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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 글

Articles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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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손녀와의 첫 만남
임창희
Dec 12, 2023 34
화요일 아침 9시, 딸에게서 병원으로 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출산예정일이 금요일인데 며칠 앞당겨서 시작한 모양이다.  증세가 새벽 3시부터 나타났다니 아마도 새벽잠을 설치고 갔을 것 같다.   분만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오후에 아내와 병원으로 향했다...  
44 K 할머니
임창희
Oct 21, 2023 28
K 할머니를 만난 것은 아무리 봐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그 만남은 나를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몇 달 전 근처 노인센터 컴퓨터실에서 봉사를 시작한 날에 그 할머니도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러 왔다.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으니...  
43 노래 부르기 1
임창희
Jul 09, 2023 60
코비드가 막 세계를 뒤덮기 시작하는 때였다. 2020년 봄. 집에서 직장 일을 하고 시장, 병원, 약국들을 제외하곤 모두 문을 닫고 식당도 takeout만 했다.  근처 공원이나 바닷가도 출입 금지로 집에 꼭 갇혀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안사람은 서울 친정아버님...  
42 마음에 부치는 노래
임창희
Sep 11, 2022 86
우연히 접한 시 하나가 마음에 닿아서 나누어 봅니다.   마음에 부치는 노래 세상이 거친 바다라도 그 위에 비치는 별이 떠 있느니라 까불리는 조각배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눈 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역사가 썩어진 흙탕이라도 그 밑에 기름진 맛이...  
41 자원 봉사
임창희
Apr 22, 2022 89
  은퇴 후 여러 곳에 자원봉사 지원을 했다. 그중에서 먼저 회신이 온 곳은 취약자들에게 무료 세금 보고를 해주는 일이었다. AARP라는 은퇴자협회가 IRS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일주일 교육 후에 간단한 시험을 통과하는 과정을 거쳤다. 팬데믹이 마지막 극성인 ...  
40 일거리
임창희
Dec 19, 2021 112
길거리에 연말 분위기를 돋우는 장식이 여기저기 보인다. 12월 중순이라 괜스레 마음이 바빠지는 때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더욱 마음을 부추긴다.   U-Haul 가게 앞 사거리, 가로수 아래 모자를 쓴 남자가 서너 명 서성거리고 있다. 실한 체...  
39 그저 바라봄
임창희
Nov 03, 2021 142
여느 때처럼 아침 식사 후 동네 공원 옆 산책길을 걷고 있었다.  겨울준비를 하느라 나무 가지치기가 한참이다.   자른 가지를 기계에 넣고 잘게 부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어린애와 할아버지가 그 작업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정확히는 애가 호기심 가득...  
38 친구의 투병 2
임창희
Aug 22, 2021 142
며칠 전 아침 대학 동기들의 카톡방에 친구의 영면을 알리는 소식이 올라왔다.  몇주전 호스피스에 입원한다고 전한 후, 침대에 누워 활짝 웃으며 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이던 사진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의 췌장암과의 투병은 2년여 전 카톡방...  
37 김 하사 2
임창희
Dec 12, 2020 269
뒤돌아보면 그 많은 이들 중에서 유난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1977년 가을이었다.  난 그때 경남 밀양의 육군 보병대대에서 말단 이등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  김 하사는 그때를 기억하면 떠오르는 사람이다.    그해 2월 대학을 졸업할 즈음, 동기들은 ...  
36 꽃을 보며
임창희
Oct 20, 2020 268
지난 몇 달 여러 꽃을 유심히 보게 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3월부터다.   그때 아내는 서울 병원에 입원하신 장인 곁에 있느라 나가 있어 나 홀로 몇 달 집에 있었다.   일하는 사이사이, 답답하면 무작정 동네를 걸었는데 그러면서 이집 ...  
35 오월을 맞이하며
까치
May 26, 2020 293
오월이 왔다. 코로나가 모두를 집에 감금을 시키고, 일상을 묶어 놓았지만 세월은 잡을 수 없었나보다. 예년처럼 어김없이 오월은 찾아왔다. 고향이 있는 한국에서는 여러가지 휴일이 겹쳐 모처럼 맞이한 황금 연휴에 코로나는 아랑곳 없이 나들이 준비에 들떠...  
34 Essential
임창희
May 23, 2020 246
혼자 지내며 safe at home 방침으로 집에서 일을 한 지 2달이 되어간다.   Essential 한 것 이외에는 외출을 삼가라는 주지사의 지시대로 한두 번 마켓에 가고 식사 두세 번 주문해서 사 오는 일 외에는 외출도 안 하고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  
33 촌놈
까치
Apr 01, 2020 290
나는 촌놈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기차를 구경하기 위해 초등학교 졸업 기념으로 임실에 살고 계시던 이모집에 가야했던 그런 촌놈이다. 그것도 '무진장 촌놈'이다. 이것은 내가 붙인 별명이 아니다. 대학교 다닐 때까지 서울 밖으로  떠나 본 적이 없고, 시골...  
32 비가 좋아 졌어요. 2
까치
Mar 29, 2020 915
이번 주말에도 비가 내렸다. 어제부터 조금씩 비가 내린다. 심란한 마음을 위로라도 하는 듯이 슬픈 표정으로 축축하고 조용하게 내린다. 나는 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비를 좋아할 이유가 없었다. 어린 시절, 비는 나에게 늘 힘든 추...  
31 봄 구출하기
까치
Mar 25, 2020 193
코로나 바이러스가 모든 사람과 비즈니스를 락다운 시켰을 뿐만 아니라 봄도 마음 속에 감금하였다. 작년 이맘때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페리빌딩에서 Blue bottle커피를 마시며,  희미한 안개에 묻혀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금문교를 바라보며, 봄 햇살을 만끽...  
30 병원에 다녀와서
까치
Mar 19, 2020 138
지난 며칠동안 날씨가 좋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기분이 울적한데, 날씨까지 비가 조금씩 내리면서 흐린 날씨가 계속되니 무척 견디기가 힘들다. 식당과 카페등을 비롯해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은 모두 닫혀있어 집에서 일하는 아이들도 갇혀...  
29 무슨 낙으로 사세요?
까치
Mar 17, 2020 173
자리에 앉는다. 똑같은 그자리다. 어제 마셨던 못생긴 머그잔에 내가 탄 일회용 커피믹스가  익숙한 향기를 풍긴다. 매일 보는 손님이 묻는다. “무슨 낙으로 사세요?” 매일 시계추처럼 집과 가게를 오가는 내가  몹시 안쓰러운 모양이다. 대답을 할 수 없어 ...  
28 나의 신앙 고백 2
까치
Mar 15, 2020 223
처음 만나 이야기 할 때 궁금한 것이 몇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종교 일 것이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동질성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신앙고백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나는 다른 사람의 종교와 신앙을 존중하며, 반론을 가지고 있...  
27 봄 나들이
까치
Mar 14, 2020 107
날씨가 너무 좋다. 멋 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가족들이 하는 말이다- 내 가슴에도 작은 흥분이 일렁거릴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갑자기 아내가 나들이 가잔다. 마땅히 할 일도 없으면서, 가게는 어떡하고....  망설이는 나를 억지로 끌고간다. 바람이 있는...  
26 손녀 돌보기 1
까치
Mar 12, 2020 160
작년 1월쯤 샌프란시스코 약간 남쪽에 위치한 산 마테오에 살고 있는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재작년 그러니까 2018년 10월달에 딸이 딸을 낳은 뒤 3개월이 지난 무렵이었다. 딸은 다짜고짜 출근을 해야 되니까 엄마나 아빠 중에 한 분이라도 와서 자기 딸을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