀다 / 김순경 빗장을 열 수가 없었다. 까치발을 해도 손이 닿지 않아 바둥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쇠붙이 자물쇠가 황소 불알처럼 축 늘어진 할아버지의 반닫이 궤는 열 수가 없었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사연 하나쯤은 가슴 궤에 재워두고 빗장을 건...  
247 그림자 / 허정진
정조앤
Mar 21, 2023 69
그림자 / 허정진 밀정처럼 은밀하고 자객처럼 민첩하다. 소리를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 울퉁불퉁, 각을 세운 벽이나 진창길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앉으면 저도 앉고 일어서면 같이 서고, 앞서다가 또 뒤따라오며 소리 없이 움직인다. 때로는 그늘...  
246 시나위 / 김순경
정조앤
Nov 17, 2022 69
시나위 / 김순경 금세 물살을 탄다. 악보도 지휘자도 없는 합주의 물결에 휩쓸린다. 강물처럼 고요하던 장단이 점차 격렬하게 흐르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락을 듣는다. 계곡에서 흘러든 지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를 불리듯 갖가지 풀벌레 소리가 모여...  
245 ‘끽’에 관하여 / 이주옥
정조앤
Apr 08, 2022 69
‘끽’에 관하여 / 이주옥 오늘도 주차장 모퉁이엔 삼삼오오 대오를 이룬 사람들이 빙 둘러서 있다. 등에 가방을 멘 채 홀로 열중하는 사람도 있고 대체적으로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얼핏 보기엔 제법 큰일을 도모하면서 연대하는 분위기다. 보슬비...  
244 막차 / 정재순
정조앤
Apr 08, 2024 68
막차 / 정재순 막차에 몸을 실었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 열차 안은 하루 일을 갈무리한 사람들로 한가롭다. 누군가는 떠나고 어느 누군가는 돌아가는 길이리라. 빈자리에 기대 창밖을 내다보노라니, 사춘기의 일화 한 토막이 밤풍경처럼 스쳐간다. 여고생...  
243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민명자
정조앤
Apr 08, 2024 68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민명자 토요일 오후, 지하철역으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던 중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지하철 예술 무대다.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흰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매트로 아티스트가 기타를 치며...  
242 색깔 있는 그림자 / 유혜자
정조앤
Mar 14, 2024 68
색깔 있는 그림자 / 유혜자 30여 년 전 해외여행 때, 한밤중에 잠이 깨어 있어났다가 내 그림자에 놀란 일이 있었다. 흐릿한 수면등 뒤에서 시커먼 그림자는 방안을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마음속에 숨겨둔 어두운 비밀이...  
241 환절기 / 문육자
정조앤
Dec 18, 2023 68
환절기 / 문육자 스산한 바람이 품속으로 왔다. 돌담엔 창백한 햇살이 구르고 있다. 시립미술관에서 나오면 매양 들르는 구두 수선방. 수선과 닦기를 겸하는 곳. 거기엔 몇십 년을 자리 지킴이 아저씨가 구두를 닦다가 하늘을 보곤 한다. 가을이 머뭇거리며 ...  
240 우리가 되는 법 / 김근혜
정조앤
Nov 27, 2023 68
우리가 되는 법 / 김근혜 '우리가 되는 법’이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완이라는 작가의 미술품인데 오브제들을 모아서 저울 위에 올려두고 무게를 똑같이 맞추어 놓았다. 저울의 눈금에 호기심이 인다. ​ 마네킹 몸통과 다리, 생수통, 도자기는 하...  
239 어떤 경험 / 이병식
정조앤
Nov 23, 2023 68
어떤 경험 / 이병식 TV를 켠다.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경쾌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이 운동장에 가득히 울려 퍼진다. 경쾌함을 넘어 요란하기조차 하다.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대는 날씬하고 예쁜 아가씨들의 율동이 멋지다. 아가씨들의 율동에 맞추어 ...  
238 만삭의 여인 / 반숙자
이현숙
Sep 03, 2023 68
곧 서리가 내릴세라 청잣빛 하늘을 이고 고구마를 캔다. 배불뚝이 고랑을 타고 앉아 호미질을 하는 손길이 어느 때보다 넉넉하다. 고구마를 캘 때는 줄기둘레를 널찍하게 파야 상처를 내지 않는다. 넝쿨이 무성해서 팔뚝만 한 수확을 기대했으나 잔챙이뿐이다...  
237 즐거운 고통 / 김미원
정조앤
Jul 29, 2023 68
즐거운 고통 / 김미원 커서가 0.5초 간격으로 깜박이며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나는 마음이 급해지고, 급기야 가슴이 답답해진다.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은 많은 생각이 날아다니지만 내 손가락은 그것을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커서의 깜박임이 다급하게 다...  
236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정조앤
Jun 16, 2023 68
초록빛 선명한 그 노트 / 배귀선 자판을 두드린다. 문장에서 문장으로 넘어가는 시간 속 삶이 미명처럼 어렴풋하다. 옛날 같으면 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써야 할 희미한 내용이 단 몇 번의 자판 두드림으로 명료해진다. 깜박거리는 커서를 밀어내며 어휘가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