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단상 斷想
양 상 훈
찬란한 봄이 시작되는 4월은 생명력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사계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새순이 순결한 4월이 아닐까싶다. 따뜻한 봄 향기에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설렘과 기쁨으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삶의 푸른 풍경을 물들이는 계절임에는 분명하다.
이맘때면 ‘사월의 노래’가 목련을 품고 가슴에 다가온다. 청년시절 내가 좋아했던 노래로 추억 속에 지금도 가끔 흥얼거리곤 한다. 밝은 빛 맑은 봄노래, 서정적이며 낭만적인 아름다운 우리정서가 담긴 찬가이다.
-목련꽃 그늘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얼마나 멋과 맛의 향기가 피어나는 봄의 노래인가!
2년 전 4월 조국 방문길에 이른 아침 목포행 KTX를 타고 속 시원히 달려가 본적이 있다. 창밖으로 비치는 익산 김제 나주 등 넓은 평야에 펼쳐지는 파란 물결은 생동감이 넘치고 있었다. 이러한 봄의 숨결에 생동하는 창조주의 위대한 솜씨에 그저 숙연할 뿐이었다. 조국의 4월은 평야에서는 밀 보리밭 푸른 물결이 파도를 이루고 산비탈 울타리와 계곡산야에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는 곳에 덧칠해가고 있었다. .
*T.S Eliot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만물이 부활하는 생명의 계절 4월을 왜 가장 잔인할 달이라 했을까? 당시 세계 제1차 대전이 끝난 유럽은 모든 것이 황폐화 되었다. 특히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우울 등 급속도로 진행한 현대화로 인해 정신적인 황폐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엘리엇이 말한 황무지는 바로 전후 현대사회에서 보이는 정신적 황폐화가 만연한 불모지를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의 황무지 1부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음의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의 욕망을 뒤섞어.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마른 구근으로 대지를 덮어주고.
작은 생명을 키워주니. 우리에겐 차라리 따스했지요.
강 건너 봄이 오듯 생명의 4월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4월의 사순시기에 삼라만상이 부활하는 생명의 등불이다. 만화방창萬化方暢하는 최상 최고의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한편 가장 잔인할 달이기도 한다.
우리 현대사의 4월도 돌아보면 잔인했다. 1947년 제주 4.3사건, 1960년 4.19혁명. 그리고 2014년 4.16 세월호 참사가 그러했고, 코로나19 사태의 4월도 잔인했다.
라일락 목련이 피어나는 4월은 이미 자연이 주는 환희와 축복의 선물이다.
그런데도 오늘을 사는 한국의 동시대인들은 반목과 질시를 거듭하여 무한 경쟁으로 질주하는 ‘황무지’ 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겉은 화려해보이지만 정신적인 불모지로 변하여 황량하고 공허하다. 날마다 불신을 조장하여 서로 갈등 대립하는 전쟁이 계속하는 황무지로 전략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황폐한 정신상황, 그 황무지에 4월이 오고 목련이 피어본들 무슨 기쁨과 희망이 있겠는가? 비참하고 잔인할 뿐이다.
무모한 전쟁을 멈추고 황무지를 풍성한 옥토로 개량하면서 공생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4월 총선이 조국 앞날에 축복의 장이 되길 고대한다. 훗날 역사가들은 물론 오늘을 사는 동시대인들 모두에게 절박한 전환점에 잔인한 4월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출발점이 되고 풍요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청사진이 되어야할 것이다.
자유와 평화가 넘치고 전 세계를 선도하는 민족의 저력이 펼쳐지는 싱싱한 4월을 기원한다.
*T.S Eliot: 미국출생 영국시인.하바드 철학과 졸업.1948년 노벨상 수상.1922년 발표한 황무지는 현대의 모던니즘문학 발표작품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T.S ELIOTS 는 그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s)에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그리고 영문학자 제프리 초서는 그의 작품 캔터배리 이야기(the Cantabury Tales)에서 4월은 감미로운 소나기를 내리는 달이라고 했다.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는 4월이 오히려 눈 내리는 겨울보다 더 춥다고도 한다.
모든 꽃이 향기를 내뿜고 나무는 새순을 틔우는 4월. 바로 사랑하기에 좋은 4월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많은 것이 이루어 지는 4월에 있네요. 다시금 4월을 음미하여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