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종류
1) 전기비평
작가의 삶과 작품이 어떤 관련성을 맺는가, 한 작가의 작품이 다른 작가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작품과 작가의 세계관 인생관 정치관 문학관, 좁게는 그의 교육, 생활수준, 독서, 가족 상황, 교우 애정을 다루되 작품과 직접 관련된 부분에 주의를 기울인다. 문학작품을 지나치게 조사하면 과거성에 치우쳐 문학 가치에 소홀할 수 있다.
2) 윤리ㆍ철학적 비평
윤리적 비평은 과거의 체험을 복구하기보다는 오늘의 독자와 관련하여 현재적 가치와 윤리에 초점을 맞춘다. 문학에 반영된 도덕과 철학 문제를 중시하고 집중적으로 밝힌다. 윤리적 비평을 대표하는 담론은 공자가 『시경』에서 말한 사무사(思無邪), 불교의 탐진치, 기독교의 십계명, 권선징악, 플라톤의 현실 모방론 등이다, 작품이 요구하는 ‘고도의 성실함’은 미학적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보다는 도덕적 철학적 교훈을 더 중시한다.
3) 형식주의 비평
형식주의 비평은 작품 자체의 우위성을 인정하고 문학작품을 독립된 의식구조로 간주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문학은 유기체로서 생명원리를 지닌다고 하여 문학의 역동적 상상력을 확립하였다. 작품의 외적 요소인 전기, 시대상 등을 무시하며 작품이 지닌 배경, 주제, 이미지, 상징을 주로 다룬다.
4) 심리분석비평
심리분석비평은 작품은 작가의 정신적 산물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창작 과정과 독자의 수용과정을 심리학적 측면에서 고찰한다. 프로이트 학설을 바탕으로 주인공, 작가, 독자의 심리를 쾌락원리(id), 현실원리(ego), 초자아인 도덕원리(superego)로 분석하지만 문학작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한계가 있다.
5) 신화․원형 비평
문학을 신화체계로 바라보는 비평으로서 신화적 요소를 분석하고 원형이 어떻게 변형되었는가를 밝힌다. 현대신화비평가인 N. 프라이어는 문학 속의 원형을 고대 의식이나 성서, 신화에서 찾았다. 원형의 구체적인 예로서는 물은 탄생, 풍요, 속죄이며, 태양은 창조, 지혜이다. 영혼불멸은 낙원 복귀와 죽음과 연관되며 영웅의 원형은 탐색 영웅, 입문 영웅, 속죄양으로 나뉜다. 장르로서의 원형은 희극은 봄을, 로맨스는 여름을, 비극은 가을을, 겨울은 아이러니로 나타낸다. 인류문학사적인 입장에서 텍스트에 나타난 원형의 상징을 해석한다.
6) 구조주의 비평과 탈구조주의비평
구조주의는 소쉬르의 언어학 이론에 따라 문학을 분석하는 방법을 말한다. 구조주의적 세계관은 역사적 혹은 문화적 상황과 관계없이 '구조'가 항상성을 유지한다고 믿는다. 구조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을 구조의 산물로 보고 실존 너머에 있는 더 큰 주체를 조망하려는 것이다. 구조주의자 소쉬르는 인간의 언어는 물론 사회구조, 정신을 지배하는 보편적인 구조가 존재하므로 개개인은 이 구조에 일정하게 맞춰야만 존재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바꾸면 구조가 모든 시대와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탈구조주의는 구조주의가 주장하는 '보편적인 구조'를 해체하려는 일련의 흐름을 총칭한다, 후기구조주의자들은 서구 역사를 지배해 온 '보편적 이성'과 '절대적 진리'를 전체주의적이라고 비난하면서 그 자리에 개별성, 우연, 해체, 차이라는 개념들로 채운다. 이런 사상적 배경 때문에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불린다. 푸코의 탈중심화 개념, 데리다의 해체주의, 그리고 들뢰즈의 차이를 중시하는 철학 등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7) 여성주의 비평
1960년대의 여성해방운동을 바탕으로 남성 지배구조 대신에 여성의 가치 체계를 재정립하려는 문학비평이다. 여성주의 비평은 문학을 비롯한 다른 문화적 생산물들이 어떻게 여성에 대한 경제, 정치, 사회, 심리적 억압을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지를 점검하는 방법론이다. 여성주의는 사회적인 약자로서 사회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규정되는 여타 약자를 포함한다. 길들여진 여성과 길들이는 남성,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는 가부장제에 갇힌 언어가 아니라 여성을 주체로 보는 새로운 언어와 ‘여성적 글쓰기’를 제안한다. 여성적 글쓰기는 주체적 존재로서 여성을 인식하고, 기존의 언어 규칙과 논리에 저항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8) 사회학적 비평
1930년대 작가들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믿고 문학은 사회발전과 변천을 규명하는 논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프롤레타리아 정신에 효용을 두었다. 자본주의 붕괴와 사회주의 실현을 밑바탕으로 하고 노동계급을 능동적이고 역사적 주체로 그려내는 리얼리즘 문학이다. 영웅적 주인공이 등장하고 구성과 결말이 낙관적 틀에 짜여있다는 약점이 있다.
9) 문체론적 비평
1950년대에 인상주의 비평을 대체하자는 제안으로 텍스트 내에 사용된 어휘, 문법 등에 대한 과학적인 문체 분석이다. 언어학이 통사론과 문법에 관한 연구라면 문체론은 작가가 선택한 언어유형과 스타일에 관한 연구이다. 셰익스피어 문체, 바이론 문체라고 말하듯이 문체론적 비평은 문학작품을 미학적 감상보다는 전달을 위해 개인의 특유의 구조화된 도구로 여긴다.
10) 독자반응비평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비평으로 텍스트를 읽는 독자의 반응에 관심을 기울인다. 독자의 경험에 관심을 기울여 독서행위라는 수용의 과정을 통해 작품 비평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텍스트에는 많은 틈(gaps)과 불확정성의 요소가 존재하므로 독자가 텍스트 읽기에 창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해석이 재구성된다고 여긴다. 전기비평이나 신비평과 달리 독자의 반응에 전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11) 생태주의 비평
환경오염, 환경파괴로 인하여 생태계와 지구에 종말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생태주의문학과 생태주의비평이 나타났다. ‘집’을 의미하는 “생태”(eco))라는 뜻처럼 생태문제는 생명체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므로 생태계의 지식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는다. 전통적인 자연문학, 전원문학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생태 문학의 실태와 방향, 생태문학의 원형, 신화세계와 자연, 생태문학의 서사구조, 생태적 감수성과 자연의 긍정을 추구한다.
12) 탈 식민지문학비평
탈식민주의 비평은 과거 식민지 문화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제국주의의 지배와 그 영향이 문학에 얼마나 코드화되어 있는가를 분석한다. 식민지 이후의 상황에서 개인의 삶에 수반되는 해방감과 갈등과 모순을 테마로 삼는다. 이 비평은 제국주의 문학과 차별화를 선언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