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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수필

Articles 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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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정조앤
Jan 06, 2021 2687
Notice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file
admin
Mar 16, 2016 18059
1655 취약지구 / 송복련
정조앤
Jan 10, 2023 58
취약지구 / 송복련 어떤 말은 광속으로 귓속에 와 박힌다. 우리들이 교정을 막 끝내고 뭉그적거릴 때 그녀가 뱉은 말이 급소를 건드렸다. 붉은 입술이 ‘뱅쇼’라고 말하는 순간 머릿속으로 어디선가 앵무새 한 마리가 날아온 듯 낯선 이미지들이 ...  
1654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정조앤
Sep 15, 2023 58
불시개화 不時開花 / 김이경 가을 하늘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다. 서너 알 대롱거리는 산수유 열매는 파란 물속에 잠긴 새빨간 보석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마법의 기계가 하늘 속에 땅을 담는다. 빨강과 파랑의 대비가 눈이 시리도록 곱다. 저토록 파란 하...  
1653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정조앤
Feb 07, 2024 58
장항으로 가는 길 / 정혜숙 장항으로 간다. 토함산 기슭을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대왕암으로 머리를 돌리다가 장항리 골짜기에서 먼지 묻은 맨발을 씻으라는 듯, 움푹 웅덩이에 세숫물을 받아놓았다. 신성한 제단을 오르는 옛 수도자의 행로를 따라 운동화 끈을...  
1652 까배미 / 오덕렬
정조앤
Mar 07, 2024 58
까배미 / 오덕렬 삼월이 오면 나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학교생활이 시작되므로 일상성을 벗어나고 싶은 심정에서 일 것이다. 이십여 년 전, 교육대학을 갓나와 초임 발령을 기다리며 고향에 있었다. 나는 그때 논에서 까배미하시던 아...  
1651 고양이, 고양이들 / 고경서(경숙)
정조앤
Mar 14, 2024 58
고양이, 고양이들 / 고경서(경숙) 1. 나는 길 위에서 태어났다. 사람들은 나를 도둑고양이라고 부른다. 그 호칭은 아무래도 듣기 거북하다. 변변한 거처 없이 한뎃잠을 자고, 일용할 양식을 훔쳐 먹는 비루한 신세지만 요즘은 그 일조차 쉽지 않은 탓이다. 하...  
1650 모탕의 시간 / 김철희
정조앤
May 27, 2024 58
모탕의 시간 / 김철희 ​무거운 쇳덩이가 하늘로 치솟다가 아래로 곤두박질 치자 쩍 하고 나무토막이 쪼개진다. 치켜든 팔과 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낙차를 이용해 굵직한 토막을 여러 개로 쪼갤 때마다 온전히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 찬바람에 온몸을 내...  
1649 부음訃音 /박시윤
정조앤
Apr 22, 2024 59
부음訃音 /박시윤 이 겨울, 문 안으로 들지 못한 것들은 한데서 얼었다. 차가운 것에 등을 돌릴 때, 급히 안으로 몸을 들이밀며 식어가던 시간을 추스르던 저녁. 나는 어떤 이들의 고통도 아무렇지 않게 잊었다. 잊었다, 잊었다. 잊어버릴 때까지 눈은 계속 내...  
1648 땅따먹기 / 조이섭
정조앤
Feb 21, 2024 59
땅따먹기 / 조이섭 한 끼 식사에 등장하는 그릇이 지나치게 단출하다. 단순한 것을 좋아하고, 변화를 싫어하는 아내의 성격은 식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밥그릇, 국그릇에 반찬 두세 가지가 전부다. 혹 찜닭이 오르면 특식이고, 돼지고기 목살 한 근 끊...  
1647 거기 콰지모도가 있었다 / 조정은
정조앤
Jun 21, 2023 59
거기 콰지모도가 있었다 / 조정은 거기 콰지모도가 있었다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시장으로 갔다. 석 달 만의 외출이었다. 햇살이 눈부셨다. 씩씩하게 걸으려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었지만 모든 것이 낯설어 걸음이 자꾸 허방을 짚었다. 십수 년을 살아온 이...  
1646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정조앤
Nov 06, 2023 59
구석의 시간 / 이승애 자료집을 찾으려고 책장을 가리고 있던 소파를 밀어냈다. 오랜 시간 밀봉되었던 책장이 부스스 눈을 뜨는데 뽀얀 먼지가 반기를 들 듯 사방으로 흩날린다. 바닥엔 검은 비닐봉지 하나, 백 원짜리 동전 두어 개, 작은 손걸레, 신문지 몇 ...  
