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는 또 기회를 줍니다

                                                                                   김 학

 

 

 

2016년 신춘문예 전쟁도 끝났다. 영광의 당선자들은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 것이고, 결선까지 올랐다가 탈락한 사람들은 아쉬워서 이를 깨물고 오는 12월을 기다리며 만회의 꿈을 안고 칼을 갈 것이다.

수필의 경우는 신춘문예에서도 좁은 문이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매일신문과 경남일보 등 네 군데 지방신문 만 신춘문예에서 수필부문을 포함시키고 있다. 청주의 동양일보는 신인문학상이라 하여 문학작품을 공모하고 있고, 제주도에서는 주간지 영주신문이 신춘문예에서 수필을 공모한다. 그만큼 신춘문예에서 수필이 소외되고 있어 아쉽다.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공채 시 미리 주제를 주고 에세이를 쓰도록 시험제도를 바꾸었으니 앞으로는 수필의 위상이 높아지려니 싶다.

2016년 신춘문예에서는 영광의 당선자가 한 사람쯤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왜냐면 지난해에는 송종숙 선생이 전북도민일보에서, 정성려 선생이 전북일보에서 최종 결선까지 올라갔다가 낙선했으니 말이다. 또 그 전해에는 박세정 선생이 결선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꿈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전북일보에서 김재희 선생, 전북도민일보에서 정원정 선생, 경남신문에서 이주리 선생, 동양일보에서 이은재 선생 등 네 분이 영광스럽게도 이미 당선의 기쁨을 누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선자 모두가 여성들이다.

내가 문하생들의 신춘문예 당선애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2016년 신춘문예의 경우에도 세 분이 최종 결선까지 올라갔다가 탈락했기 때문이다. 안골수필반 김학철 선생이 대구 매일신문에서, 청주 동양일보 에서는 신아문예대 금요수필반 황정현 선생이,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박일천 선생이 전북도민일보 결선에서 각각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니 2017년 신춘문예를 기약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밖에도 이름이 밝혀지지 않아서 그렇지 2016년 신춘문예에 응모하신 이들도 많을 것이다.

올해가 가면 내년이 오듯 신춘문예 역시 또 기회가 온다. 2017년 12월에는 누구나 또 응모할 수 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 좋은 글감을 찾아서 열심히 습작을 하면 될 것이다. 해마다 신춘문예 당선자의 이름이 바뀐다. 2016년 신춘문예 당선자는 떠나고 2017년 당선자의 자리에는 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다. 2017년 신춘문예 당선자는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일지도 모른다.

옛날 신춘문예는 2,30대 문학청년들의 놀이마당이었다. 그러나 요새는 다르다. 80대 중반의 어르신도 당선되었고, 5,60대도 많다. 인간 100세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 신춘문예 당선자의 나이도 자꾸 높아지고 있다. 그러니 나이가 많다고 포기하거나, 등단했다고 뒷걸음질 칠 일도 아니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도전해도 좋을 것이다.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기 마련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처칠 수상이 옥스퍼드대학 졸업식장에서 졸업생들에게 했던 축사가 바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였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회가 오면 도전해야 한다. 도전한다는 것은 남는 장사다. 당선하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지만, 당선하지 못해도 원고는 남고, 신춘문예에 도전했다는 추억은 남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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