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은 여름에 남서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뜻의 아랍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곳 애리조나에는 7월 초 독립기념일을 즈음해서 몬순이 찾아온다. 몬순은 거센 바람과 함께 비가 적은 이곳 사막에 반가운 비를 가져다준다. 따갑고 긴 6월을 참아내고 마침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몬순이 메마른 사막을 찾았다. 이 비를 기다리느라 얼마나 오랫동안 뜨겁게 이 땅을 달구었는지 모른다. 따갑게 달구어진 사막에서 메마른 나무들이 견디어 내는 모습은 차마 대하기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늦은 오후 뜨락에 나간 잠깐 동안도 나는 내리누르는 엄청난 열기를 견디어내기 어렵다. 몇 번의 구름이 모이고 다시 사라져가고 강한 바람이 흔들어 대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마침내 후드득 후드득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더니 거센 바람이 비를 몰고 왔다. 천둥이 몇 번을 울리고 번개가 번쩍인다. 놀랍게도 검은 구름 사이로 잠시 햇살이 비추더니 쌍무지개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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