1645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정조앤
Nov 10, 2023 59
배경,타인의 취향/ 고경서 꽃이 만발한 들녘이다. 다갈색 어둠이 한 쌍의 남녀를 껴안는다. 상기된 여자의 맨발이 깎아지른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근육질 몸매의 남자가 긴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진 여자의 풍만한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눈을 지그...  
1644 서리꽃 / 류영택
정조앤
Nov 23, 2023 59
서리꽃 / 류영택 산위를 바라본다. 야트막한 산비탈엔 잡초가 우거져있고, 우거진 수풀 사이로 붕긋 솟은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많은 무덤 중에 과연 어느 것이 장군의 묘일까. 망우당을 만나 뵈러 온 게 아니라 그의 문중 선산을 둘러보러 온 것 같은 ...  
1643 헤밍웨이 모히또와 다이끼리 /구활
정조앤
Mar 27, 2024 59
헤밍웨이 모히또와 다이끼리 /구활 럼(Rum)은 해적들만 마시는 술인 줄 알았다. 대학생이 되어 막걸리를 마셔 본 게 술의 시작이었다. 독한 소주를 어쩌다 한 모금 마셔보면 맛이 없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수습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딛고 보니 그곳은 술판이...  
1642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 장미숙
정조앤
Mar 27, 2024 59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 장미숙 버스는 이십 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서쪽으로부터 연둣빛 바람을 몰고 오는 건 자동차뿐이었다. 여덟 시가 넘자 마음이 급해졌다. 모과나무집 은경이 엄마 이야기로는 버스가 여덟 시에 온다고 했기에 포기하기는 싫었다. ...  
1641 하와의 뼈 / 심선경
정조앤
Jul 16, 2024 59
하와의 뼈 / 심선경 읽다 만 책을 보려고 펼쳐 드는데 눈이 몹시 침침하다. 안경을 빼고 두 손바닥을 비벼 열이 나게 한 다음, 눈 주위에 대고 한참을 그대로 둔다. 빛이 차단되자 두 눈동자는 갑작스런 어둠이 당황스러운 듯 움직임을 멈춘다. 손바닥에 배어...  
1640 내가 나를 모르는데 / 곽흥렬
정조앤
Apr 22, 2024 60
내가 나를 모르는데 / 곽흥렬 아버지로부터 새벽같이 전화가 왔다. 집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좀 가져오라시는 것이다. 잘 알아들었다고 대답은 해 놓고, 혹여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일순 놀랐던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혼잣소리로 투덜거린다. '노친...  
1639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정조앤
Feb 21, 2024 60
청심헌 반시 / 김순경 서늘한 바람이 핏빛을 몰고 온다. 짙은 초록의 두꺼운 감나무 이파리도 진홍으로 얼룩진다. 뜨거운 햇볕과 거친 비바람을 막아주던 잎사귀가 하나둘 떠나자 빨간 감이 파란 하늘에 박힌다. 속살을 훤히 드러낸 홍시가 더는 무게를 견디...  
1638 거머리 / 강돈묵
이현숙
Oct 30, 2023 60
거머리 / 강돈묵 어린 날의 추억은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문득 되살아난 어린 시절의 기억은 한없는 늪으로 나를 끌고 간다. 그곳에는 젊은 내 부모님이 계시고, 바짓가랑이 터서 입고 논바닥을 뒤지던 내 어린 시절이 남아...  
1637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정조앤
Jan 06, 2024 60
농부 이반의 염소 / 정성화 러시아 민담에 ‘농부 이반의 염소’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반은 이웃인 모리스가 염소를 키우면서 점점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부러웠다. 부러움은 차츰 질투로 변해갔다. 어느 날, 하느님이 이반의 꿈에 나타나 &ldqu...  
1636 분갈이 / 박헬레나
정조앤
Dec 18, 2023 60
분갈이 / 박헬레나 이사 갈 날을 앞두고 화분을 선별했다. 버릴 것과 새 거처로 가져갈 것을 골라 흙 만지기 좋은 마당에서 분갈이를 할 참이었다. 화초 죽이기를 밥 먹듯 하는 내 손끝에서 명이 길어 살아남은 것들이 이젠 생과 사의 심판대에 놓였다. 모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