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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린란드 안보 영구 통제권 확보
희토류 개발과 북극 방어망 확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세계 최대 섬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며 촉발됐던 ‘그린란드 사태’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1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덴마크·그린란드와 합의를 체결했다. 미국에 그린란드의 안보와 기타 모든 필요 사항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부여하며, 미국이 가진 수많은 우려를 완벽히 해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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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그린란드·덴마크·미국을 위해 체결될 훌륭한 협정은 덴마크 주권과 영토 보전을 인정하고, 그린란드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다”고 했다.

 

두 정상의 발언 내용으로 미루어 미국은 그린란드를 자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뜻을 거두는 대신 국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합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기 때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던 트럼프는 재집권 확정 직후부터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면서 강제 편입 의사까지 드러냈다. 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축으로 하는 대서양 동맹의 위기로 이어졌다.
 

◇미국과 패권 다투는 중·러의 그린란드 접근 봉쇄

 

미·덴마크 정상이 나란히 체결을 예고한 그린란드 합의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유엔총회 기간 뉴욕에서 공식 서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이 확보했다고 주장한 ‘영구적 통제권’은 중국·러시아 등 미국 패권 경쟁국의 그린란드 접근을 배제하는 내용이 핵심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AP에 “나토 동맹이 아닌 국가의 그린란드 기지 설치를 금지하고, 중국·러시아 등 적대국의 민감한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는 중·러 견제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국과 전 세계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그린란드는 미국·러시아·중국 사이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미국과 세계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북미로 향하는 미사일의 길목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은 그린란드 북서부 피투피크 우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지는 미사일 조기 경보와 우주 감시를 담당한다.

 

덴마크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합의로 영토 상실 리스크를 없애고, 안보 부담까지 덜게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덴마크와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까지 예고됐던 그린란드인들은 현 자치 체제를 유지하며 미국의 투자와 기반 시설 확충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그린란드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다. 1867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알래스카를 사들일 때 그린란드 매입도 함께 검토했다.

 

2차 대전 종전 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덴마크에 1억달러를 주고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협상까지 극비리에 벌였다. 이후 나토 집단 동맹 체제가 확립되며 소멸된 듯 보였던 이 사안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동맹을 불신하고 고립주의 성향이 짙은 트럼프 시기에 급부상했다.
 

트럼프는 1기 때인 2019년 섬 매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유럽 동맹들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는 2024년 12월 대선 승리로 재집권이 확정된 뒤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 구상을 다시 꺼냈다. 2기 취임 뒤에는 “우리가 그린란드를 가지려는 것은 중·러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유세계를 보호하려는 것”이라는 논리로 동맹들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삼기 위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까지 발언하면서 대서양 동맹은 급격히 흔들렸다.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에 군 병력을 보냈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에서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며 시위에 나서자 트럼프는 유럽 8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동맹 사이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이런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 미국과 덴마크, 나토 등은 한발씩 양보하며 치열한 물밑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 온난화로 ‘자원의 보고’ 문 활짝 열릴 가능성

 

미국이 그린란드에서의 이권 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경제적 요인도 있다. 그린란드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희토류와 금, 심지어 다이아몬드 및 루비 등 보석 원료까지 풍부한 자원의 보고다.

 

그러나 오랫동안 동토의 땅이었고, 변변한 개발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해 ‘그림의 떡’에 가까웠다. 그런데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며 그린란드 주변의 북극 항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광물에 대한 경제성도 오르고 있다.
 

이에 자원 개발을 위한 ‘북극 골드러시’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나스닥 상장사 그린란드 마인스는 이달 1일 그린란드 남서부 사르파르토크 희토류 개발 사업권을 확보했다. 현금과 주식을 합쳐 3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회사 측은 광산이 계획대로 개발될 경우 사업 가치가 최대 20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곳에서는 전기차·풍력발전기와 미사일·전투기용 영구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25년 소비량을 기준으로 계획한 생산량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정제 생산량의 약 34%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 동안 경제 요인보다 안보 요인을 앞세워 그린란드의 자국령 편입 당위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협정을 통해 희토류 개발 등 경제 이권도 최대한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서는 국익을 극대화하고, 덴마크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인 주권을 지켜내고 미국의 ‘안보 우산’ 속에 들어가는 식의 협상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26-06-21-0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