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허물을 벗는 것은

전생이 뱀이었기 때문이다

배때기로 흙을 기는 고통보다

붙박이로 서 있는 고통이 더 크리라

눈은 있어도 보지 않는다

입은 있어도 말하지 않는다

속죄를 해도 해도 죄는 남고

허물 벗는 참회의 일생을 누가 알리

몸에 불 들어올 때나 비로소

자작자작 소리를 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