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무안국제공항 참사
올 한 해도 다 저물어 가는 연말 12월 29일 오전 9시 7분경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고장으로 무안국제공항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을 들이박고 폭발하였다. 치솟는 불길 속에 탑승객 175명 승무원 6명이 갇혀 있었는데 뒤 꼬리 부분에서 승무원 2명만 생존하고 전원 사망이란 엄청난 비보를 접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맛보았다.
주님도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는데…이렇게 귀하고 귀한 생명이 한꺼번에 억울한 죽음을 당하다니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유가족의 슬픔은 오죽하겠는가! 비명에 횡사한 이들 가운데는 팔순을 맞이한 할머니와 딸과 사위 외손자 손녀들 모두 9명의 대가족이 여행을 다녀오다 참변을 당했다. 또 어떤 젊은 약혼자와 약혼녀는 3월에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황천객이 되고 말았다. 그 외에도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승객들! 어떻게 이들의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남은 유가족의 비통함은 오죽하랴!
나는 나 나름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즉 새들이 엔진에 빨려 들어가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 여파로 모든 기기가 연달아 고장을 일으켜 렌딩기어(landing gear)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속력을 줄일 수 없어 활주로를 이탈하여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물론 블랙박스와 항공기록일지 등 참조하여 사고원인 규명을 하겠지만, 나는 나대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비행기 기장이 활주로 말고 다른 곳으로 착륙을 시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의 주인공 체슬리 ‘설리’ 셀랜버그 기장을 떠올렸다.
나는 Sully 기장을 떠 올렸다. 그 이야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1월 15일 뉴욕 허드슨 강에 US 항공기 1549편이 불시착해 탑승 객 전원 155명이 구조되는 기적에 온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비행기의 기장이었던 Chesley “Sully” Sullenberger는 뉴욕 라과디아(La Guardia) 공항을 이륙하여 샬롯테 더글러스 국제공항을 향해 비행 중이었다.
얼마 안 되어 캐나다 거위 떼들이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 엔진으로 빨려들면서 엔진에 불이 나 엔진이 멈춰 버렸다. 이륙한 공항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혹은 가장 가까운 공항 테터보로(Teterboro) 공항에 착륙할 것인가 고민하지만, 고도가 너무 낮아 도저히 갈 수 없었다. 기장이 아무리 생각해도 허드슨강에 비상착수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비상착수 할 때까지 3분 28초가 걸렸고 탑승객 전원이 24분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팁승객 전원을 비행기 가개 위에 혹은 비상 구명보트에 다 내릴 때까지 끝까지 비행기 안에 남아 진두지휘하고 맨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내렸던 책임감이 투철했던 Sully 기장이었다.
무안국제공항이 바다가 가깝다고 했다. 그리고 활주로 바로 옆에 습지와 호수도 있었다고 한다. 비행기 기장이 바다에 비상 착수했더라면 적어도 불은 안 났을 것이고 동채착수가 훨씬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가해 본다. 비행기가 물에 침수하기 전에 승객들을 모두 구출한 Sully 기장처럼 섬광처럼 번뜩이는 지혜로 고귀한 생명을 모두 구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나 안타까워 혼자 생각해 보았다.
손녀 딸이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사고당하지 않도록 늘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렸으니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미주중앙일보 오피니언/이 아침에 2024년 12월 30일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요.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소중한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