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디카에세이 우산-최장순 수필가
|
정조앤 |
Jan 06, 2021 |
2970 |
Notice |
수필가 반숙자 초기작품-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80편
|
admin |
Mar 16, 2016 |
18705 |
1227 |
|
땅 / 안경덕
|
정조앤 |
Jan 05, 2023 |
83 |
땅 / 안경덕 땅이 얼마나 깊고 탄탄한지 바닷속처럼 가늠 안 된다. 그 깊이를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과 견주면 어떨까. 추측에 불과하니 도저할 뿐이다. 수 십 층을 넘어 백 층대의 대형 아파트를 보면 가슴 서늘해진다. 땅이 이고 진, 어마어마한 중압감이...
|
1226 |
|
살아있는 집 / 심선경
|
정조앤 |
Jan 05, 2023 |
137 |
살아있는 집 / 심선경 비 온 뒤 개망초가 마당을 죄다 점령했다. 오래전부터 깨져 있는 듯한 유리창은 세월의 먼지 옷을 입어 이제 더는 투명하지 않다. 모서리가 뜯겨 나가고 한쪽 다리가 내려앉은 거무튀튀한 평상 위로 눈 찌푸린 햇살 한 조각 깜빡 졸다 ...
|
1225 |
|
퓨즈 끊기니 / 허숙영 - 제4회 선수필 문학상
|
정조앤 |
Jan 02, 2023 |
147 |
퓨즈 끊기니 / 허숙영 - 제4회 선수필 문학상 나, 개망초 우거진 밭 어귀에 초연히 누운 냉장고일세. 무슨 헛소리냐고. 자네 기억하는가. 동네 사람 누구나 스쳐가는 길 가장자리에 나를 내다버린 날을. 누군가 얼핏 보더니 꼭 새하얀 관 같다고 하더구만. 그...
|
1224 |
몸으로 글을 씁니다만 / 김인선-제5회 좋은수필 베스트에세이10 최우수상
|
정조앤 |
Dec 30, 2022 |
267 |
몸으로 글을 씁니다만 / 김인선 - 제5회 좋은수필 베스트에세이10 최우수상 미리 고백하자면 나는 오랫동안 현실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었다. 많은 일에서 늦되었고 욕심이 없었으며 두문불출 혼자 지내는 일도 달게 받아들이는 체질이었다. 그해 늦은 가을 숲...
|
1223 |
|
A형과 O형 / 송귀연
|
정조앤 |
Dec 30, 2022 |
109 |
A형과 O형 / 송귀연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검사결과 혈액형이 O형이란 것이었다. 나이 오십이 넘도록 A형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O형이라니 눈앞이 아찔해졌다. 혹 다른 사람과 바뀌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전혀 그럴 일은 없다고 했다. 병원에 들렀다 혹...
|
1222 |
|
도마 / 김순남
|
정조앤 |
Dec 30, 2022 |
128 |
도마 / 김순남 친정집 큰 항아리 속에는 엄마의 물건들이 모여 있었다. 자루가 긴 나무 주걱과 큼지막한 국자, 닳아빠진 뚝배기 옆 낡은 도마에 눈길이 머물자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가장자리에는 세월의 찌든 때가 짙게 드리워지고 가운데는 칼자국에 닳아 ...
|
1221 |
|
돌 3 / 노혜숙
|
정조앤 |
Dec 30, 2022 |
95 |
돌 3 / 노혜숙 <대화> 2015 전시관의 막다른 방이다. 검은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들어가도 되는지 잠시 망설인다. 그때 한 관객이 안에서 나온다. 텅 빈 방으로 내가 들어간다. 범종 소리가 배경 음악처럼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사각의 흰 벽에 캔버스 그...
|
1220 |
|
염치없는 세상 / 정성화
|
정조앤 |
Dec 30, 2022 |
117 |
염치없는 세상 / 정성화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20년 이상 맥줏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더 견딜 수 없어서였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이 살던 원룸을 정리해서 직원들에게 밀...
|
1219 |
|
“게엔찬타!” / 박금아
|
정조앤 |
Dec 30, 2022 |
96 |
“게엔찬타!” / 박금아 이른 아침,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 세 시면 일어나는 어머니가 날이 새기를 기다려 한 전화였다. “오늘, 니가 댕긴다는 곳에 나를 좀 데리고 가 주라.” 엉겁결에 그러시라 해놓고 당황해하고 있는데 삼...
|
1218 |
|
김 여사, 미수에 그치다 / 배귀선
|
정조앤 |
Dec 26, 2022 |
102 |
김 여사, 미수에 그치다 / 배귀선 냉장고 문을 연다. 갈무리해둔 나숭개를 꺼내 된장국을 끓여볼 요량인데, 삐걱대는 소리가 갈수록 더 한다. 어머니 생전에 쓰던 것을 이어 쓰고 있으니 어림잡아 삼십 년은 된 것 같다. 어떤 때는 내 유년의 정지문짝에서 나...
