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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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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557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855
51 시래기국 ― 황송문(1941∼)
정조앤
Dec 26, 2018 120
시래기국 ― 황송문(1941∼) 고향 생각이 나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한이 되어 향수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  
50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정조앤
Dec 26, 2018 134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 바다가 어둠을 여는 줄로 너는 알았지? 바다가 빛을 켜는 줄로 알고 있었지? 아니다 처음 어둠이 바다를 열었다 빛이 바다를 열었지 싸움이었다 어둠이 자그만 빛들을 몰아내면 저 하늘 끝에서 빛들이...  
49 쓸쓸한 시절 ― 이장희(1900∼1929)
정조앤
Nov 26, 2018 219
쓸쓸한 시절 ― 이장희(1900∼1929) 어느덧 가을은 깊어 들이든 뫼이든 숲이든 모다 파리해 있다 언덕 우에 오뚝히 서서 개가 짖는다 날카롭게 짖는다 빈 들에 마른 잎 태우는 연기 가늘게 가늘게 떠오른다 그대여 우리들 머리 숙이고 고요히 생각할 그때가 왔...  
48 고향길 ― 신경림(1936∼ )
정조앤
Nov 26, 2018 534
고향길 ― 신경림(1936∼ ) 아무도 찾지 않으려네 내 살던 집 툇마루에 앉으면 벽에는 아직도 쥐오줌 얼룩져 있으리 담 너머로 늙은 수유나뭇잎 날리거든 두레박으로 우물물 한 모금 떠 마시고 가위소리 요란한 엿장수 되어 고추잠자리 새빨간 노을길 서성이려...  
47 자모사 ― 정인보(1893∼1950)
정조앤
Nov 26, 2018 360
자모사 ― 정인보(1893∼1950) 12 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 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 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어라 19 어머니 부르올 제 일만 있어 부르리까 젖먹이 우리 애기 왜 또 찾나 하시더니 황천이 아득하건만 혼자 불러 ...  
46 호박오가리 ― 복효근(1962∼ )
정조앤
Oct 23, 2018 242
호박오가리 ― 복효근(1962∼ ) 여든일곱 그러니까 작년에 어머니가 삐져 말려주신 호박고지 비닐봉지에 넣어 매달아놨더니 벌레가 반 넘게 먹었다 벌레 똥 수북하고 나방이 벌써 분분하다 벌레가 남긴 그것을 물에 불려 조물조물 낱낱이 씻어 들깻물 받아 다진...  
45 병상록 ― 김관식(1934∼1970)
정조앤
Oct 23, 2018 314
병상록 ― 김관식(1934∼1970) 병명도 모르는 채 시름시름 앓으며 몸져 누운 지 이제 10년. 고속도로는 뚫려도 내가 살 길은 없는 것이냐. 간, 심, 비, 폐, 신… 오장이 어디 한 군데 성한 데 없이 생물학 교실의 골격 표본처럼 뼈만 앙상한 이 극한 상황에서… ...  
44 수박 ― 허수경(1964∼2018)
정조앤
Oct 10, 2018 219
수박 ― 허수경(1964∼2018) 아직도 둥근 것을 보면 아파요 둥근 적이 없었던 청춘이 문득 돌아오다 길 잃은 것처럼 (중략) 나, 수박 속에 든 저 수많은 별들을 모르던 시절 나는 당신의 그림자만이 좋았어요 저 푸른 시절의 손바닥이 저렇게 붉어서 검은 눈물 ...  
43 병적 계절 ― 이상화(1901∼1943)
정조앤
Oct 10, 2018 251
병적 계절 ― 이상화(1901∼1943) 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서러운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누어질까 울 시절인가 보다. 가없는 생각 짬 모를 꿈이 그만 하나둘 잦아지려는가 홀아비같이 헤...  
42 여자에게 미움이란 / 김남조
정조앤
Oct 10, 2018 337
여자에게 미움이란 / 김남조 미움은 까닭 있는 감정이다. 사랑은 차라리 이유 없이 솟아 나지만 미움은 왜 미워지게 되었는지는가 비교적 분명하다. 처음부터 미워진 일은 찾기 어렵고 시초엔 다른 것이었다가 몇 고비의 과정 끝에 미움으로 돌아 앉는다. 그러...  
41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정조앤
Sep 24, 2018 130
고향으로 간다 ― 김용호(1912∼1973) 어느 간절한 사람도 없는 곳 고향으로 간다 머나먼 날 저버린 고향으로 내가 간다 낡은 옷 훌훌이 벗어버리고 생미역 냄새 하암북 마시며 고향으로 간다 잃어버려, 끝내 잃어버려 없는 고향이라 포개둔 그리움이 한결 짙어...  
40 달, 포도, 잎사귀 ― 장만영(1914∼1975)
정조앤
Sep 16, 2018 560
달, 포도, 잎사귀 ― 장만영(1914∼1975) 순이, 벌레 우는 고풍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  
39 할머니 꽃씨를 받으시다 ― 박남수(1918∼1994)
정조앤
Sep 16, 2018 502
할머니 꽃씨를 받으시다 ― 박남수(1918∼1994) 할머니 꽃씨를 받으신다. 방공호 위에 어쩌다 된 채송화 꽃씨를 받으신다. 호 안에는 아예 들어오시질 않고 말이 숫제 적어지신 할머니는 그저 노여우시다. (중략) 글쎄 할머니, 그걸 어쩌란 말씀이시오. 숫제 말...  
38 꽃에 물 주는 뜻은 ― 오일도(1901∼1946)
정조앤
Sep 16, 2018 356
꽃에 물 주는 뜻은 ― 오일도(1901∼1946)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여름 오거든 잎 자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가을 오거든 열매 맺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돌과 모래 위에 어이 열매 맺을까 그러나 나는 꽃에 물을 줍니다. (중략)...  
37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 file
정조앤
Sep 11, 2018 2291
 
36 가을 날(시인:릴케) 낭송:배한성
정조앤
Sep 11, 2018 93
 
35 약속 ― 박인환(1926-1956)
정조앤
Aug 27, 2018 323
약속 ― 박인환(1926-1956) 먹을 것이 없어도 배가 고파도 우리는 살아 나갈 것을 약속합시다.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못하나 푸른 하늘과 내 마음은 영원한 것 오직 약속에서 오는 즐거움을 기다리면서 남보담 더욱 진실히 살아 나갈 것을 약속합시다. 시인 박...  
34 교실 ― 정한모(1923∼1991)
정조앤
Aug 19, 2018 180
 교실 ― 정한모(1923∼1991) 초롱초롱한 눈들이 한곳으로 빛날 때 교실은 초록색 짙은 향기를 풍긴다 집중해오는 의욕의 초점에서 나의 점잔은 분해되어 꽃송이처럼 환한 하나하나의 동자 안에 자리잡는다 제각기 다른 얼굴이 된 내가 빤히 나를 쏘아보며 묻...  
33 떠나가는 배 ― 박용철(1904∼1938)
정조앤
Aug 19, 2018 221
떠나가는 배 ― 박용철(1904∼1938)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32 여름에 한 약속 ― 이문구(1941∼2003)
정조앤
Aug 09, 2018 170
여름에 한 약속 ― 이문구(1941∼2003) 방아깨비 잡아서 어떻게 했지? 떡방아 찧고 나서 가게 했어요 내년에 만나기로 마음 약속하고 각시풀 있는 데로 가게 했어요 베짱이는 잡아서 어떻게 했지? 비단 옷감 짜고 나서 보내 줬어요 내년에 다시 보자 굳게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