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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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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571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857
273 봄밤 ― 이기철(1943∼ )
정조앤
May 13, 2019 152
글씨작게 글씨크게 트랜드뉴스 보기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더보기 봄밤 ― 이기철(1943∼ ) 봄밤 잊혀지지 않은 것들은 모두 슬픈 빛깔을 띠고 있다 숟가락으로 되질해온 생이 나이테 없어 이제 제 나이 헤는 것도 형벌인 세월 낫에 잘린 봄풀이 작년의 ...  
272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정조앤
Nov 12, 2019 152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바다에 이르러 강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강과 바다 사이에서 흐름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때 강은 슬프게도 아름다운 연한 초록빛 물이 된다. (중략) 두려워 말라, 흐름이여 너는 어머니 품에 돌아가리니 일곱 가지 슬픔의 어...  
271 업어준다는 것―박서영(1968∼2018)
정조앤
Oct 01, 2021 151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렸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는 ...  
270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정조앤
May 13, 2019 150
아침 식사 - 유자효(1947∼) 아들과 함께 밥을 먹다가 송곳니로 무 조각을 씹고 있는데 사각사각사각사각 아버지의 음식 씹는 소리가 들린다 아 그때 아버지도 어금니를 뽑으셨구나 씹어야 하는 슬픔 더 잘 씹어야 하는 아픔 요즘은 초록색 이파리가 빛나고 기...  
269 사람이 사람에게 ― 홍신선(1944∼ )
정조앤
Feb 12, 2019 148
사람이 사람에게 ― 홍신선(1944∼ ) 2월의 덕소 근처에서 보았다 기슭으로 숨은 얼음과 햇볕들이 고픈 배를 마주 껴안고 보는 이 없다고 녹여 주며 같이 녹으며 얼다가 하나로 누런 잔등 하나로 잠기어 가라앉는 걸 입 닥치고 강 가운데서 빠져 죽는 걸 외돌토...  
268 꽃말-이문재(1959∼)
정조앤
Sep 03, 2021 147
나를 잊지 마세요/꽃말을 만든 첫 마음을 생각한다/꽃 속에 말을 넣어 건네는 마음/꽃말은 못 보고 꽃만 보는 마음도 생각한다/나를 잊지 마세요/아예 꽃을 못 보는 마음/마음 안에 꽃이 살지 않아/꽃을 못 보는 그 마음도 생각한다/나를 잊지 마세요/꽃말을 ...  
267 시를 쓰려거든 여름바다처럼 - 이어령(1934 ~ ) file
정조앤
Jun 18, 2022 147
 
266 독감 ―박소란(1981∼)
정조앤
Mar 17, 2020 146
독감 ―박소란(1981∼) 죽은 엄마를 생각했어요/또다시 저는 울었어요 죄송해요 고작 감기일 뿐인데/어디야? 꿈속에서 응, 집이야, 수화기 저편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데 내가 모르는 거기 어딘가 엄마의 집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엄마의 집은 아프지 않겠구나 병...  
265 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 신현림(1961∼ )
정조앤
Feb 24, 2020 145
나보다 추운 당신에게 ― 신현림(1961∼ ) 내 몸은 폐가야 내 팔이 하얀 가래떡같이 늘어나도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사랑하는 당신, 어디에 있지 사랑하는 당신, 함께 나무 심어야 하는데 사랑하는 당신, 나는 몹시 춥거든 보일러가 고장 났거든 문마다 잠기고,...  
264 한낮에―이철균(1927∼1987)
정조앤
Jul 15, 2018 144
한낮에―이철균(1927∼1987) 영(嶺) 넘어 구름이 가고 먼 마을 호박잎에 지나가는 빗소리 나비는 빈 마당 한 구석 조으는 꽃에 울 너머 바다를 잊어 흐르는 천년이 환한 그늘 속 한낮이었다 이철균 시인에게는 단 하나의 시집만 있다. 시인 생전에는 그 시집마...  
263 모일―박목월(1915∼1978)
정조앤
May 14, 2021 144
시인이라는 말은 내 성명 위에 늘 붙는 관사. 이 낡은 모자를 쓰고 나는 비오는 거리로 헤매였다. 이것은 전신을 가리기에는 너무나 어줍잖은 것 또한 나만 쳐다보는 어린 것들을 덮기에도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것. 허나, 인간이 평생 마른옷만 입을가부냐. ...  
262 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정조앤
Dec 02, 2019 143
늦가을 문답 ― 임영조(1943∼2003) 그동안 참 열심히들 살았다 나무들은 마지막 패를 던지듯 벌겋게 상기된 이파리를 떨군다 한평생 머리채를 휘둘리던 풀잎도 가을볕에 색 바랜 몸을 뉘고 편하다 억척스레 살아온 저마다의 무게를 땅 위에 반납하는 가벼움이...  
261 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정조앤
Jan 28, 2020 143
강이 풀리면 ― 김동환(1901∼?)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배가 오면은 임도 탔겠지 임은 안 타도 편지야 탔겠지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임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 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 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  
260 유월이 오면- 도종환 file
정조앤
Jun 01, 2022 143
 
259 새 달력 첫날―김남조(1927∼)
정조앤
Jan 03, 2022 142
깨끗하구나/얼려서 소독하는 겨울 산천/너무 크고 추웠던/어릴 적 예배당 같은 세상에/새 달력 첫날/오직 숙연하다 천지간 눈물나는 추위의/겨울 음악 울리느니/얼음물에 몸 담그어 일하는/겨울 나룻배와/수정 화살을 거슬러 오르는/겨울 등반대의 노래이리라...  
258 새봄 9―김지하(1941∼2022)
정조앤
May 15, 2022 142
새봄 9―김지하(1941∼202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김지하(1941∼2022) 이게 전부냐고 묻는다면 전부라고 답하겠다. ‘새봄’이라는 제목을 단 ...  
257 봄 날 - 김기택 (1957~) 1
박진희
Jan 12, 2023 142
봄 날/김기택 할머니들이 아파트 앞에 모여 햇볕을 쪼이고 있다 굵은 주름 가는 주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햇볕을 채워 넣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뼈와 관절들 다 녹도록 온몸을 노곤노곤하게 지지고 있다 마른버짐 사이로 아지랑이 피어오를 것 같고 ...  
256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정조앤
Nov 12, 2019 141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좁은 벼랑길을 돌아나올 때 맞은편에서 오던 노인에게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노인은 지나갈 생각은 않고 내게 문득 물었습니다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나는 기침을 했습니다 열이 나서 몸을 떨었습니다 안 아픈 데 없이 ...  
255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정조앤
Feb 19, 2019 140
어머니의 귀 ― 김상현(1947∼) 하루 종일 누워만 계신 어머니가 오늘은 이런 말을 하신다 “꼭 네가 내 손등을 톡톡치는 것 같아 눈을 떠 보면 네가 없어야” 하신다 쓸쓸함이 눈시울에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일 것이다 ...  
254 잊는 일 ―손택수(1970∼)
정조앤
Apr 20, 2020 139
잊는 일 ―손택수(1970∼) 꽃 피는 것도/잊는 일/꽃 지는 것도/잊는 일 나무 둥치에 파넣었으나/기억에도 없는 이름아 잊고 잊어/잊는 일/아슴아슴/있는 일 ‘기억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흔히, 혹은 가볍게 쓰는 표현이다. 기억은 실체도 없고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