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으로 물든 고운 아낙네
양상훈
꼬불꼬불 시냇물 징검다리
싱싱한 시절에 젖은 백조 아낙네
버들가지마다 잎새 터지고
벗꽃 개나리로 우짖는 농촌풍경
냇물에 비친 *데칼코마니.
산골 땅 마늘보리밭 김매는 서방님
사랑 엮어 중참을 머리에 이고
설렌 가슴 까치징검다리를 건너다.
시냇물 건너벌판 자투리땅
우리만의 哀憐의 아지트
나비 찾아들어
보리밭 하늘에 종달새 노래하는
열린 세계 야외사랑방
징검다리를 건너고 돌아오는 길목
자투리땅의 사랑은 더욱 끈근하다
다리 아래로 노래하는 시냇물
봄향기 고이어 청아하게 들러준다
시머머니 시누이의 눈총에
연이은 조상 기제사에
손등에 물마를 틈 없는 시집살이
낭군님 마주하기도 숨 막힌 공간
고단한 삶속에서도 꿋꿋한 자리매김
일편단심 민초의 모습이 강인하다.
반짝반짝 개울물,
별은 반짝이지 않고 다만 빛날 뿐이다.
노트*데칼코마니.어떠한 무늬를 특수종이에 찍어 얇은 막을 이루게 한 뒤 다른 표면에 옮기는 회화기법.
이것은 자연경관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특히 한국의 제일 단풍절경으로 유명한 백양사는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쌍계루와 백학봉이 동시에 들어가는 풍경이 물속에 비쳐 환상적이다. 반영된 완벽한 단풍풍경에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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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어머니와 시누이 눈치 보거나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며느리가 거의 없는 거 같아요. 격세지감이랄까요? 예전과 무척 다른 세대에 많이 놀랍기도 해요.
'한국의 봄'이 그립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