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우리에게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가장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하는 곤충이기도 하다. 애리조나로 이사해서 놀라울 정도의 일을 빠른 시간에 해내는 개미들을 목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작은 입자의 모래를 파고 들어가 좁은 통로를 통해 순식간에 밖으로 모래를 날라 엄청난 모래성을 쌓아 놓기도 하고 하룻밤 사이에 나뭇잎을 모두 잘라내 나무 한 그루쯤은 너끈히 해치워 버리기도 한다. 이런 그들의 눈부신 업적을 목격할 때마다 도대체 얼마나 열심히 일하면 이런 성과를 거두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런 궁금증은 나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놀랍게도 이들이 그토록 엄청난 일의 효율을 달성하는 이유는 부지런함이 아니고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미 중 70%가 일하지 않고 놀아주기 때문에 나머지 30% 개미들이 좁은 통로에서 교통혼잡의 고통 없이 마음 놓고 능률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다. 또 너무 많은 개미들이 일하러 일터로 나왔을 때 일이 부여되지 않으면 기꺼이 실직 당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게으름과 양보심의 개미 일 철학을 가지고 그들은 놀라운 일의 효율성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어릴 때 즐겨 읽었던 이솝의 "개미와 배짱아" 이야기를 다시 써야 하지 않을까? 그래... 오늘 아침 일은 30% 젋은이들에게 맠겨두고 나는 느긋이 커피를 즐기면서 산들 한 바람 소리, 새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자.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