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등
신순희
돋보기 벗고 보청기 떼고 틀니 빼고, 거래가 많으시다. 어둠이 무서운가, 불을 켠 채 모로 누우신다.
둥글게 휘어진 등이 희미하게 비친다. 내가 언제 어머니 등을 이처럼 바라본 적이 있던가. 그 등에 업힌 기억도 기댄 기억도 없다. 어머닌 언제나 내 앞에 계셨다. 학교 간다고 집을 나서며 돌아서는 내 등을 어머니는 오래도록 바라보셨다. 코흘리개 때부터 잘났다고 고개 뻣뻣하게 쳐들고 다니던 스무 살까지. 그리고도 서른이 되어 시집갈 때까지. 이제야 나는 잠자리에 누워 어머니 등을 제대로 보고 있다. 내 아이가 서른이 된 지금에야.
[2014년 11월]
'거래가 많으시다'
는 어떤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