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친구에게 들려주는 시조> 창간호 게재 작품
달빛 사랑
문틈에 끼어버린 여름 밤 달빛 조각
고주망태 할아버지 풀어진 허리춤
행여나 누가 보려나 손 내밀어 덮어주네
여름밤
유월의 초승달 창턱에 걸린 밤
월광 소나타가 어디선가 들리는 듯
얼굴이 말간 촛불하나 내 안에 켜진다
별똥별
빛 고운 별똥별 은하수 건너다가
봄 호수 맑은 물에 풍덩하고 뛰어드니
각시꽃 수줍은 미소 덩달아 발 담그네
멍
퍼렇게 멍든 자국 얼음으로 문지르듯
즐풍목우 아픈 세월 쓰다듬어 줄 누구 없소
목 메인 기다림이랴 내가 먼저 녹아주리
봄 창에 기대어
봄바람 한들한들 실려 온 새털구름
창턱에 걸린 채로 왼 종일 그 자리에
에움길 산모롱고개 넘어오다 지쳤나
기다린 그 사람을 내 집에서 찾는가
대꾸를 해주려고 눈이라도 맞추려고
어린 듯 창문 곁에서 서성이는 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