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같은 친구
김카니
나에게는 여러 친구가 있다. 그중 아픈 손가락처럼 가끔 나를 힘들게 해서 잘라내고 싶어도 자르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 사람의 인격은 존경과 사랑을 받을 때 나타나는데, 친구는 어렸을때 부모의 이혼으로 친척의 손에서 눈치를 보며 자랐다. 세상을 항상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그 마음속에는 두려움과 분노와 슬픔이 깃들여있다. 세상을 조금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면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런 그녀가 안타깝다. 남을 칭찬하기보다 단점을 먼저 본다. 생각없이 말을 너무 쉽게 해서 주위 사람이 상처를 입기도 하는데 본인은 알지 못한다. 가시가 돋친 말을 하면서 옮기기도 해 주위엔 아무도 없다. 진심 어린 조언은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말이 옳다고 판단하니까 늘 외로움을 느낀다. 본인이 베푼 것은 말하고 다니면서 상대에게 받은 건 기억에도 없다. 만나고 헤어졌을 때 뿌듯함보다 늘 서운함이 앞선다. 습관처럼 오랫동안 지내온 친구라 나쁜 버릇도 쉽게 넘기고는 했다. 가끔은 충고도 배려로 받아들여야 서로 조화로운 관계로 이어져 좋은 친구로 남을텐데. 충고도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받아드리면 좋겠다.
이해인님의 ‘말을 위한 기도’ 중에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가 생각이 난다.
말과 행동을 할 때 한번 더 생각하면 좋겠다. 대부분의 말실수는 자제력의 부족함에서 온다. 잠깐 한쪽이 참으면 위기는 넘긴다. 신중히 생각하고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내가 믿고 한 말을 문제 삼아 옮긴 나쁜 버릇도, 남의 약점을 들추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면 안될까. 가깝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면 안 된다. 그건 큰 이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친구의 사소함이 주는 행복도 소중하다. 주위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 불행한 삶이다.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려면 친구가 필수라 신중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또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도 마치 매일 보는 사이처럼 가깝게 느껴지고 서로의 충고에도 오해가 없는 친구도 있다.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삶의 지혜를 공유하거나 서로의 안부를 나눌 때 정을 느끼게 하는 친구도 있다. 늘 마음속에서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게 된다.
수십 년을 만나도 변함없이 활짝 웃으면서 안아주는 친구는 평생을 남에게 베푸는 것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이기심이나 욕심을 버릴 때 행복하다고 한다.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사랑을 베풀 줄 안다고 헤어질 때는 언제나 ‘사랑해’를 외친다. 베풀면서 살아온 그녀의 화목한 가정을 보며 주위에서 부러움을 산다.
인생은 짧다. 좋은 생각, 바른 행동을 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나는 그들에게 과연 어떤 친구일까? 생각해보았다. 상대가 나에게 맞추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그들에게 맞추도록 노력한다면 친구는 저절로 끌려올 것이다. 우정을 지키는 것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우정은 공동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고, 이익을 생각하지 않으며, 서로간의 아픔까지도 품어야 한다. 아픈 손가락 같은, 마음이 아픈 친구도 나에게는 소중하다. 내 마음속으로 품을 수밖에 없는 영원한 친구이기도 하다. 문득 찰리 렌즈보로의 ‘my forever friend'가 듣고 싶어진다.
삶에서 결국 남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고
사람이라고 합니다.
내 주위에 믿고 의지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이겠지요.
또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 주는 것 또한
행복일 것입니다.
작품을 읽으며 '나는?'이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카니 선생님! 평안하시죠?
수필 제목에 끌려 들어왔습니다.
'아픈 손가락 같은 친구'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글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한 사람 쯤 이런 친구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을 얻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죠.
사람과 사람 사이는 어떠한 관계로 이루어지기 보다 정으로 맺어지는 것이 오래가지요.
서로의 이해의 공감 아래 모나지 않는 곰삭은 젖갈 같은 친구가 좋은 친구인 것 같아요.
어떤 한 사람이 있어 주위가 경직되는가 하면
어떤 한 사람은 존재 자체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글
좋은 감상으로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