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캡슐에서 수압 조절 없이 두 달 반을 버틴 미국 교수가 수중 생활 중 가장 그리운 것으로 ‘태양’을 꼽았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잠수 전문가이자 대학 부교수인 조셉 디투리는 플로리다주 해양 공원의 9m 깊이에 잠긴 캡슐에서 전날까지 총 74일을 지냈다.
2014년 같은 장소에서 다른 교수 2명이 함께 세운 73일 2시간 34분을 넘어선 최장 기록이다. 지난 3월 1일 바닷속으로 처음 들어간 디투리는 새 기록을 세운 데 멈추지 않고 ‘100일간의 수중 생활’에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디투리의 이번 도전은 화성 탐사를 준비하는 우주 비행사 등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우스플로리다대 부교수인 그는 인체가 극심한 압력에 장기간 노출될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 중이다. 디투리는 수중 압력 증가가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고 한다.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의료진은 주기적으로 다이빙을 해 디투리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디투리는 혈액, 초음파, 심전도 검사에 이어 심리검사까지 완료한 상태다. 심리학자·정신과 의사 등은 장기간 고립된 환경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추가로 기록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인간 사회에서 떨어져 있지만 그의 바닷속 일상은 지상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디투리가 생활 중인 9㎡(2.7평) 캡슐에는 침대, 변기, 책상 등이 있고 바닷속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달렸다. 그는 캡슐 안에서 전자레인지로 달걀, 연어 등을 조리해 먹고 매일 팔굽혀펴기 같은 운동을 하며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잔다.
디투리는 또 온라인 수업으로 2500여명의 대학생에게 생의학 강의를 하고 언론 인터뷰 등을 이어가며 외부와 소통해왔다.
디투리는 바닷속 생활에 만족한다면서도 한 가지 그리운 것은 일출을 바라보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 밖에 있던 때 가장 그리운 것은 말 그대로 태양”이라며 “태양은 내 인생에 중요한 것이었다. 보통 오전 5시에 헬스장에 다녀와서 일출을 바라보곤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