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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

 

 

빈센트 반 고흐는 왜 자신의 귀를 잘랐을까.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는 피 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 앞에서 바라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남겼다. 붕대로 감싼 귀, 창백한 얼굴, 깊은 눈빛.

그리고 우리는 그 그림을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이라고 부른다.
 

귀를 자른 사람은 왜 자신의 상처를 다시 그렸을까.

이 질문은 미술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고흐의 귀 절단 사건은 1888년 프랑스 아를에서 일어났다. 당시 고흐는 화가 폴 고갱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에는 예술적 동지애로 시작했지만 점차 긴장과 갈등이 커졌다. 결국 1888년 12월, 두 사람 사이에 심각한 충돌이 있었고 그 직후 고흐는 자신의 왼쪽 귀 일부를 잘랐다.
 

그날 무슨 일이 정확히 있었는지는 지금도 논쟁의 대상이다. 고갱의 증언과 고흐의 편지, 이후의 기록들이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흔히 고흐가 고갱과의 갈등 때문에 귀를 잘랐다고 설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사건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미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건을 낭만적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
 

귀를 자른 것은 예술적 천재의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무너진 사건이었다. 그런데 고흐는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붕대를 감은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상처를 바라보는 사람

 

자화상은 단순히 자신의 얼굴을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거울 앞에 앉은 화가는 자기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나 진짜 자화상은 얼굴보다 더 깊은 곳을 바라보는 작업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는가.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고흐의 자화상은 그래서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다.

그림 속의 고흐는 멀쩡한 사람이 아니다.

붕대가 그의 귀를 감싸고 있다.

그 붕대는 상처를 가리고 있지만 동시에 상처가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았다. 상처 입은 자신을 그대로 바라본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귀였을까

 

귀는 듣는 기관이다.

귀는 사람의 말을 듣고, 세상의 소리를 듣고, 사랑의 말을 듣고, 미움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신앙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통로가 된다.  고흐의 귀는 그의 삶에서 특별한 상징이 될 수 있다.
 

그는 평생 세상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듯 바라보았고, 인간의 고통에 민감했던 사람이었다. 목사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려 했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가 들었던 세상의 소리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절의 소리, 고독의 소리, 갈등의 소리,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불안의 소리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고흐의 귀를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듣고 살아가는가?

사람들의 말인가.

세상의 소음인가.

내 안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불안의 소리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인가.
 

고흐의 자화상과 우리의 자화상
 

고흐는 붕대 감은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번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얼굴을 그리라는 말이 아니다. 내 영혼의 자화상을 그려보라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가.

누군가의 말 때문에 아직도 아파하고 있는가.

오래 전의 실패를 아직도 붙들고 있는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나는 그 상처를 누구에게 보여주고 있는가.

사람들에게 감추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 앞에 그대로 가져가고 있는가.
 

고흐는 자신의 상처를 그림으로 남겼다.

신앙인은 자신의 상처를 기도로 하나님께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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