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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Articles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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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안도현의 시와 연애하는 법 (#1~ #26)
정조앤
Jan 19, 2022 555
Notice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 정일근 file
정조앤
Apr 05, 2016 852
268 아름다운 사이 / 공광규
정조앤
Nov 10, 2022 155
이쪽 나무와 저쪽 나무가 가지를 뻗어 손을 잡았어요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거리에서 잎과 꽃과 열매를 맺는 사이여요 ​ 서로 아름다운 거리여서 손톱을 세워 할퀴는 일도 없겠어요 손목을 비틀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서로 가두는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  
267 딛고 ―유병록(1982∼)
정조앤
Nov 10, 2022 46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선한 이여 나에게 바닥을 딛고 일어서라 말하지 마세요 어떻게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네가 활보하다가 잠들던 땅을, 나를 기다리던 땅을 두 팔에 힘을 잔뜩 주고서 구부러진 무릎을 펼쳐서 어떻게 너를 딛고 일어...  
266 눈―이정록(1964∼)
정조앤
Oct 29, 2022 5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그 짓무른 눈망울을 눈 뜨고도 볼 수 없는 싹눈을 온 힘으로 몸을 굴려 등을 떠미는 게 아니다 너 먼저 들어가라 쭈뼛쭈뼛 자리를 바꾸는 까닭은 맷돌구멍 속 삶은 콩들이 서로 가려주려는 것이다 눈꺼풀이 없으니...  
265 육탁―배한봉(1962∼ )
정조앤
Oct 21, 2022 46
새벽 어판장 어선에서 막 쏟아낸 고기들이 파닥파닥 바닥을 치고 있다 육탁(肉鐸) 같다 더 이상 칠 것 없어도 결코 치고 싶지 않은 생의 바닥 생애에서 제일 센 힘은 바닥을 칠 때 나온다 (하략) ―배한봉(1962∼ ) 산에는 절이 있고, 절 안에는 목어가 있...  
264 초극한 직업―김춘추(1944∼ )
정조앤
Oct 17, 2022 38
초극한 직업―김춘추(1944∼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삼짇날부터 쭉, 초가 제비집 옆에 새끼를 밴 어미거미 베틀에 앉았다 북도 씨줄도 없이 ―김춘추(1944∼ ) 한국인에게 제비는 낯설지 않다. 제비를 본 적도 없는 어린애들도 이 ...  
263 가을 기러기―이희숙(1943∼)
정조앤
Oct 07, 2022 6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흰 서리 이마에 차다 무릎 덮는 낙엽길 구름 비낀 새벽달만 높아라 가을 별빛 받아 책을 읽는다 단풍잎 하나 빈 숲에 기러기로 난다 ―이희숙(1943∼) 열일곱 번째 절기, 한로(寒露)가 찾아왔다. 이 바쁜 세상에...  
262 최저의 시―최지인(1990∼ )
정조앤
Oct 07, 2022 7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인간의 공포가/세계를 떠돌고 있다 알 수 있는/사실 비슷한 모양의 빌딩이 줄지어 서 있다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 단지 비슷한 모양의 마음 성내고 있다 사소한 것들/두 손 가득/쓰레기봉투 계단 내려가다 우수수 ...  
261 낙산사 가는 길·3―유경환(1936∼2007)
정조앤
Sep 27, 2022 6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달 수 있을까 무게 산 하나 담긴 달 수 있을까 고요 저 못에 담긴 큰 저울 있어 세상에 달 수 있는 하늘 저울 마음일 뿐. ―유경환(1936∼2007) 가을 하늘이 높아지면 갑자기 세상이 확 넓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260 바다의 용서―정일근(1958∼ )
정조앤
Sep 27, 2022 5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바다는 언제나 우리의 눈물 받아/제 살에 푸르고 하얗게 섞어 주는 것이니 나는 바다에서 뭍으로 진화해 온/등 푸른 생선이었는지 몰라, 당신은/흰 살 고운 생선이었는지 몰라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바다로 가...  
259 가을밤 - 김용택 file
이현숙
Sep 23, 2022 69
 
258 나무에게 보내는 택배―송경동(1967∼ )
정조앤
Sep 07, 2022 6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다시 태어나면 산동네 비탈 굴 껍데기처럼 다닥다닥 붙어 사는 이들에게 시원한 바람이나 눈송이를 배달해주는 씩씩한 택배기사가 되었으면 좋겠네 재벌과 플랫폼 업자들이 다 나눠 먹고 티끌 같은 건당 수수료밖...  
257 월명(月明)―박제천(1945∼)
정조앤
Sep 07, 2022 5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한 그루 나무의 수백 가지에 매달린 수만의 나뭇잎들이 모두 나무를 떠나간다. 수만의 나뭇잎들이 떠나가는 그 길을 나도 한 줄기 바람으로 따라 나선다. 때에 절은 살의 무게 허욕에 부풀은 마음의 무게로 뒤처져...  
256 눈물의 형태―김중일(1977∼ )
정조앤
Sep 07, 2022 59
눈물의 형태―김중일(1977∼ )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언젠가 식탁 유리 위에 한 줌의 생쌀을 흩어놓고 쇠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집으니 어느새 눈물이 거짓말처럼 멎는 거야 여전히 나는 계속 울고 있었는데, 마치 공기 중에 눈물이 기...  
255 초록 풀물―공재동(1949∼ )
정조앤
Aug 29, 2022 4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풀밭에서 무심코 풀을 깔고 앉았다. 바지에 배인 초록 풀물 초록 풀물은 풀들의 피다. 빨아도 지지 않는 풀들의 아픔 오늘은 온종일 가슴이 아프다. ―공재동(1949∼ ) 얼마 전만 해도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254 날개뼈―조온윤(1993∼)
정조앤
Aug 29, 2022 53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네가 길바닥에 웅크려 앉아 / 네 몸보다 작은 것들을 돌볼 때 / 가만히 솟아오르는 비밀이 있지 태어나 한 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 생경한 언덕 위처럼 녹은 밀랍을 뚝뚝 흘리며 / 부러진 발로 걸어가는 그곳 인...  
253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반칠환(1964∼ )
정조앤
Aug 29, 2022 6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  
252 어느 소나무의 말씀 / 정호승 file
이현숙
Aug 25, 2022 83
 
251 남해 보리암에서―김원각(1941∼2016)
정조앤
Jul 31, 2022 62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소원 따위는 없고, 빈 하늘에 부끄럽다 이 세상 누구에게도 그리움 되지 못한 몸 여기 와 무슨 기도냐 별 아래 그냥 취해 잤다 ―김원각(1941∼2016) 남해에는 금산이 있다. 그곳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곧잘 들...  
250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최백규(1992∼ )
정조앤
Jul 31, 2022 8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나를 번역할 수 있다면 뜨거운 여름일 것이다/꽃가지 꺾어 창백한 입술에 수분하면 교실을 뒤덮는 꽃/꺼지라고 뺨 때리고 미안하다며 멀리 계절을 던질 때/외로운 날씨 위로 떨어져 지금껏 펑펑 우는 나무들/천천...  
249 인간의 길 ―황규관(1968∼)
정조앤
Jul 14, 2022 66
인간의 길- 황규관(196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고래의 길이 사라지고 너구리의 길과 / 갯지렁이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 딱정벌레의 길과 북방개개비의 길과 / 굴참나무의 길과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 그리고 인간의 길...