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풍 Castaic Lake로 가다
김수영
오랜 장마 끝에 활짝 갠 화창한 봄 날씨에 매료되어 소풍 길에 나셨다. 추위에 움츠려들고 장마에 지친 심신을 관광버스에 몸을 맡기고 미주문협 작가들과 재미시협 시인들이 한 동아리가 되었다. 북가주 멀리에 있는 가주에서 제일 큰 호수 Castaic 에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엘에이 갈 준비를 하고 엘에이 J J Grand Hotel 앞에서 모이기로 하여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우리 일행은 30분 먼저 일찍 도착하였다.
어릴 때 소풍 갈 때 덜 떠 있던 마음같이 왜 그렇게도 좋고 어린아이같이 기뻤는지. 나이 들수록 어린애가 된다고 하더니 내가 그 꼴이 되었다. 문인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버스 안에서 노래도 부르고 시도 낭송하고 모두가 천사같이 예쁘고 착한 마음씨였다. 금상첨화로 조만철 박사님과 이원택 박사님이 함께 가 주셔서 우리들을 더욱 신바람 나게 해 주어서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조만철 박사님은 정호승 시인님의 시들을 암송해 주셔서 분위가 확 달라져 기분들이 고조되어 찬사의 박수를 보냈다. 연세가 있으신 데도 어쩌면 하나도 틀리지 않고 암송을 잘하시는지 감탄할 뿐이었다. 분위기를 확 살려 주셔서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악기를 치시면서 노래도 잘 불러주셔서 팔색조처럼 다재다능한 박사님이라고 생각했다. 김태영 시인도 시를 암송 잘 해 주셔서 감동 받았다.
오연희 회장님과 고광이 회장님 여준영 부회장님들이 눈부신 활약을 해 주셔 정말 즐겁고 복된 하루를 Castaic 호수 공원에서 봄을 만끽하면서 보낼 수 있었다. 모두가 글 쓰는 작가들이라 마음씨가 아름답고 순수해서 모두가 잘 어울려 랩 춤도 추고 퀴즈 놀이도 하고 이날 하루만은 우리들의 날이었다.
나는 조만철 박사님처럼 시를 암송은 잘 못해도 특별히 이날에 생각나는 시가 있었다. 19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의 시 ‘초원의 빛( Splendor in the Grass) 였다. 봄햇살에 초록 잎들의 반짝임이 나를 더욱 황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세기 의 윌리암 버틀러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가 생각이 간절했다. 조만철 박사처럼 멋지게 영어로 암송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나이 탓인지 나에겐 암송이 참 어려워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도 훌륭한 작가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이 얼마나 나에게 귀하고 값진 보배였는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 And a small cabin builds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I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예이츠의 시가 실린 추억의 시간!
소중하고 평생 간직할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