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을 하러 가던 중이었다.
5번 freeway 다리 밑 신호등에서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가주에선 보기 드문 하얀 구름이 파란 하늘에 제멋대로 모양을 그리고 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수십 마리의 하얀 새들이 줄지어 날아와서 하늘을 가로 지르다 오르고
또 돌아서서는 가로 지르고 오르고를 반복한다.
순간 내 마음이 저 새들과 함께 움직임을 느낀다. 땅을 차고 올라 파란 하늘에 날개를 펼치고 난다.
수십 명의 친구들과 함께. 라디오에서는 환희의 찬가가 나오고 시간은 멈추어 버린다.
파란불에 정신이 들어 갈 길을 재촉 했다.
요즈음 글이라고 써서 남들이 읽어 보도록 할 생각을 한다.
나의 일상에서의 감상 이나 회상인 글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감정의 강요나 하지 말아야 할 텐데 하면서 주저 주저하게 된다.
맞다. 저새들의 비상처럼 그런 환희를 느끼게 할 수 있다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철학적 사유로 문학을 비평한 평론집 <몰락의 에티카>의 저자이기도 한 문학평론가 신형철씨와 대담한 글을 읽었습니다.
–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문학이라는 것을 해보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는 그 이상한 일은 어떻게 벌어지는 것일까?
‘우리의 말은 늘 넘치거나 모자란다.’ 이런 느낌들 자주 받게 되죠. 그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그러려니 하면서 사용하게 되고 이제는 말이 넘치는 건지 모자라는 건지 인식하지 못한 채로 그냥 말을 내뱉게 되는 그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 하는 욕망을 가질 수 있겠죠.
정확하게 말하는 것. 이게 문학이 출발하는 지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말하면 문학이라는 것은 어떤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말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새들의 비상처럼 사람들에게 환희를 주는 선생님의 '글쓰기'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