|
1217 |
|
유선전화기 / 손진숙
|
정조앤 |
Dec 26, 2022 |
97 |
유선전화기 / 손진숙 묵언 수행 중이다. 경쾌한 소리를 낸 적이 언제던가.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거린다. 유선전화기의 용도가 왜 이렇게 쓸모없이 전락해 버렸을까. 결혼 전, 시골집에서 지낼 때였다. 동네에서 전화가 있는 집은 이장 집과 제일 큰 기와...
|
1216 |
|
초보 고수 / 김순경
|
정조앤 |
Dec 26, 2022 |
71 |
초보 고수 / 김순경 버려야 채울 수 있다. 틈이 없으면 빛도 들어오지 못한다. 여백과 공간이 있어야 뭐든지 받아들일 수가 있다. 비움을 강조하고 버려야 한다며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행동은 따라가지 못한다. 드디어 북채를 잡았다. 판소리를 시작한 ...
|
1215 |
|
골목길을 걷다 / 허정진
|
정조앤 |
Dec 26, 2022 |
126 |
골목길을 걷다 / 허정진 골목길은 삶의 자궁이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존재하는 골목들, 세상으로 향하는 길은 골목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가 만들었을까? 햇볕 따사로운 곳에 외딴집, 먹을거리를 찾거나 말동무를 만나러 걷다 보면 바...
|
1214 |
꿈, 화분에 심다 / 안경덕
|
정조앤 |
Dec 21, 2022 |
126 |
꿈, 화분에 심다 / 안경덕 이웃집 일산이 엄마가 뜬금없이 여러 개의 화분을 갖다 주었다. 작고 앙증맞은 게발선인장부터 다년초, 아마릴리스, 군자란, 행운목, 관음죽, 큼지막한 소철까지. 이미 꽃이 진 것, 막 몽우리가 오동통해진 것, 예쁜 꽃을 활짝 피운 ...
|
1213 |
|
섬 / 김이랑
|
정조앤 |
Dec 21, 2022 |
185 |
섬 / 김이랑 하루 쟁기질 마치고 돌아와 거울 앞에 앉는다. 반백 머리칼에 눈가에 주름 몇 줄, 사내 하나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는 누구냐. 왜 여기 있는가. 외롭지 않느냐고 넌지시 물으면 사내도 되물어온다. 둘은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만 되풀이하...
|
1212 |
|
국 한 그릇 / 김순남
|
정조앤 |
Dec 21, 2022 |
136 |
국 한 그릇 / 김순남 냉이 향이 집 안 가득하다. 된장을 넣고 한소끔 끓이다 콩가루를 뽀얗게 묻힌 냉이를 넣자 구수한 향이 온 집 안에 퍼졌다. 뭇국, 김칫국, 시래깃국도 맛있지만 된장국 속 냉이의 고소한 향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어머니는 밥솥 옆에...
|
1211 |
|
건너편 풍경 / 장금식
|
정조앤 |
Dec 21, 2022 |
126 |
건너편 풍경 / 장금식 드디어 돌다리가 완성되었다. 중랑천을 경계로 도봉구와 노원구를 연결해 주는 다리다. 도봉구에 사는 나는 산책 중에 가끔 건너편 풍경이 궁금했다. 그러나 그쪽으로 가려면 천변을 따라 한참을 걸어간 후, 높고 긴 다리를 통과해야 했...
|
1210 |
|
사각지대 / 김도우
|
정조앤 |
Dec 21, 2022 |
85 |
사각지대 / 김도우 사각지대 / 김도우 『스틸 라이프』는 고독사를 다루는 영국 영화다. 고독사한 이들의 장례를 도와주는 구청 공무원의 일상을 통해 이기적인 사회현상을 보여준다. 직업적으로 망자의 가족 대신에 유품을 정리하고 추도문을 쓰며 마지막 가...
|
1209 |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圓瓦當)-신라인의 얼굴 / 정목일
|
정조앤 |
Dec 21, 2022 |
87 |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圓瓦當)-신라인의 얼굴 / 정목일 국립신라박물관에 가면 관람자의 눈을 환히 밝혀주는 신라인의 미소가 있다.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圓瓦當)이다. 기왓장에 그려진 얼굴 한쪽이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초승달처럼 웃고 있다. 이 ...
|
1208 |
|
차가는 달이 보름달이 될 때 / 윤국희
|
정조앤 |
Dec 16, 2022 |
126 |
아파트 현관문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큰 숨 한번 뱉어내고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아이들이 먼저 알고 뛰어나온다. 막내 얼굴에 그리움이 묻어있었고, 아이들의 눈을 보니 마음이 시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